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후는 끝물이었다. 구준표가 금잔디에게 적극적 대쉬를 시작한 순간부터 금잔디의 윤지후에 대한 사랑은 희미해져가고 있었다.

사랑엔 눈이 먼다지만 대체적인 진실은 연인들이 사랑에 있어서 충분히 객관적 판단과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겉보기에 이해 안되는 커플도 외부자가 인지하지 못했던 요인들을 넣어서 계산해보면 그럴만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구준표와 윤지후의 사랑승부에서 시청자들은 구준표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윤지후가 분필로 그린 구준표의 얼굴에 세밀한 묘사를 보태는 금잔디의 모습으로 드라마도 그녀의 사랑이 구준표에게 많이 기울었다는 걸 확인시켜 주고있다.

그런데 왜 금잔디는 구준표의 사랑을 시원하게 받아주지 않고 자꾸 윤지후의 주변을 맴돌면서 구준표와 시청자를 안타깝게 할까? 금잔디는 무슨 꿍꿍이일까?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부분이다. 금잔디는 지금 새로운 사랑 앞에서 자기보호를 하고 있다. 윤지후라는 희미해져가는 사랑을 일부러 불러내면서 구준표라는 새로운 사랑에 대해 방어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준표는 F4 중의 F4다. 같은 F4회원을 제명시키기도 하는 최고의 파워다. 새로운 사랑은 새로운데다 지독하게 독선적이다. 그리고 사랑에 있어서 아주 공격적이다. 연인의 공략에서 상상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듯한 파상공세로 상대의 마음을 초토화 시키는 압도적인 녀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잔디의 저항은 거셀 수 밖에 없다. 구준표가 거대하게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금잔디의 상처받지 않기 위한 자기보호 본능은 더 활발히 반응하게 된다. 

더군다나 금잔디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방어무기 윤지후가 있다. 금잔디는 다른 여자아이들과 달리 저항의 선택권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구준표의 공세가 거세어질 수록 금잔디는 불안한 맘에 윤지후를 불러내고 싶은 욕구는 더 커지게 된다.

구준표의 사랑 방식은 이명박대통령의 일처리 방식과 많이 닮았다. 이명박대통령이 밀어부치기로 국정을 하는 것처럼 구준표도 사랑을 밀어부치기 한다.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자신의 감정과 계획을 남에게 강요한다.

자신의 감정이나 계획이 거부당하면 지독하게 독선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구준표는 금잔디와 윤지후를 일주일 내로 학교에서 추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명박대통령은 공청회도 한번 안하고 급히 만든 법안을 연말까지 통과시키도록 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일까? 이번에 개각 결과 당 내에선 한 명도 입각하지 못했다.

현 정치와 F4 드라마의 사랑을 비교하는게 불편한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사랑도 정치다. 정치를 잘하면 사랑도 잘하고 사랑을 잘하면 정치도 잘하게 되어있다. 사랑을 못하는 구준표는 정치를 못할 것이다. 그 역으로도 추론이 가능하다.

구준표는 금잔디가 윤지후와 자신을 비교할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구준표는 바로 절교를 선언하면서 그런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추방까지 보태면서 그리워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그는 사랑의 모든 일정을 자신이 통제하려고 한다. 타인의 공간과 시간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이게 바로 밀어부치기 사랑이다.

이대통령의 문제는 기업경영 과정에서 몸에 익은 방식으로 나라를 통치하는 데에 있다. 구준표도 최고의 재벌가문 아들답게 사랑을 기업경영처럼 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 그렇게 집에서 배운대로만 하면 구준표의 금잔디에 대한 사랑을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있다. .

연인을 기업처럼 대하는 구준표의 사랑 때문에 금잔디의 준표에 대한 사랑 확인은 아마도 오래 걸릴 것 같다. 이 과정에서 구준표는 상처받으며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사랑을 모르는 재벌가 자식 구준표의 성장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준표야! 잘 성장하길 바란다. 그래도 넌 성장할 여지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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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iss 2009.01.21 1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어요, 재미있네요 ^^
    그러고 보니 정말 밀어부치기 기업경영 스타일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거네요.
    그 결과가 좋다고 한 들 상대방은 이미 많은 상처를 받은 후라는거..
    사랑은 마음의 상처 치유를 할 수 있지만 정치는 그게 힘들겠군요,,

  2. 마지막줄에서;;; 2009.01.21 14: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ㅠ

  3. 제목은 역겨웠지만 2009.01.21 17: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어보니깐 끄덕끄덕하게 되네요. 소통없는 일방적인 사랑은 거부감을 일으키는거죠.
    준표는 성장할 여지가 있지만 mb는 어떻게 안될까?

  4. 너무해요 2009.01.21 2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구준표와 mb와의 비교는 ㅠ-ㅠ 너무 욕인데....

  5. 란티스 2009.01.21 2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유가 참.. 너무나 딱 떨어지네 ㅎㅎ
    님 말대로 드라마속 주인공은 개선의 여지가 있기라도 하지만..
    이놈에 mb는 전혀 그럴 가능성이 보이질 않으니...
    답답하구료,,,,

  6. 우와ㅈㅣ랄맞다. 2009.01.28 0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가다가 꼭 끝에서 유치하게 엠비욕하네요 ㅋㅋ
    중간까지는 비교하면서 비판하시는거 꽤 유쾌하고 재밌게 봤는데
    마지막에 뭡니까 ㅋㅋㅋ에이 카악 퉤 ㅋㅋㅋ

  7. 정곡을 찔렀군요. 2009.01.28 14: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다보니 공감이 충분히 갑니다. 솔직히 너무 둘다 너무 독선적이죠. 하지만 어제 봤을 때 그래도

    준표는 양심이라도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자기 잘못은 시인이라도 했으니.....)

  8. ㅋㅋㅋ 2009.01.31 2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교가 절묘합니다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저도 마지막 문장이 참 뼈마디가 아려오네요 -_-

  9. 바다별 2009.02.16 14: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혼자보기 아까운 글이네요 다음 미디어 즐로 데려가고 출처 밝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