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정 로마는 민주정 아테네처럼 귀족계급을 배제하고 평민을 주체로 한 정치체제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귀족과 평민계급은 그대로 남겨놓고, 양자가 가진 힘을 합쳐 국가의 활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는 체제를 지향한 국다.(로마인이야기 106 page)



정치는 명예를 먹고 산다. 정치인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명예를 입증하고 길이 남기기 위해 정치를 한다. 우리가 정치인에게 국정을 맡길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자신을 역사에 불명예한 인간으로 남기려 할리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인을 뽑는 기준은 "그가 얼마나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인가"가 된다. 언론이 정치인에 대한 검증으로 온 지면을 채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명예를 최고로 중시하는 사람들은 귀족이다. 로마는 귀족의 명예와 책임의식을 활용하여 국가를 번영시켰다. 로마의 귀족들은 전쟁터에서 누구보다 앞서서 나갔고 평민들과 함께 최전선에서 싸웠다. 최고지휘관도 병사들과 전쟁터에서 함께 전사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로마의 후예들인 서구유럽 국가들도 로마의 이러한 정치체제를 잘 받아들여 국가 발전에 활용했다. 영국의 귀족과 젠틀맨은 명예와 책임의식으로 국가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정치에 귀족은 필요하다. 귀족같은 책임감과 명예로 한국정치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엔 그런 정치인이 거의 없다. 일제시대와 독재를 거치면서 민족적가치를 지키면서 살아남은 귀족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50년 반공과 독재를 거치면서 귀족적 가치를 지키는 사람들은 웃음거리가 됐기 때문이다.


노무현정부를 막론하고 대부분 정권들은 미국식 정치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미국은 영국을 이어받은 상하원 제도를 갖추고 있고, 영국은 귀족이 정치의 반을 담당하는 나라다. 우리나라와 그들은 정치 바탕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바탕이 다른 곳에 그들의 제도를 도입해봤자 작동이 될리 없다.  


한국은 영국이나 미국보단 프랑스에 가까워 보인다. 영국처럼 책임감 있는 엘리트들이 사회 시스템을 운영하는 나라가 아니라 저항으로 지도층과 귀족을 감시하는 프랑스체제가 프랑스처럼 귀족이 무너진 우리 사회에 맞지 않을까 싶다. 사회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한 한국정치권을 볼 때 저항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프랑스가 한국이 따라야할 사례가 아닌가 싶다.


명예가 없는 정치권이 오만과 오판으로 국가를 유린할 때 시민의 따끔한 저항으로 바로 잡아주는 그런 시스템을 한국은 갖추어야 될 듯 싶다.


Posted by 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