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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변심한 부산사람을 찾습니다 
2. '보수⇒진보'로 변한 후배, 백명은 전도(?)하겠다
3. '보수⇒진보'로 변한 대학생, 태백산맥이 그를 바꿨다
4. 정치무관심⇒맹렬참여, 시작은 촛불집회
5. 촛불대학생의 민주엥겔지수는 월 3만8천원
6. 졸업앨범 때문에 제자들에게 고개숙인 전교조선생




변심 인터뷰 이번 상대는 백분토론을 보고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신 백분토론님입니다. 백분토론님은 진보로 바뀌고 나서 달라진 점이 희망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극우가 큰 소리 치는 이명박 시대에 진보가 되었다면 걱정이 더 많아야 할텐데 희망이 생겼다는 건 무슨 말일까요? 그 연유가 궁금해집니다. 진보로 정치적 변심을 하면 희망이 생기는 걸까요? 백분토론님의 얘길 들어보겠습니다.


다만 느꼈던건 보수와 진보의 차이보단 논리성과 사실에 입각한 의견 개진에서 노회찬 심상정 등의 이야기가 더 신빙성 있고 진실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죠.


커서 : 백분토론님은 고등학교의 주입식 교육에서 대학으로 넘어가는 20대의 과정이 보수적 20대를 양산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중간에 대학이 있습니다. 대학에서 정치적 자극을 받을 기회는 없을까요?

백분토론 : 전 사실 대학교 선배들 보단 고등학교때 글모임 선배들과 그런 이야기를 더 많이 했던거 같아요. 대학때 선배들이 하는 말은 참 뜬구름잡기 식이 많았던거 같아요. 군대를 갔다와서 학생회활동을 하는 선배를 따라 저도 자연스레 학생회에 들어가게 되었죠. 단과대 학생회와 졸업준비위원회 이렇게 두군데의 학생회활동을 3년정도 했는데 이때 참 많은 걸 느낀거 같아요. 96학번 이전 선배들은 "학생회는 서비스센터가 되면 안된다", "학생들을 좀더 깨우치고 생각하게 해야한다"면서 일반학생들을 계몽해야할 대상으로 보고 있었어요. 97학번 이후 내 동기들부터의 생각은 좀 달랐어요. 학생회는 친근하게 다가가야하고 학생 전체가 고민하는 생각의 대변자라는 생각이 좀 더 많았어요. 여기에서 오는 괴리감이 컸던거 같아요. 운동권 선배들과 후배들 사이에서도 생각의 폭이 좁아지지 않더라구요. 선배들은 선배들끼리의 생각을 공유하고 후배들에게 기대하지 않는 거죠. 선배들은 "그냥 학술동아리 없애라 생각이 다른데 어떻게 동아리가 유지되느냐" 그러고 후배들은 생각이 다르더라도 동아리 자체를 지키고자 하는 생각이 많았죠. 그리고 90년대 후반학번부턴 정치 자체에 대한 혐오나 방관, 무관심이 극심할 때라 학내에서 정치에 대한 고민 이런 게 없었어요. 학생회 내에서도 그냥 민주노동당 지지 정도? 그에 대해 다른 토를 달 사람도 없었죠. 

커서 : 그러다 어떻게 변하게 된 겁니까? 

백분토론 : 저 개인적으론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제대후 복학하고 참 많이 고민 했던거 같아요. 내가 알던 보수라는 생각의 가치관(경영학과 시간에 배웠던) 그리고 진보라는 생각의 가치관 이런것들 사이에서 참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게 사실 100분 토론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대학을 다니면서 말을 잘하는 사람이 부러워서 100분 토론을 보기 시작했는데 1회부터 40회 정도 다시보기로 다 봤거든요. 거기서 이야기 하는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모르겠어요. 다만 느꼈던건 보수와 진보의 차이보단 논리성과 사실에 입각한 의견 개진에서 노회찬 심상정 등의 이야기가 더 신빙성 있고 진실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죠. 내가 아는 진보와 보수, 100분 토론에 나온 진보와 보수 차이가 너무 다른거에요. 특히 보수라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의 논리는 거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사실 20대 초반까지 굳게 믿고 있던 보수에 대한 가치(한국에서의 보수)가 여지없이 무너지더라구요. 그렇다면 난 보수든 진보든 가리지 않겠다. 다만 좀 더 합리적이고 좀 더 도덕적으로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그 전엔 그냥 될대로 되라하면 뭐든지 되겠지 그렇게 살아온게 사실이거든요. 근데 내가 희망하는 세상과 '내가 미래에는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희망이 생긴거죠.


커서 : 보수세력의 어떤 정치행태가 이해되지 않았습니까? 

백분토론 " 보수라는 가치가 어느 순간 수구와 자기이익을 위한 합리화라고 밖에 안보였거든요. 특히 실망했던 건 386세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그들은 정치에 대해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만든 사람들이죠. 김영삼의 3당합당이랑 뭐가 다른 모습인지 전 이해가 안가요. 그러면서 본인들은 한나라당 내 소장파로 이전 세대와는 다른척 하는거죠. 참 역겨운 모습이죠. 지금 3선인지 4선인지 해깔리지만 그정도면 당내 주류중에서도 주류인데 하는걸 보면 ㅋ

커서 : 그간 가졌던 정치적 입장을 바꾸는 건 자신을 부인한다는 것인데 그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정치적으로 변심하는 과정에서 내부에 어떤 저항이나 거부감이 일어나던가요? 자신이 틀린 걸 진실로 알고 있었다는 데 대해 자괴감이 들진않았는지. 당시 심리적 변화에 대해 얘기해주십시오.

백분토론 :  앞서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자괴감보단 한숨이 나왔죠. 내가 속고 살았고 현실에서 말하는 것들은 이면에 감취진 것들과 알려지지 않았던 것들이 더 많을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사람이든 사회든 어떤현상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지 않게 된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진보든 보수든 어떤 정책이나 하나의 현상, 현재의 상태에 대해 판단할때 고민을 많이 하게 되요. 그냥 아닌건 없어요. 알려지지않은 이면의 합의나 그런것들이 있겠죠. 그리고 제가 생각이 바뀌게 되면서 거부감 보단 오히려 좋았어요. 그 전엔 그냥 될대로 되라하면 뭐든지 되겠지(조석씨 만화에 나오는 글귀인데 20대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판단인거 같아요) 그렇게 살아온게 사실이거든요. 근데 내가 희망하는 세상과 '내가 미래에는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희망이 생긴거죠. 하나의 욕심이겠지만 내 자식에게는 최소한 이러한 세상을 남겨주진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 같아요. 우리나라 사회에서 선후배관계가 철저하고 또 선배대접 후배대접 이런거에 민감하자나요. 내가 선배라면 최소한 인생 선배로써 후배들에게 이런 사회를 물려주고 싶진 않아요. 집사기 위해서 몇년씩 맞벌이를 해야되는 사회, 어린 아이들에게 공부 잘하면 행복하다는 생각, 내가 1등이되면 행복한 인생을 살 수있다는 믿음, 부자가 되면 행복하다는 환상, 이런것들을 남겨주고 싶진 않아요. 그런 희망이 생겨서 사실 전 더 좋아 진거죠.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나만이 지켜야 할 선을 생각하기도 하고 그런것들이 더 좋은거 같아요. 바뀐거는 그런것들이죠. 나만의 철학이 생겼다는거. 


커서
: 변심 후 자연 그간 몰랐던 것들에 대한 학습을 하셨을텐데 어디서 관련 지식을 얻었습니까? 신문 또는 인터넷? 아고라 등?

백분토론 : 이것저것 찾아보고 또 고민하고 그러다가 인터넷도 보고 신문도 보고 아고라도 하고. 내가 궁금하다고 생각되는건 어디든지 찾아보는 편이에요. 학습이라기 보단 내가 생각하는게 틀린건지 맞는건지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건지 그런것들을 찾아봐요. 사실 진보를 이야기 할때 빼놓지 않는게 체 게바라 평전인데 아직 안봤어요. 언젠가는 봐야지 하는데 인문학적인 책을 좀 더 보고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아직 다른 부분이 더 관심이 많이 가서요.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도 하고(대학후배인데.. 노동운동하는 후배가 있어요.. 이친구한테 가끔 묻기도 하고) 아직까진 모르는게 많아서 더 배우고 있어요. 그리고 저도 직장인이다 보니 먹고 살려면 전공공부도 소홀히 할순 없구요. ㅎ

커서 : 보수에서 진보로 변한 후 본인에게 어떤 변화가 있다고 보십니까? 어느 분은 좀더 세상을 과학적으로 보게 되었고 그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데 백분토론님은 어땠습니까

백분토론 : 과학적이고 이면을 볼수있다는 것도 제게 변화는 일어나긴 했죠. 그래도 그것보단 내가 내일을 꿈꿀수 있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는거. 그렇지 않았다면 영화 메트릭스 처럼 살았겠죠. 졸업하고 회사 다니고 결혼하고 아기도 키우고 그냥 그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상대로 흘러가고 그 틀을 벗어나지 않고 살았을거 같아요. 근데 내가 꿈꾸는 사회, 내가 꿈꾸는 미래를 좀 더 생각하게 된거죠. 내 후배에게 물려줘야할 사회라는 어떤 책임감도 생겼고. 그리고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나만이 지켜야 할 선을 생각하기도 하고 그런것들이 더 좋은거 같아요. 바뀐거는 그런것들이죠. 나만의 철학이 생겼다는거. 


* 보수에서 탈출하고 매트릭스적 삶에서 벗어났다는 표현은 참 멋지군요. 희망을 가졌다는 것도 그렇고. 인터뷰한 저도 많이 배운 인터뷰였습니다.

* 백분토론님의 이야기가 한 편 더 남았습니다. 따로 생각해볼 내용이라 한 편을 더 꾸몄습니다. 

* 정치적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분들을 찾습니다. 이전까지는 정치적으로 변심한 분들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제 대상을 좀 더 넓혀보고 싶습니다. 정치적으로 할 말이 많은 분은 연락 주십시오. 보수 진보 안가립니다. 명망가들이 아닌 보통사람들의 정치얘기의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치란 게 그들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저와 토론해도 좋고 정치적 변심을 인터뷰 해주셔도 좋습니다. 국회와 정부에 한정된 정치이야기가 아닌 일상에서 겪은 보다 풍부한 정치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진정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의 정치 이야기를 해봅시다.   
po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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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졸업앨범 때문에 제자들에게 고개숙인 전교조선생

 

Posted by 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