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이 좀 뜸했죠? 제주도 다녀왔습니다. 그냥 놀러간 건 아니고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국제행사에 참석하기위해 갔습니다. 국제행사라고 대단한 대접을 받고 다녀온 건 아니고 신청하면 경비 일부를 지원해주는 단체 간의 국제친목행사입니다. 이 행사에 대해선 나중에 말씀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이 행사 프로그램으로 다녀온 한라산의 백록담을 함 보여드릴까 합니다. 한라산 아직 안가본 촌놈이냐는 핀잔들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이날 본 백록담은 좀 특별한 게 있어서 보여드릴려구요. 



해발 725m인 성판악에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9시 이후엔 입산을 통제한다고 해서 출발시각은 대략 8시 50분 쯤. 해발 1500m 인 진달래밭대피소에서 도착하니 11시 40분. 여기서 40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2.3km 남은 정상을 향해 다시 걸었습니다. 12시 40분 쯤, 그러니까 출발한지 3시간 50분 만에 한라산 봉우리가 나타났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백록담을 볼 수 있습니다. 저기만 가면 이제 내려가는 길이라는 생각에 몸이 급해졌습니다. 여기서부터 고지까지 뛰다시피 걸었습니다. 




드디어 오후 1시 경 정상에서 어른 거리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1분만 있으면 나도 저기 정상에서 힘든 등산의 보상을 누릴 수 있습니다. 

아! 저 꼭대기의 저 청명한 날씨를 보십시오. 이날 등산이 특별했던 첫번째가 바로 저 날씨입니다. 한라산이 시야를 허락하는 날은 일년 중 60일 뿐이라고 합니다. 4월8일 이날은 백록담 주변에 구름 한 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백록담 다녀오신 분들 사진을 보니 이만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별로 없더군요.




정상에 올라서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본 경치 중 가장 눈이 시원한 풍경이 그 너머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감동을 주는 경치가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뾰족한 봉우리가 있어야할 해발 2000미터의 산 정상에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거대한 자연 구조물이 파란 하늘만을 배경으로 드러난 장면은 경이 그 자체였습니다. 비슷하게 정상을 밟은 일본 노인분들은 감탄을 연발하면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대고, 옆의 수학여행을 온 학생 중 하나는 친구들에게 눈물이 날 뻔했다고 말하며 가슴을 움켜잡습니다. 정상에서 애써 음미할 필요 없는 백록담의 주체못할 감동이 그대로 밀려왔습니다. 




감동을 추스리고 백록담을 찬찬히 둘러봤습니다. 왼쪽의 정상을 둘러싼 능선입니다. 말의 등같이 부드럽고 편안한 모습입니다. 




백록담에서 녹색으로 덮인 부분은 꼭 유화그림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떻게해서 이런 풍경이 나올까 궁금해 카메라를 땡겨봤습니다.





자세히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색과 흰색이 유화의 붓터치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풀과 나무와 눈이 어울려 만들어낸 유화였습니다.




백록담의 물입니다. 흰 사슴이 찾아와 물을 먹었다고 백록담이라고 했다고 하죠.




이날 정말 사슴이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은 노루라고 외치더군요. 뿔 난 걸 보니 고라니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날씨에다 풍경까지 한라산이 정말 이날 백록담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축복받은 날입니다. ^^




한 마리가 아니라 서너 마리가 있었습니다.




오른 쪽으로 눈길을 돌려봤습니다. 여긴 능선의 바위들이 형상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게 뭐더라? 애들이 잘 보는 일본만화 주인공 닮았는데.



이건 사자가 누운 모습 같기도 하고.




겨우내 쌓인 눈이 백록담으로 조각나 녹고 있었습니다.




관음사로 내려가면서 백록담의 오른쪽을 또 볼 수 있었습니다. 성판악으로 올라가는 길은 나무와 풀만 보여 그냥 걸었는데 관음사로 내려오는 길엔 절경이었습니다.




성판악코스는 마지막 30분 쯤부터 산을 볼 수 있었는데 여긴 하산 내내 산세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백록담의 바깥쪽입니다. 거대한 손가락으로 긁어낸 것처럼 산이 패여있는 이 모습도 장관입니다. 

백록담이 이 정돈데 천지연은 어떨까요? 이제 백두산이 가보고 싶어지네요.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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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따뜻한 카리스마 2009.04.10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저는 제주도 여러 번 가봐도 백록담 한 번도 못가봤네요-_-;;;;
    덕분에 잘 봤습니당^^ㅎ,
    다음에 운동 열심히해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장애인 이동권 보호를 위한 마지막 연재를 썼습니다.
    봐 주세용^^

  2. 김주완 2009.04.10 1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제주도는 서너번 가봤지만, 한라산에는 못가봤습니다. 부럽습니다.

  3. 함차 2009.04.10 1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주도..언젠간 꼭..아내는 직장생활때..다녀오고..한라봉까지 보내줬는데..전 아직..그림으로 만족해야되네요

  4. 라오니스 2009.04.10 1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씨 나쁘게 먹으면 백록담 못본다던데...ㅋㅋ
    착한일 많이 하신듯 합니다...ㅎㅎ
    즐거운 주말 되세요...^^

  5. 먹고살자 2009.04.10 17: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두산 한라산 다 가봤는데 제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경치좋다 뭐 이런거보다 올라가기 너무 힘들다 이게 제일 크게 느껴졌었습니다 ㅠㅠ 나이들면 다시 가봐야죠. 그리고 백두산 천지물은 생각했던거보다 너무 더러워서 깜짝 놀랐습니다. 중꿔들이 다 오염시켜 놨더라구요. 발담그기 찜찜할정도였습니다.

  6. 숨차 2009.04.10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록담은 못가봤는데 ..
    정말 나무와 눈이 조화로운게 꼭 붓으로 그린 것 같네요 ^ ^

    그런데 .. 백록담 물이 원래 저렇게 없나요? ㅜ ㅜ
    깨끗해보이지 않고 가뭄든 것 같아요 ㅜ ㅜ

  7. 보라매 2009.04.10 1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잘보고 갑니다..정말 물이 너무작으데요. 가물어서 그런가?

  8. 효찡 2009.04.10 1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전 4월 6일 성판악으로 해서 관음사쪽으로 내려온 사람입니다
    그때도 그렇게 날씨가 흐리진 않았지만..백록담에서 저 멀리 성산이나 우도까지도 보이지 않는 그런 날씨였어요..노루도 안보이고..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라고 백록담 정상에 서는 순간 말문이 막혔죠!!^^
    대박이라고~~~
    여자 혼자 올라갔는터라 어여 감상하고 내려왔죠~
    지나고 보니..좀 더 여유를 갇고 눈으로 다 담고 왔을껄..후회했어요
    하지만..그런 아쉬움이 있어야 담에 또 오를수 있잖아요
    담엔 진달래 만개 할때나 오색단풍 들때 오를려구요..눈 덮힌 한라산도 욕심나지만..
    좀..걱정이 되서..그건 좀 더 나중으로..좀더 젊을때 가야 되는건가요?..^^
    암튼..좋은 영상으로 다시 그때를 생각나게 해줘서 고마워요~
    백록담 사진 몇장 퍼갈께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9. 와~! 2009.04.10 2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고2떄 못올라갔어요.한1400m이상 고원 가기직전에 포기 했는데 글쓴님 참대단합니다,
    제가 수학여행 갔을떄도 무척맑았는데 다음에 제주도가면 꼭가봐야겠네요~!

  10. 백록담 2009.04.10 2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고1 때 수학여행을 갔는데요..
    경치를 잘 볼 틈도 없이 올라가자마자 바로 내려갔어요...ㅠ.ㅠ
    그 땐 8시간이나 등산을 해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근데 님이 찍으신 사진 중에서
    제가 찍은 거랑 비슷한 것이 몇 장 있네요...ㅎㅎ

    전 tv에서 백두산 천지를 봐서
    왠지 백록담에도 물이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어서 조금 실망했던 기억이 나요..

  11. 2월의 정상엔 2009.04.10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월 말쯤 갔었는데 (성판악 ----> 관음사 코스로 등산했음) 그땐 백록담에 얼어 있더군요. ㅋㅋ

    한번 더 가보고 싶습니다. 정말 왜 등산을 하는지 느끼게 해준 고마운 곳이죠 ㅋ

  12. 이야앙 2009.04.11 0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곳을
    2번이나 가봤답니다 ^^
    정말 올라갈때 무지무지 힘든데, 백록담을 보게되면 맘이 다 시원해지지요
    백록담 제대로 보기 힘든다던데
    저는 두번 가서 두번 다보아서 너무 기뻣어요 ㅎㅎ
    하지만 내려올때 역시 힘들었다는 ㅠㅠㅠ

  13. 김창혁 2009.04.11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이런 곳이군요! 저도 2월 9일날 다녀왔는데 그땐 눈이 ㅠㅠㅠㅠ
    아주 눈보라가 작렬했었는데 ㅠㅠ
    하지만 나름의 보람이있었다는^^
    덕분에 좋은 사진보고 갑니다^^

  14. 승주나무 2009.04.11 0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주도민이지만 백록담은 저도 올라가 본 적이 없습니다.
    도에서 철저하게 관리하기 때문이죠.
    예전에 한라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도민 전체가 나서서 반대를 했습니다.
    한라산의 지반이 내려앉는 것을 걱정해 백록담 출입제한을 했는데,
    지금도 그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하나 백록담을 못 보고 백록담이 오래 살 수 있다면...

    좋은 페이퍼 잘 봤습니다^^
    (사진은 좀 퍼가도 될까요?)

  15. 윤귀 2009.04.12 0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정말 운 좋으셨네요
    맑은 날씨의 백록담에 노루까지~~~~
    아아~ 사진 너무 좋아요. 아직 제주도도 못 가본 1인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