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이 정치얘기를 하면 시작이야 어떻든 결말은 언제나 "정치인은 다 도둑놈이다"로 끝납니다 한국인이 정치에 관해 합의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정치는 나쁘다"입니다 그만큼 한국에서 정치는 철저하게 부정당하는 존재입니다
누군가 정치를 긍정하는 의견을 내놓을 땐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정치를 긍정하는 순간 정치에 관해 넘쳐나는 부정적 통념과 음모론적 추측과 사실로 굳어져버린 소문들이 긍정론자에게 쏟아집니다 그것들을 일일이 반박하는 것은 엄청난 중노동입니다 긍정론자는 결국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항복합니다 사실 자고나면 쏟아지는 정치비리, 아직도 생생한 독재시대의 상처, 수시로 벌어지는 정치판의 배신을 보고도 한국정치를 긍정하는 것은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할 짓이 아닐겁니다
그러나 한국사의 비극이나 정치인비리사건이 아닌 해방이후 독립한 다른 나라와의 비교에서 정치의 의의를 찾는 다면 한국정치에 대한 평가는 달라집니다 2차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중에 최고로 성공한 국가는 한국입니다 해방당시 최빈국의 후진국이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는 확고해져서 어떤 한국인도 독재회귀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서구에 인터넷정치를 한 수 가르쳐줄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과연 역사와 현실에서 이정도로 성공을 거둔 국가정치가 얼마나 될까요
(* 경제만 열심히 해서 한국이 경제대국이 되었다라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경제성장의 근본은 정치안정입니다 한국정치가 경제를 위해 협의를 하고 리더쉽을 발휘했기 때문에 경제성장이 가능한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한국정치를 부정하지만 글로벌한 시각으로 보면 한국정치는 최고로 성공한 정치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최고로 성공한 정치가 한국 내에선 평가를 받지 못할까요 이것은 자업자득이라 할 수있습니다 정치인들 스스로 한국정치의 평가절하 경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정치인은 상대를 철저히 부정하고 상대에게 있는 어떤 가치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정치인 스스로 부정하는 정치판을 국민들이 어떻게 긍정할 수있겠습니까
진보정치인은 박정희의 경제적 성취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당시 누가 맡았다해도 경제성장을 이루었을 것이라며 60-70년대 경제성장은 국민과 기업인들 덕분이라고 합니다 대만이나 싱가폴을 보라고 하기도합니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결국 국가성장에서 정치인의 역할을 부정하게 만듦으로 경제에 관해서 정치권의 지분을 주장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정치인들은 그들의 역할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항상 경제나 망치는 애물단지 취급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진보정치인들이 박정희를 평가절하한 것은 이해할만합니다 박정희와 보수세력은 철저히 민주세력에게 무자비한 탄압을 가했습니다 김대중전대통령은 박정희의 요원들에 의해 현해탄에 버려질뻔했고 많은 민주인사들이 억울한 죽임을 당했습니다 민주세력이 독재의 폭력과 보수언론의 교활한 수작을 뚫고 간신히 집권한 것이 고작 10년이 안되었습니다 박정희의 후광으로 집권하려는 보수세력을 견제해야하고 허약한 정권의 결집도 다져야 하는 진보세력이 박정희를 당파적 이해 없이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부정당한 보수세력은 마찬가지로 진보세력을 부정합니다 김대중 정권의 IMF극복은 공적자금과 국부유출 논란에 파묻혀 입밖에 꺼내지도 못합니다 나라 팔아서 IMF탈출했다는 야당의 주장이 국민들에게 먹혀듭니다 노무현 정권이 자본주의의 가장 핵심이랄 수 있는 “분권”과 “법치”를 세우고자 하는데 보수세력은 데모나 하던 386들이 경제를 뭘 아냐고 막무가내 호통을 칩니다
문제의 본질은 상대를 철저히 부정하는 정치세력의 경쟁에 있습니다 박정희가 진보세력을 부정했고 다시 진보세력은 박정희를 부정하고 보수세력은 또 진보세력을 철저히 부정합니다 부정의 행태가 반복되면서 결국 한국정치는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정치세력들이 성공의 과실을 공유하지 않고 성공에 비해 사소해 보이는 실패만을 부풀리는 바람에 가장 성공한 정치가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초죽음 상태에 있습니다
세력간의 이전투구로 정치는 홀로 설 수 없는 식물인간이 되었습니다 정치는 생존하기위해 언론에 기사 한 줄을 구걸하는 짓을 하고 언론은 입지가 좁아져버린 정치를 펜대로 쑤셔가며 맘대로 가지고 놀기 시작합니다 한국정치의 최대 난제로 조선일보가 지목된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부정의 정치에서 살판 난 건 브로커들입니다 언론브로커들이 활개치면서 정치행위엔 엄청난 비용이 들게 되었습니다 특히 집권세력이 리더쉽을 발휘하는 것은 집권초반 잠깐이나 여론의 예상치 못한 반전에 기대지 않고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정치는 언론사에 돈과 양주병을 들고 찾아가야만 가능한 행위가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부시나 고이즈미처럼 거침없는 정치행위를 하는 정치인이 한국에선 보기 힘듭니다 언론을 통하지 않고 정치를 하려던 정치인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 조선일보 손보려던 김영삼정권은 후반기 조선일보의 무차별 공격에 무릎을 끓었고 청와대 보좌관이 기내에서 조선일보 기자에게 술먹고 너무한다는 주정을 부리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김대중 정권은 알아서 기어도 혼이 났고 아예 대놓고 언론과의 각을 세운 노무현 정권 동아일보까지 비판 대열로 끌어들였다)
중국의 모택통이나 등소평같은 정치인은 중국인민들로부터 존경받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이 중국방문 시 모택동은 건국의 위인이고 등소평은 개발의 위인이라 평가한 것처럼 그들은 정치인의 긍정적인 부분을 먼저 평가합니다 공산주의 통제 덕분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정치가 긍정받음으로서 정치인은 정치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리더쉽을 발휘하기도 수월합니다 루즈벨트, 케네디, 레이건은 미국에서 존경받는 대통령입니다 미국에서도 2차대전 이후 국민들 대다수가 긍정하는 정치인이 3명이나 됩니다 최소한 그들은 한국처럼 지독히 경멸받는 정치인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거의 모든 대통령이 집권후반기 헌고무신짝 취급을 받았습니다
정치인의 리더쉽을 제약시켜서 국민에게 이로울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간 한국사회는 권력을 감시한다는 미명하에 정치인의 리더쉽까지 훼손하였습니다(물론 일차적 책임은 평가절하 경쟁으로 스스로의 입지를 좁혀버린 정치권에 있습니다) 권력의 감시와 리더쉽 훼손을 구분하지 못한 한국사회는 이제 리더쉽을 찾을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세종대왕이나 링컨이 한국에 다시 태어나도 실패할거라는 것은 바로 리더쉽 부재현상(리더 부재가 아닌 리더쉽부재)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답은 나왔습니다 정치인이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가 복원되어야 합니다 국민과 정치인 사이에서 언론이 브로커가 아닌 언론의 역할만을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럴려면 먼저 정치인 스스로 정치입지를 좁히는 부정의 정치를 그만두어야합니다 보수와 진보 양측에 있는 긍정적 정치를 꺼내어서 함께 공유하여 정치판을 넓히는 작업을 해야합니다
한국은 식민지 독립국중 몇 안돼는 농지개혁 성공국가입니다 한국경제가 이 정도로 성장한 것이 농지개혁에 힙입은바 큽니다 대부분 침체에 빠져있는 많은 나라들의 공통점이 농지개혁이 없었거나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일성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승만의 농지개혁은 한국을 선진공업국가로 발돋움 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점은 부인할 수없습니다
안희정씨가 2002년 대선승리후 노사모는 탱크없이 다리를 건넌 5.16혁명군이란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바꿔보면 당시 박정희의 혁명군이 한국정치를 물갈이한 세력이란 얘기가 됩니다 4.19후 집권한 세력들은 사실 구시대 지주 등 세력이었습니다 박정희의 혁명군은 이런 구시대 세력을 공업화 세력으로 교체시켰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 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인 집단은 군대였습니다 서구의 최신의 기술과 무기를 갈망하는 군이 보기에 한국사회는 너무나 실망스런 후진국이었습니다 진보세력이 보수세력을 교체한다는 점에서 많은 학자들이 군의 지배가 후진국 발전과정상 거칠 수밖에 없는 과정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사회 각계각층이 발전해서 군을 능가할 때까지 군이 리더쉽을 발휘해서 한국사회를 발전시킨 것은 부정하기 힘든 사실입니다
(* 다 인정해도 전두환시대는 인정못합니다 그는 민주주의와 경제 모두 후퇴시킨 장본인입니다 그가 아니었어도 한국은 당시 민주주의와 경제를 민간이 이끌어갈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계에 다다른 군의 민간에 대한 열세를 7년간 더 연장시킨 범죄자일뿐입니다 노태우도 북방정치와 민간정부로의 연착륙을 이끌어 낸 점에서 긍정적이나 전두환과 함께 12.12주역이기 때문에 평가받긴 어려울겁니다)
김영삼대통령은 군사독재회귀의 우려를 깨끗이 겆어내버리고 한국민과 정치인이 마음껏 정치적 자유를 누리게 한 점 크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만약 그때 김영삼의 리더쉽으로 군부를 완전히 차단시키지 않았더라면 군부의 눈치에 민주주의는 많은 제약이 있었을겁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유사이래 최대의 국난인 IMF를 극복했습니다 그리고 한국경제의 체질까지 성공적으로 바꾸어놓았습니다 또한 각종 인권제도와 단체를 설치하여 민주주의 인프라를 확대시켜놓았습니다 김대중 정권 때 설치된 국가인권위원회가 사회적 논란에 내놓는 판단들이 우리 사회의 인권과 민주의식을 크게 높여놓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사회를 선진자본주의의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국가주도의 경제로 성장해왔던 한국은 김영삼정권 때에도 국가주도 경제였습니다 국가가 자원의 분배와 투입을 결정했습니다 이런 체제가 IMF로 일격을 맞긴했지만 김대중정권때에도 한국은 여전히 시장자본주의 틀이 잡히지 않은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김대중정권 때 또 한번 카드위기가 오게됩니다
더 이상 세계 10위권 한국의 경제를 국가에 맡겨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생겨났고 권력을 시장에 넘기는 작업을 하게됩니다(노무현의 시장으로 권력이 넘어갔다란 말이 바로 이 말이죠) 시장이 효율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선 사회에 분권과 법치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 선진자본주의국가의 경험에서 드러났고 노무현정권도 그에 따라 검찰을 독립시키고 정부 각분야의 자율권을 보장합니다 재무부와 중앙은행이 싸우고 검찰과 대통령이 싸우는 등 참여정부하에서 각 기관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로 참여정부가 의도한 개혁 중에 하나였던 것입니다
나열해놓고 보니 한국엔 참으로 훌륭한 대통령들이 많습니다 한국은 실패보다 업적이 많은 정치입니다 정치인들이 저 대통령들의 업적들을 공유하고 같이 평가한다면 한국정치는 국민들 앞에서 더 설자리가 많아지고 리더쉽을 복원하여 한결 수월한 정치를 할 수있습니다
지금 한국정치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서로를 긍정하면 100을 가져갈 수있는데 서로를 부정하는 바람에 20을 가져갑니다 이럴 때는 21을 가져간 사람이 이깁니다 그러나 당신들 둘 중에 하나는 승리할지 모르나 국민은 실패입니다 부정의 정치는 다 합해봐야 41이지만 긍정의 정치는 한쪽만 100을 가져갑니다 둘을 합하면 200이 됩니다
한국정치 이제 20에서 1개 더먹는 정치 그만둡시다 국민을 위해 100개를 가져오는 정치를 고민합시다 긍정의 정치 합시다 한국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정치를 살리는 것입니다 정치를 살려야 리더쉽이 살고 국가가 나아갈 수있습니다 정치인 여러분 이제 고마 정치 살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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