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불합리한 야근수당 지급행태에 대해 제보하는 메일을 한통 받았다. 그는 현재 삼성전자에 재직중인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메일의 내용은 한국최고의 선도기업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내용들이 많았다. 삼성전자가 한국의 최고 선도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 비판을 받아들이길 바란다.

삼성전자엔 야근수당이 없고 교통비만 지급되는 걸로 알고 있다. 맞나? 

커서님 기사는 작년까지만 맞는 말이다. 올해는 틀렸다.

그게 무슨 말인가 

올해부터 삼성전자는 야근수당을 지급한다. 삼성은 언론에 비치는 모습에 매우민감하다. 회사에서도 야근수당이 없다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던 것같다. '삼성전자 야근수당 지급하지 않는다'라는 기사로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경우를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 그래서 올해부터는 야근수당을 지급하는 것같다.

그렇다면 올해 월급인상효과가 있었을텐데.

하지만 삼성전자 직원들 중 야근수당을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야근 수당은 공식적인 것으로 직원들에게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것이다.  

수당청구를 아무도 안한다는 말인가. 

아무도 수당청구 안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야근수당은 모두에게 지급 된다. 어떻게 이런 모순된 일이 가능한지 설명하겠다. 2007년 월급명세서에 보면 '고정시간외수당'이라는 새로운 항목이 생겼는데 이 돈은 야근을 하든 안하든 무조건 지급된다. 문제는 이 항목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이름만 바꾼 것이라는 거다. 작년 월급명세서 기본급에 '자기계발비'란 항목이 있었다. 올해부터 이 항목이 사라지고 그 대신에 '고정시간외수당'이 생긴 것이다. 당연히 월급이라고 생각했던 항목이 올해부터는 야근수당이란 이름으로 지급되고 있다. 그런데 이 '고정시간외수당' 보다 더 삼성전자 직원을 실망시킨 수당이 있다. 휴일특근비 때문에 다들 경악했다.

휴일특근비도 이름만 바꿨단 말인가. 

결론적으로는 그런 셈이다. 이건 일반적 야근수당처럼 임금의 1.5배를 준다. 근로기준법을 강화해서 적용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으로 작년쯤 시작된 것 같은데 처음 직원들은 기대를 많이 했다. 다른 회사 다니는 친구들은 휴일 근무하면 10만원 정도 받는데 우리도 그렇게 받으면 부자되겠다라며 들떠있기까지 했다. 그러나 다음달 특근비를 받고 전부 어이없어했다. 시간당 5천원 근처인 이전의 교통비와 별 차이가 없는 금액이 나왔던 거다. 게다가 교통비는 회사의 비용으로 처리가 되어 세금을 떼지 않는데 휴일특근비는 개인의 급여로 세금까지 떼어서 나왔다.대부분의 사원이 이전의 교통비만도 못한 금액을 실수령해야 했다.  

어떻게 계산했길래 그런 금액이 나온건가. 보통 삼성전자 연봉이면 휴일특근비가 10만원은 넘을 건데. 

우리는 통상임금으로 계산했고 사측은 기본급으로 계산했다. 사측의 기본급으로 계산하면 대졸신입사원의 시간당 임금이 대략 4천원 근처가 나온다. 이 정도면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 시급수준이다. 남들 다 노는 휴일날 놀지도 못하고 나와서 받는 돈이 시급 4천원이란 게 말이 되나. 우리가 회사에 햄버거 장사하러 온건가. 그들은 법대로 했을지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다른 회사 다니는 친구들이 받는 금액과 비교해서 너무 차이가 나는 금액이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야근수당은 결국 교통비란 말인데.

그 교통비도 불합리한 지급행태 때문에 내외부적으로 말이 많다. 직급에 상관없이 2시간 단위로 끊어서 2시간 이상 근무하면 만원, 4시간 이상은 2만원, 6시간 이상은 3만원을 주는데 2시간 단위로 끊어버리는 것이 직원들을 꽤 신경쓰이게 한다. 3시간30분 근무하는 경우, 4시간 가까이 근무하고 만원 받을라면 아깝다. 그렇다고 4시간 채워 2만원 받으려고 30분 더 앉아있으려니 그렇다.  

눈치 보여 교통비 청구를 잘 못한는 경우는 없나.

2시간 초과는 관례적으로 안넣는다. 짐 챙기고 어쩌고 하면 그정도는 늦어질 수 있다는 식이다. 그리고 과장급만 되어도 야근수당 잘 못올린다. 과장이 되서 만원 이만원 받자고 결제 올리면 윗사람 눈치가 좀 보일 것이다.알아서 결재 올려 챙겨먹으라는 건 체면문화가 강한 한국에서 '받지마라'란 말과 다를 게 없는 소리다. 부서에 따라선 아예 못올리게 하는 곳도 많다고 들었다. 실적이 나쁜 부서가 그렇다고 한다.

'8to5'로 야근도 사전결재로 바뀌었다고 하던데 그러면 야근수당은 확실히 받을 수 있게 되는 거 아닌가. 

사전결재가 아니라 이중결재로 야근수당 타기 더 힘들어졌다. 야근 계획이 없었는데 오후 4시 쯤 갑자기 부서장에게 자료 만들어달라는 업무가 떨어진다. 그럼 당일 5시 되기 전까지 야근을 하겠다는 결재를 올린다. 그리고 이 야근신청결재는 다음날 정오까지 사후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오전에 부서장이 출장을 가거나 바빠서 결재를 못하면 그 야근은 없던 걸로 되버린다. 사전신청이 결재가 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 야근 결과에 대한 결재를 또 받아야 한다. 이건 야근 발생 3일 이내에 받아야 한다. 결재 올리는 게 귀찮고 부서장도 번거로와해서 미루다보면 3일 금방 지나가고 야근은 또 없던 걸로 되버린다.

'8to5'캠페인을 하면서 과다한 야근에 대해 관리가 있지 않았나. 

야근이 주당 12시간을 넘을 것같으면 인사부서에서 해당 부서장에게 메일을 보낸다. "***사원은 야근의 양이 너무 많으니 근로기준법에 위배될 것같습니다. 부서장께서 사원이 야근을 하지 않게 해주세요" 그러면 부서장이 사원을 불러 친절하게 얘기해준다. "***씨 일이 많이 힘들었지. 야근 하지마. 왜 매일 늦게까지 있는거야." 그게 다다. 조금 후엔 어김없이 일이 밀려들어온다. 부서장은 완벽한 퀄리티의 일처리를 원하면서 집에는 또 일찍 가라고 한다. 결국 야근수당 청구 못하고 알하게 되는거다.

회사 내에서 '8to5' 캠페인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었나. 

두어달 전까진 그래도 '구조본'이나 SBC에서 돌아다니면서 '야근 하는 사람 얼마나 있나' 체크도 하고 했다. 이젠 그것도 없다. 부서장들에게 압박도 덜해서 사원들에게 맘놓고 일을 준다. '7to4' 할 때도 4시에 구조본이나 인사팀에서 회사를 돌며 모두들 집에 가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이렇게 강요했을 땐 어느 정도 지켜지긴 한다. 관리하고 관리 당하는 문화에 익숙해져서 사원들은 스스로 결정 내리기를 무척 두려워 한다. 가만 생각해보니 작년인가 재작년에 GWP(Great Work Place)라는 운동이 한창 있었다. 행복한 일터 만들기의 일환으로 집에 일찍 퇴근하자는 내용이었다. 지금은 그에 대해 아무런 얘기가 없다. 매주 수요일 퇴근 시간에는 "가정의 날이니 일찍 집에 가세요"라고 스피커에서 흘러 나온다. 수년 전부터 했던 캠페인 일거다. 모두들 '그런가부다' 하고 그냥 무감하게 듣고 흘린다.

그런 문화라면 지금쯤 '8to5'캠페인의 취지가 많이 퇴색되었을 거같다. 

처음 시작할 때는 "업무강도를 높여 퇴근시간을 앞당기자" 정도의 구호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새 "업무강도가 낮다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만 남았다. 퇴근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삼성전자의 야근문화를 바꾸기가 불가능하다고 보나. 

회사에서 야근을 없애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다면 이를 근절한 쉬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삼성전자는 회사의 보안 때문에 출퇴근시 개인출입카드를 찍는다. 그 카드에 퇴근시간을 체크하여 부서장의 고과에 반영하면 된다. 장담컨데 이렇게 하면 야근은 담박에 사라진다. 그런데 회사는 이런 간단한 방법을 놔두고 교통비신청을 번거롭게 하는 방법으로 야근실적을 줄이고 있다. 만약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야근 줄었다'는 기사가 나온다면 난 절망해 쓰러질 것이다. 아마 GWP나 '7to4'처럼 '8to5' 스물스물 잊혀질 것이다. 인사팀에 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똑똑한 사람들인데 왜 이렇게 일이 용두사미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 덜 똑똑해서 뭘 잘 모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 노동자 인터뷰 

열심히 일해봤자 배부른 사람 따로 있다 - 건설직 노동자

IT맨, 내가 사직서를 쓴 이유 - 프로그래머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회사를 관뒀습니다" - 휴대폰 생산

"언제까지 제 꿈을 간직할 수 있을까요" - 일식요리사

"프랜차이즈 업체때문에 고전하고 있습니다" - 제빵사

"우리도 힘들어 죽겠습니다" - 대기업 노동자

"여보, 좀 가난해도 좋으니 야근 안하면 안돼?" - 노동자 가족

"우리 남편도 힘들어요" - 노동자 가족

"한국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 프로그래머(IT맨)

야근을 금지한 회사가 있다 - 사이냅소프트

삼성전자 직원이 들려주는 삼성전자 

생탁, 지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매달 2천만원씩 받아가는 41명의 사장들

한국 보육환경 그 자체가 아동학대다 -17년 경력 보육교사가 본 부산 아동학대 사건

 

재외 노동자 인터뷰

"허락이 떨어져야만 야근을 할 수 있다" - 외국계 IT 회사

"한국으로 돌아가기 두려워요" 아일랜드 웹프로그래머

시급 만원(980엔)에 차비까지 주는 아르바이트" - 일본 교환학생

"중복된 업무지시는 상사의 무능력이다" - 오스트리아 금융계 IT 회사

"상사의 말만 따르는 직원은 무능력한 직원으로 찍힌다" - 독일 자동차 디자이너

"부서장들이 절대 명령하는 일은 없다" - 일본 자동차 회사

"psp 사려고 오버타임 한다" - 미국 연구원

"노동환경이 한국보다 훨씬 선진적입니다" - 싱가폴 IT 회사

 

분석

한국 사회에 야근이 많은 이유

한국에 지금 필요한 것은 경쟁이 아니라 질서

기획력 없는 간부가 야근을 만든다 

노동시간을 줄여야 생산성이 높아진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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