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와 가장 빠른 헬기 중 어느 것이 더 빠를까?
KTX기장은 볼일을 어떻게 해결할까? 
기장이 운전석을 비우면 7.5초 뒤 KTX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KTX 개통식에 참석한 정부 최고인사는?


궁금한 질문들이죠? 2004년 개통한 KTX가 올 4월1일이면 개통 5주년을 맞이합니다. 이 KTX를 5년 동안 단 한번의 사고도 없이 최장거리인 150만km를 운행한 기장이 있습니다. 바로 박병덕기장입니다. 박병덕 기장에게 위의 궁금한 질문들을 물었습니다. 제가 이메일을 통해 전한 인터뷰 질문(8개중 7개가 반영되었더군요)과 기본적인 질문들을 가지고 코레일에서 박병덕기장을 만났습니다. 그 흥미로운 인터뷰 전체를 제 블로그에 '독점'공개합니다. 

참고로 박병덕기장이 5년 동안 KTX로 운행한 150만km는 둘레 4만km인 지구를 37.5바퀴, 왕복 800km의 서울 부산을 2000번 가까이 운행한 거리입니다.


코레일에 어떻게 입사하셨습니까.

집이 대전역 부근에 있어 항상 증기기관차가 다니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마침 친구가 시험을 보는데 같이 볼 거냐고 연락이 와서 시험과목에 대해 물으니 국사는 필수고 수학, 기계공작일반 ... 이런 과목만 본다기에. 제가 좋아하는 과목이기에 봤는데 친구는 떨어지고 저만 붙었습니다. 그 친구는 다음해 검수로 들어왔다가 지금은 서울시 의회에 의원으로 있습니다.

지금까지 운행한 거리는 얼마입니까.

철도는 1974년에 시험을 봐서 75년에 발령을 받았습니다. 기관사는 1983년에. 1984년부터 지금까지 무사고 주행 260만km 운행을 했는데, 260만km가 얼마 정도되냐면 둘레 4만km의 지구를 65바퀴, 왕복 800km 정도의 서울~부산 간을 3250번 운행한 거리입니다.

처음 몰았던 기차는.

부기관사 때는 증기기관차를 운전했는데 조개탄을 직접 삽으로 퍼 넣어서 증기를 발생해서 운행을 했습니다. 그것을 처음 할 때는 이것 하려고 들어왔는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군대를 갔다 오니까 증기기관차가 퇴역을 하고 디젤기관차가 들어와서 디젤기관차를 운전했습니다. 증기기관차에서부터 300km 고속열차까지 운전을 해왔습니다.
 
고속철도 개통식에서 첫 열차를 운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를 회고해 주시면.

고속철도 개통이 2004년 4월 1일에 개통을 했는데 실질적으로 개통식은 3월 30일에 했습니다. 왜냐면 그때 개통을 하게되면 손님을 모시는데 지장을 초래하게 되니까... 첫차가 5시 25분에 출발을 했는데 너무 일러서 공식 개통식 열차는 3월 30일 오전 10시에 했습니다. 그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서 고건 권한대행이 나오셔서 개통식에 참석하셨습니다. 오송에서 시운전을 하면서 언제 개통될까 했는데 6개월 정도 당겨졌습니다. 10월쯤에 개통을 한다고 했는데 4월로 당겨졌습니다. 그때 권한대행을 모시고 대전까지 운행을 했습니다. 드디어 개통하는구나 하는 휑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개통식 당시 이미지



KTX 운전 하러 갈 때 기장님들이 챙기는 부분들은 무엇입니까.

KTX 기장님은 출발 3~40분 전에 미리 나가서 차량과 시스템을 점검하고, 차량이력부에 차량의 습성도 파악을 하고, 열차팀장과 미팅을 하기도 하고, 관제실과 통화도 합니다.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차량지원팀과 통화를 해서 차량문제에 대해 이야기도 합니다. 모든 기장님들이 운전을 할 때 정신을 집중해서 운전을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차가 잘 못 갑니다. 

일반열차와 KTX 운전엔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KTX는 승차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기존선 무궁화호, 새마을호의 경우 곡선이 많다보니까 쏠림현상도 있고 레일의 이음부도 있어서 틀린데 고속열차의 경우 거의 직선으로 운행을 하고, 곡선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손님들이 느낄만한 구간은 없습니다. 그리고 KTX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레일을 하나로 용접을 해놓았습니다. 덜컹하는 부분을 전혀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아주 쾌적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열차는 한량에 바퀴가 양쪽으로 달려있는데 KTX는 두량을 합해서 한쪽에 박혀있기 때문에 바퀴수가 줄어 소음이 줄었습니다.

* ktx와 일반열차는 훈장을 수여하는 거리에도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일반열차는 100만km 몰면 훈장을 주는데 고속열차는 200만km를 무사고 주행을 해야 혜택이 주어집니다. 박병덕기장은 정년 전에 잘하면 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박병덕기장은 현재 정년까지 4년이 남았고, 고속열차의 경우 1년에 10만km정도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KTX 하면 떠오르는 숫자가 300입니다. 비행기 빼고는 지상에서 가장 빠른 운송수단입니다. 300km를 넘어갈 때 느낌이 어떻습니까.

시운전할 때 촬영을 한다고 헬기가 쫓아왔습니다. 헬기가 KTX를 따라잡지를 못합니다. 헬기 최고속도가 근래 나온 것은 300km인데 예전 헬기는 250km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KTX는 터널을 뚫고 지나가는데 헬기는 산을 넘어야하고 하기 때문에 비행기 경우에는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지만 헬기 정도는 뭐. 천안 아산역에서 승차하려고 대기하는 손님들은 300km로 통과하면 차오네 라고 느끼는 순간 차가 없을 정도로 빠릅니다. 멀리서 볼 때는 차가 길어서 그런 느낌을 별로 못 받는데 가까이서 볼 때는 굉장히 빠르게 느낍니다.

KTX를 처음 운행할 때 새 같은 조류들이 많이 부딪힌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럴 땐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지금도 가끔 조류들이 유리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는데 소리가 굉장히 큽니다. 초당 83.3m가 나오니까 속도가 워낙 커서 뚝딱하면 100m를 갑니다. 그래서 새가 부딪히면 딱 소리가 납니다. 그러고 나서 새의 잔해가 완전 뭉그러져서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놀랄 때가 많습니다.

요즘은 많이 줄어들었나요?

적응은 많이 했는데 처음에는 적응을 못해서 300km로 갈 때 많이 부딪히고 지금은 새들도 덜 부딪히는 것 같습니다.

KTX에는 졸음을 방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KTX 뿐만 아니라 다른 열차에도 그런 장치가 되어 있는데 시스템에 이상이 있으면 일반 열차뿐만 아니라 고속열차도 정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고속열차에 추가된 것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자리를 비우거나 기장의 신체적인 이상을 감지했을 경우 차가 최단시간 내에 서야합니다. 양쪽 손, 양발을 사용해서 접촉, 비접촉을 나눠서 운전을 하는데 손을 떼고 나서 2.5초 후에 부저가 울립니다. 접촉을 해주면 괜찮은데 접촉을 하지 않은 경우 부저 울린 후 5초 이후에 차가 비상정차를 합니다. 자리를 비우거나 기장이 몸에 이상이 있어 접촉을 하지 않을 때 금방 정차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걸 VDS 장치라고 합니다. 그리고 기존선에서는 신호를 보고 운행을 하는데 고속철에서는 빠르게 가다보니까 멀리 있는 신호를 볼 수가 없어 차내 숫자로 표시되는 신호를 보고 운전을 합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40분에서 3시간의 운행 중 생리문제가 있을텐데. 어떻게 극복하십니까?

세 시간씩 소변을 안 보는 것이 어려운 일이고 장시간 길어진다면 고질적인 병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어서 스스로 관리를 합니다. 승무하기 전에는 밥을 먹을 때 국을 안 먹고 밥 먹은 후에 물을 조금 먹는 다든가 술을 먹을 때도 다음날 운행을 하면 거의 술을 먹지 않습니다. 세 시간씩 움직이지 않고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까 체력관리를 굉장히 열심히 해야 합니다. 기장님들 보면 본인 체력 관리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일반열차 몰 때는 어떠셨나요?

일반열차는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서 대전에서 기관사를 교대를 합니다. 대전에서 동대구까지 가서 또 교대를 하고 두시간정도 가면 기관사를 교대를 합니다. 두 시간 정도는 참을 수 있는데 세 시간, 네 시간 정도면 어려움이 있습니다.

왜 KTX는 기관사 부르지 않고 기장이라고 부르나요?

저희들은 기관사라고 하든 기장이라고 하든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헬기의 경우에도 최고 속도가 250km밖에 안 나가는데 헬기 기장이라고 하지 헬기조종사라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저희들도 헬기에 버금가는 속도의 기차를 운행하고 있는데 계속 기관사보다 업그레이드되는데 기장이 좋지 않겠느냐 하는 의견을 시운전하면서 제시를 했습니다. 공사자체에서도 대외적으로 기관사보다 기장이 합당하다는 생각을 해서 기장으로 바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름을 바꾸니까 기장님들이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습니다.

KTX로 전국을 다니시는데 기장실에서 바라볼 때 가장 아름다운 곳은?

300km로 운행을 하다보면 시야가 상당히 좁아집니다. 고속선에서 감상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KTX가 고속선도 가고 일반선도 가니까 일반선을 갈때 일반적으로 물과 산이 같이 있는 곳이 상당히 보기 좋습니다. 운행하면서 가장 좋게 봤던 곳은 산과 물이 어울러져 가을이면 햇살 비췬 물이 산을 넘나드는 낙동강변입니다. 반짝반짝 하는 그런 게 아주 감명 깊었습니다. 호남평야가 광활한데 가을에 누런 벼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그때도 참 좋았습니다. 역시 들과 산과 물이 어우러진 곳이 참 좋습니다.

일반열차를 운행하실 때 기억에 남는 곳은?

제천에 청포호반이라는 곳이 있는데, 열차가 산 중턱을 가로 질러 갈 때 아래로 보면 아주 멋집니다.

기억에 남는 승객이나 위급했던 상황이 있었는지.

아직 KTX에서는 못 겪어 봤습니다. 일반열차 기관사로 일할 때 철길 옆으로 머리에 음식을 이고 가는 아가씨를 발견하고 빵하고 기적을 울렸는데, 그 아가씨가 깜짝 놀라 머리에 이고 있던 음식을 다 쏟아버렸습니다. 얼마나 미안하던지 거기만 가면 그 아가씨 생각이 납니다.

KTX도 기적이 있죠? 언제 주로 사용하십니까?

위급상황에 사용합니다. 지금 도시지역으로 밀집이 되어 있기 때문에 기적을 누르면 소음공해 때문에 가능한 대도시 주변에서는 안 누르고 고속선에서 누를 일이 거의 없습니다.

KTX 기장이 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KTX 기장이 될 수 있는 과정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도 철도 동호회 활동을 하는 분들을 왕왕 뵙기도 합니다. 그분들의 열의가 대단하십니다. 저는 기관차만 알고 있는데 그분들은 전 부분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오면 철도는 발전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운전계통에서 일하려는 사람들 중에 KTX 기장이 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다 KTX 기장이 되면 좋은데... KTX 기장 자격기준이 나이는 45세를 넘으면 안 되고, 기관사 경력 3년 이상에 무사고 10만 km이상을 운전해야 합니다. 징계가 없어야 되고 적성검사에서 D급 이상을 맞으면 안 됩니다. 신체가 건강해야 되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해서 결격사유가 있으면 안 되는 등 까다롭습니다.

일반적으로 운전계통에 신입사원이 들어왔을 때 KTX 기장님이 될 수 있는 기간은?

사무소마다 조금 특징이 있는데 기관사 경력 3년 이상을 해야 되니까 기관사 전에 부기관사를 해야 해서 아무리 빨라도 10년 내로는 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무소에도 저처럼 33년이 된 분도 있는 반면에 최고 빨리 오신 분은 12년 만에 오신 분도 있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300km 속도로 운전하려면 노하우와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험을 쌓을수록 본인에게 더 좋습니다.

KTX 기장으로서 앞으로의 희망과 하고 싶은 이야기

벌써 5년이 다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차량이 안정화되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안정화가 많이 되어서 기장님들도 많이 향상되어 열차 운행에 별지장은 없습니다. 기장님들이 매우 열심히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자부심도 굉장히 많습니다. 승객들도 거의 차가 늦지 않고 도착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저도 외국에 나가 보면 우리나라 서비스가 좋습니다. 모든 부분에 있어 만족하시도록 노력을 많이 하겠습니다. 

 

Posted by 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