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먼저 써클 만들었죠. 창비 보고, 백기완 강연 다니고, 함석헌 찾아다니고. 그러다보니 의기투합한 친구들 있었죠. 유신 1주년 때 박정희 타도 유인물 도 살포했죠."

노회찬대표의 경기고 재학 당시 학생운동 무용담이다.

"4.19도 1학년 때부터 참배했어요. 그 당시 19일 가면 보기 싫은 김종필 같은 정치인 보니까 그거 보기싫다고 우리는 18일 갔죠. 참배하고 끝나면 막걸리 한 잔 마시고. 민청학련 사건이 2학년 때 있었는데 학교 끝나면 교실문 걸어 잠그고 민청학련 유인물 낭독하고. 그때는 우릴 지도하는 사람도 없었고 우리끼리 모여서 했죠. 그렇게 같이하던 친구 중 6명이 국가보안법으로 나중엔 감옥에 갔다왔어요."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다.

"당시 노회찬대표님 친구들 중 현재 우리가 알만한 분도 계실텐데요. "

"민주당 이종걸의원도 그때 같이했던 같은 반의 친구였어요."

민주당 이종걸 의원? 그 분이라면 최근 장자연리스트 관련해서 조선일보에 소송을 당하신 바로 그 분. 고딩 때부터 학생운동 한 정치인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인데 바로 그 중 한 분이 이종걸의원. 언론권력에 당당하게 맞서신다 했더니 역시 그런 가열찬 과거가.





노회찬대표의 인터뷰를 끝내고 바로 몇 시간 뒤에 이종걸의원 블로거간담회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두 분이 고딩 때부터 열렬히 학생운동하던 운동권 동창이었다니, 이런 우연의 일치가.

고딩 앳된 얼굴의 두 분이 4.19 묘역에서 참배를 하고 막거리를 나눠 마셨을 모습이 그려졌다. 청산유수인 노회찬대표까 썰을 푸시고 차분한 성격의 이종걸의원은 가만 들으며 웃음 짓고 있지 않았을까.

저녁에 이종걸의원 간담회에 간다고 하자 노회찬대표가 이종걸의원과의 인연을 하나 더 얘기해준다.

"내가 결혼할 때 이종걸의원이 피아노 연주했어요."

노회찬대표는 첼로가 전문가급이다. 결혼식 피아노를 쳐줄 정도면 이종걸의원의 피아노도 보통 수준은 아니다. 고등학생운동권에다 악기까지 수준급으로 다루 는 두 분이 정치적 목표는 몰라도 친구로서의 죽은 잘 맞는 것 같다.




저녁 7시 의원회관에서 이종걸의원과의 간담회가 시작되었다. 1부가 끝나고 8시 쯤 쉬는 시간에 이종걸의원에게 노회찬대표를 만나고 온 일을 얘기했다. 그랬더니 이종걸의원이 피아노를 쳐준 그 결혼식의 신부에 대해서 얘기해준다.

"80년 부활절 예배 때 노동자 3명이 단상에 올라가 마이크 뺏어서 해고노동자 복직하라 노동탄압하지 마라고 외쳤는데 그 중 한 분이 바로 노회찬대표 부인이세요."

두 분의 추억이란 게 다 이렇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빼놓을 수 없는 장면들이 입만 열면 막 나온다.

민주당 이종걸의원과 진보신당 노회찬대표 두 분을 번갈아 가며 보고나니 영화 '친구'가 생각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며 우정을 나누던 친구의 얘기에 한국현대사를 드러낸다면 상당히 멋진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때 친구들은 조직폭력배가 아닌 시대의 고통을 함께 한 조직투사들이고 영화는 한국민주주의의 희망을 담게 될 것이다.

누구 관심 있는 분 36년 전 경기고등학교의 이종걸과 노회찬 등의 6명의 친구를 함 영화 찍어볼 생각없으신가? 첫 장면은 그걸로 했으면 좋겠다. 수유리묘역 앞에서 6명이 4.19 묘역에 참배를 마친 후 막걸리를 나누어 마시는 그 장면으로... 


*진보신당 노회찬대표와 만난 얘기는 난중에...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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