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는 2010년까지 부산시당 위원장이었다. 그 해 가을 현 사하갑 위원장인 최인호에게 시당위원장 선거에서 패하고 물러난 후부터 조경태는 부산시당과 멀어졌다. 


조경태가 부산시당 위원장직을 맡게 된 건 부산에서 유일한 국회의원이라는 잇점 때문이었다. 원내 정치인으로서 중앙당과 지역을 연결하고 국회의원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해주리란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조경태가 부산시당 위원장을 4년 여 하는 동안 부산시당 내에선 그런 기대는 사라지고 불만만 쌓였다. 가장 큰 불만은 조경태가 부산시당을 사당화 한다는 것이었다.



부산시당 위원장 선거를 앞둔 민주당이 시끄럽다. 민주당 부산시당 8개 지역위원장들은 최근 성명을 내고 조경태 현 위원장의 사당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조 위원장의 영포회 관련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조 위원장을 출당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 선거 '내홍'



사당화 문제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확실히 불거졌다. 시의원 비례대표 1번과 2번에 부산시당 여성위원장과 조경태의 보좌관이 올라갔는데 보좌관은 당연히 조경태의 사람이고 여성위원장은 조경태가 부산시당위원장이라는 자리로 볼 때 조경태 사람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웠다. 비례대표 1번은 외부 명망가를 영입한다는 관례에도 어긋났다. 


2010년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조경태의 사당화는 선거 이슈가 되었다. 당 내 여론은 조경태에게 등을 돌렸다. 선거를 한 달 전 부산시당 지역위원장들 10여 명이 조경태 위원장의 사당화를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냈고 부산시당 노인위원장들은 당의 원로들을 푸대접하는 조경태를 성토하면서 최인호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밑바닥 표심은?


결과는 조경태의 참패였다. 현직 재선 의원으로서 원외 정치인에게 졌다는 것과 341(55.6%)대 272(44.4%)로 압도적 표 차이가 났다는 것이 조경태에게 패배를 넘어서 뼈아픈 타격이었다. 그만큼 조경태에 대한 사당화 비판에 많은 대의원들이 공감한 것이다.



반면 최 전 비서관은 "지난 몇년간 시당은 철저하게 사당화되면서 분열됐다"며 "지난 지방선거 때 자신의 측근 동생을 시의원 후보로 공천하고 당의 시장 후보를 비판하며 김정길 시장후보의 지지율 45%를 '미스터리'라고 폄하했다"고 조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친노' 원외 최인호, 현역 조경태 눌렀다



정치인에게 지역은 중요한 자산이다. 먼저 자신의 지역의 여론을 얻어야 중앙에서 정치적 입지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조경태는 지역에서의 패배에 대한 반성을 하고 다시 지역 여론을 얻기위해 노력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후부터 조경태 측은 부산시당과 어긋나기 시작했다. 


2013년 민주공원 예산이 부산시의회에서 50% 이상 삭감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삭감안을 주도한 시의원은 야당인 민주당 소속 노재갑 시의원이었다. 노재갑 시의원은 조경태 보좌관 출신으로 2010년 지방선거 사당화 논란이 있었던 바로 그 비례대표 의원이다.



한 새누리당 소속 예결위원은 예산 삭감의 이유로 민주당 소속인 노재갑 시의원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노재갑 의원이 근거를 갖고 이야기 하니깐 우리(새누리당)는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며 "한 분 정도가 전액 다해주자는 이야기를 했지만 노 의원이 '못 해준다'고 완강하게 나와 결국 통과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추경예산 전액삭감..민주공원-부산시의회 충돌



여당도 아닌 야당 시의원이 민주주의의 성지인 민주공원 예산을 삭감한 것에 부산시당은 경악했다. 부산시당의 입장과 다름을 밝히고 징계까지 추진했지만 노재갑 시의원은 요지부동이었다.


부산 민주당, 노재갑 시의원 '당론위반' 징계 청구


조경태는 이 사건에 대해 시의원 개인의 소신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노재갑 시의원은 조경태의 보좌관이었고 조경태가 시당의원장이었 때 비례로 뽑힌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부산시당의 입장과 반대되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조경태와 전혀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다는 것은 의아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1년 뒤 지방선거에서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노재갑이 사하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된 것이다. 


처음 부산시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은 노재갑이 아니었다. 공관위는 전 공무원노조 사무총장 이용한을 단수 추천했다. 그런데 중앙당 재심위원회가 노재갑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경선을 결정했고, 중앙당 최고위원회도 이를 승인했다.




공관위는 두 후보에 대한 심사 결과 '현격한' 차이가 있어 단수추천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공관위는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후보 동의 아래 면접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까지 했는데 중앙당에서 확인도 안 했다고 비판했다.... 

공관위는 이번 사태를 특정인의 '사당화'로 규정했다. 이는 노 전 시의원이 보좌관을 지냈던 조경태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정연 사하구청장 공천 파행… 관리위원 "전원 사퇴"



이에 반발해 공관위원 9명이 전원 사퇴했다. 사상초유의 일이였다. 그러나 중앙당은 한술 더 떠 후보등록일인 15일 경선이 아니라 노재갑을 전략공천해버렸다. 이에 부산시당이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며 반발했지만 선거는 그대로 치러졌다.


새정치연합 사하구청장 노재갑 전략공천, 부산시당 “중앙당 만행”


그외에도 노재갑의 공천 과정엔 잡음이 적지 않았다. 직책당비를 오랫동안 내지 않아 공천 결격사유유인 것이 밝혀져 뒤늦게 한꺼번에 수백만원의 당비를 내기도 했고 민주공원 예산을 삭감한 걸 거론하며 자신의 공천을 반대한 시민사회 원로 16인을 고발하기도 했다.


노재갑의 전략공천이 이루어졌던 2014년 지방선거 당시는 김한길과 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였고 조경태는 최고위원이었다. 노재갑은 알다시피 조경태의 보좌관 출신이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조경태는 친노 견제에도 서로 뜻이 맞았다. 이런 지도체제에서 전략공천이 이루어졌으니 부산시당 공관위의 격한 반발을 살만도 했다. 



이정이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상임대표 등 원로 16명은 지난 23일 "노 전 시의원은 (예산 삭감을 주도해) 민주공원의 파행 운영을 조장하고 직원들의 생계를 위험에 빠뜨린 시의원"이라며 노 전 시의원의 공천에 반대하는 청원서를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과 부산시당에 전달했다.


노재갑 예비후보, 원로 16명 고소



2013년 전당대회에서 조경태는 최고위원에 2위의 성적으로 당선되었다. 당시 조경태가 부산시당을 찾아 인사를 하기도 했는데 부산시당 관계자들은 그 때 조경태를 봤다고 한다. 무슨 말이냐면 그 외엔 조경태를 거의 못봤다는 것이다.


‘초선’ 신경민 최고위원 1위…‘이단아’ 조경태 2위





시당엔 지역위원장들이 모이는 상무집행위가 있다. 사하을 지역의원장인 조경태는 이 모임에 참석해야한다. 그러나 조경태가 참석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본인이 못오면 대신 사무국장이라도 보내야 하는데 그마저도 없었다. 부산시당 당직자들은 시당에 있는 동안 조경태는 물론 보좌관도 거의 본 일이 없었다고 말한다. 


언론은 조경태 탈당이 친노와의 갈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이 말엔 탈당의 책임이 조경태보다 친노에게 더 크다는 뉘앙스가 깔려있다. 세력으로서 친노가 왜 조경태라는 한 정치인을 포용하지 못했냐는 질책인 것이다. 






그러나 조경태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정치적 자산을 가진 정치인이다. 대구에서 당선이 아닌 40%의 득표만으로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김부겸과 비교할 때 여당 텃밭에서 3선을 한 조경태의 더불어민주당 내 정치적 입지가 너무나 초라하다는 걸 생각해봐야 한다. 김부겸이 어떤 세력으로부터 포용을 받아서 주목을 받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럼 점에서 조경태의 탈당은 포용의 문제가 아니라 독보적인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활용하고 어필하지 못한 조경태 자신의 문제다. 


조경태가 부산에서 3선을 이룬 것은 분명한 업적이다. 그러나 업적만으로 정치적 구심력이 생기진 않는다. 그 업적에 걸맞는 신뢰와 행동을 보여줄 때 정치적 구심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경태가 자기 사람을 넘어선 구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당 내에서 신뢰와 행동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조경태는 곧바로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친노패권이 없는 새누리당에서는 조경태 의원이 어떻게 정치력을 발휘할지 자못 궁금하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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