지난해 연말 찾아간 부산 근교의 용궁사입니다. 입구부터 12간지를 상징하는 동물 석상들이 방문자들을 반겼습니다. 그런데 석상마다 앞에는 쇠통이 하나씩 놓여져 있었습니다. 쇠통의 정체는 불전함입니다. 12간지이니 이 곳엔 총 12개의 쇠통이 놓여있습니다.    




불전함은 12간지 석상만이 아닙니다. 눈에 띄는 장소나 조형물 앞에는 거의 불전함이 놓여져 있습니다.  




용궁사 다리 위에서 사찰 방문객들이 다리 아래의 보살이 들고있는 소원성취 바가지에 동전을 던져넣었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불전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이해하기 힘든 게 이 황금돼지입니다. 불교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황금돼지 금상 두개가 절 중간에 딱 놓여져 있습니다. 그 앞에는 여지없이 또 불전함을 두었습니다. 




용궁사를 돌아보면서 사찰이 너무 상업화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찰을 운영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겠지만 이렇게 절의 요소요소를 상업화해야할 정도로 필요한지는 의문입니다. 얼마전 화재로 소실된 향일암의 대웅전도 금칠을 했는데 그 금칠에 6억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용궁사의 불전함을 보면서 혹시 그런 데 쓰일 돈이라면 하는 우려가 좀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불전함에도 불구하고 절을 다 둘러보고 난 느낌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절이 주는 느낌은 재밌고 발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많은 불전함에도 불구하고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절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절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이런 장면들 때문입니다.





시민들은 절의 불전함에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오히려 아주 재밌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동전은 동자승만 아니라 석상의 가슴에도 있었습니다.  




눈동자에도




콧구멍까지




석상 동전붙이기에 몰두한 방문객들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밑에 있는 불전함에 넣지 않고 석상에 동전을 붙이는 것에는 상업화된 절에 대한 시민들의 가벼운 저항도 들어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런 재밌는 풍경을 만든 사람들은 누구일까? 

절에 온 사람들을 둘러봤습니다. 중장년층보다 20-30대의 젊은이들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여성들이 더 많았습니다. 용궁사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로 해운대와 가까운 곳에 있어 그런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불심 깊은 젊은 여인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절에 동전이 붙은 석상의 재밌는 풍경이 펼쳐지는 이유가 젊은 방문자들 많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또 다른 이유로 생각해보게 되는 건 불교의 유연함입니다. 불교는 종교적 경건함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사찰마다 모양도 제각각 다양합니다. 구속하지 않는 사찰의 분위가가 석상에 동전을 붙이는 자유로운 행동을 가능하게 하지 않았을까 추측하게 됩니다.  




기독교나 카톨릭이 불교보다 젊은 종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용궁사를 보니 앞으로 불교가 더 젊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개방된 사찰과 그곳에서 제약받지 않는 행동이 사찰을 놀이터로 만들어 젊은이들을 불교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불교의 개방성과 유연함이 다른 종교에 비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용궁사의 동전이 붙은 석상 풍경은 오늘날 종교에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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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 해동용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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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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