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시사블로거들은 왜 댓글소통을 안하느냐는 지적을 봤다. 맞는 말이다. 시사블로거들은 댓글에 인색한 편이다. 자신의 블로그에 달린 모든 댓글에 일일이 답글을 달아주지않는 편이고, 다른 블로거에게도 찾아가 댓글소통을 잘하지 않는 편이다. 

시사블로거들이 댓글에 인색한 이유는 시사블로거의 시작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시사블로거들은 대개 정치토론싸이트에서 논객으로 활동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정신과 태도는 정치토론싸이트에서 형성된 것인데 이런 토론싸이트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이 바로 인맥이다.  




친분이 개입하면 토론은 공정성을 잃게되고 싸이트는 친분이나 나누는 교류의 장이 되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토론싸이트에서는 친분성 댓글은 경계하는 편이다. 오래 있다보면 친분이 쌓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그런 친분이 빨아주기 토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토론방으로서의 건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때때로 논객들 간에 쌍욕을 내뱉는 격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걸 오히려 토론싸이트의 동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만큼 논객들은 관계보다 토론의 공정함과 치열함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오늘 낄낄거리며 같이 떠들고 논 사람에게 내일 말의 칼로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언제든 상대와 날선 토론을 각오해야 하고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시사블로거들이다. 그래야 커뮤니티와 논객 모두 건강성을 유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니 왠만해선 관계를 맺지않으려고 한다. 토론을 위해선 관계를 물려야하고 관계를 위해선 토론을 참아야 한다. 관계가 나중에 논쟁에서 짐이 되는 걸 많이 겪었기 때문에 교류성 댓글 다는 것에 많이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이런 교류성댓글을 문제삼아 공격하는 일은 정치토론방에서 다반사로 이루어진다.

이런 시사블로거의 특성은 블로그에 부합하지 않는 점이 있다. 블로그는 소셜네트워크(SNS)로 인맥이 내재된 서비스이다. 블로거에게 중요한 자산인 인맥을 시사블로거는 그 특성상 경계해야 한다. 블로그는 자신의 컨텐츠를 장사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시사블로거는 그 장사를 대놓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사블로거가 댓글을 안적는 건 아니다. 시사블로거들도 욕이 아닌 반론성 댓글엔 반드시 답댓글을 단다. 보완하는 댓글에 공감의 댓글도 단다. 시사블로거들도 댓글의 내용엔 분명히 반응한다.

블로거라는 이름으로 모두 하나로 묶일 수 있는 건 아닌 듯 하다. 각 분야별 특성이 있고 그 특성에 따라 행동양식도 다르다. 각 분야별 블로거의 그런 특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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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비 2009.07.03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론- 시사블로거쯤 되면 초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친하게 지내다가도 추상같은 칼날을 휘두를 줄도 알아야 진정한 시사블로거가 아닐까 하는데요. 예를 들자면, 저는 커서님께도 가끔 반론 댓글을 달았던 거 같은데요. 공감가는 기사는 물론 기쁘게 공감간다고 말하겠지만...

    관계를 두려워하면 안 될 거 같아요. 도를 닦아야죠. 시사블로거란 그래서 힘든 것이기도 하겠지만... 간단한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 커서 2009.07.04 0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초연해야하지만 잘 초연해지지 않는 게 사람이죠. 그래서 사전에 경계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닥칠 때마다 초연하면 사람일 수가 없다는...

  2. 머니야 2009.07.03 1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처음시작하고 거다란님과 댓글을 몇번 나누면서 방문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시사블로거에 대해 잘설명해 주셔서 편견하나를 떨궈낼수 있는 좋은 계기가되어 글남기고 갑니다. ^^
    앞으로도 훌륭하신 글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여~

  3. 최부장 2009.07.03 2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곰곰히 생각하다 보니 딜레마 빠지는군요.

    토론을 하기위해 소통을 배제한다..

    물론 반론에는 댓글을 단다고 하시지만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넓은 시각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자기 주장만 펼치는건 토론이라기 보다 말싸움정도로 보여지더군요.

    꼭 반론성 댓글에만 댓글을 달겠다는 생각이 조금은 편향적인 생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 커서 2009.07.04 0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든 댓글이 소통은 아닙니다. 오히려 친교댓글에 의해 만들어지는 인맥이 소통에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댓글 불허하는 블로그도 있잖습니까. 그 블로거 보고 소통을 안한다고 말하진 않거든요. 오히려 그는 자신의 글을 통해 댓글을 통한 소통보다 더 깊이있는 소통을 합니다.

      반론 뿐 아니라 지지의 댓글에도 답글을 달고 있습니다. ^^

  4. 낮은표현 2009.07.06 2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 안다는 시사블로거로 캡쳐되버렸군요. ㅠㅠ 아무튼 거다란님 블로그에 떡하니 캡쳐되었으니 영광입니다.

    댓글이라.. 참 대응하기 어려운 무엇입니다. 질문, 토론, 반론, 지지, 욕설, 배설, 풍자, 비난이 뒤섞여 있어서 일일이 대응하기가 참 어렵죠. 반론의 경우에는 재반론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는데, 무작정 욕설에는 맞대응하기도, 또 삭제하기도 애매한 부분이 있죠. 긍정과 지지도 댓글을 달기가 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댓글은 댓글러들의 독립적 창작물이라고 보고있습니다. 자기 의사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거죠. 그래서 사실 댓글에서 중요한 것은 댓글에 대한 자유와 노출을 보장해주는 것이지, 일일이 답변을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이 아니라면요.

    그런 점에서 몇몇 유명블로거들이 로그인제나 댓글감추기(펼쳐놓지 않은 상태)를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그것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길 바란다면, 그 의견에 대한 반론을 자유롭게 할수 있게 하는것, 그의견을 보다 쉽게 보여지게 하는 것까지가 블로거의 책임이라고 보거든요.

    물론 이런 블로그 운영덕에 적지 않은 악플을 주렁주렁 달고 있습ㅈ니다만...

    • 커서 2009.07.07 0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저 캪춰 낮은표현님 생각도 못하고 올렸는데 ㅋㅋ 그냥 내가 글 올릴 때 님이 거기 있어서. 그런데 올리고 보니 시사블로거더군요. 낮은표현님이 댓글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는 잘 알지 못했고요. ^^

      저도 낮은표현님이 제 블로그에 찾아주셔서 영광으로 아는 이거뜨라입니다.

  5. 검은괭이2 2009.10.27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저런 생각을 해본 적 없이, 에잉... 차가운 사람들... 이렇게 생각했는데... ㅎ 이렇게 보니까 또 이해가 가네요^^ 글 잘 보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