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대학교 광고이다. 이 광고는 3가지 불편한 사실을 확인 또는 짐작케 한다.

첫째,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울산과학대학교 이사장이다. 둘째, 울산과학대학교는 학생 위에 교수, 교수 위에 총장, 총장 위에 이사장 이런 식으로 학교 구성원이 서열화 되어있다. 셋째, 울산과학대학교의 최고 우두머리는 이사장이다.

3가지가 불편한 이유는 이렇다.

첫째, 여당 대표인 정몽준 의원을 맨 위에 올려 놓으며 대학의 이사장임을 밝히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그만큼 울산과학대학교가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대학임을 신입생에게 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래서 유망한 대학이라는 건가? 

둘째, 광고는 울산과학대학교가 학생들은 교수 말 잘 듣고, 교수는 총장에 복종하고, 총장은 이사장 지시를 잘 따르는 서열화된 대학교라는 느낌을 준다. 대학에서 서열을 가르치는 사회라니. 정말 슬픈 일이 아닌가. 딱 학원이나 사립고 정도에 어울리는 광고라는 생각이다.

셋째, 기업의 최고 우두머리는 모든 경영 결정을 하고 책임을 지는 ceo다. 이사들은 ceo의 경영을 평가하여 계속해서 경영을 맡길지 아닐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사람들이다. ceo와 이사는 상하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역할이 다른 직책이다. 그렇다면 대학의 최고 우두머리는 누구인가? 대학의 소유 지분을 가진 이사장인가? 학식과 능력에 의해 모셔지는 총장인가. 당연히 총장이 얼굴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보통의 대학 광고는 총장을 얼굴로 내세우고 있다(씨네21 광고)



울산과학대학교 광고가 주는 불편한 3가지는 사실 한 가지 사실에서 비롯된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대학광고 맨위에 위치했다는 것이 문제다. 만약 그가 광고에 나오지 않았다면 여당의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한 대학광고라는 의심을 살 일도 없고 이사장과 총장의 서열을 따질 일도 없고 대학서열화의 의심도 덜 했을 것이다. 이사장이라는 개연성만으로 정몽준 대표가 대학광고에서 맨 윗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하다.

울산과학대학교는 광고에서 희망이 되고 싶다고 했다. 정말 희망이 되고 싶다면 광고에서부터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대학의 서열화를 드러낸다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그런 광고는 정말 희망과는 거리가 먼 광고다. 울산과학대학교의 광고는 희망보다 처세에 더 가까운 것 같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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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미예 2009.09.18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직에 계신 분들은 자신의 개인과 연관된 것들을 조금씩 멀리해야 좋은데 조금 그렇군요.
    잘보고 갑니다.

    • 커서 2009.09.21 0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당의 대표라면 좀 살펴야겠죠. 대통령이라면 이사장이라고 광고하긴 그렇겠죠. 그와 유사한 점이 분명 있습니다.

  2. 카리스마 2009.09.19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로로 배열할게 아니고 가로로 배열했으면 좀더 서열화된 이미지를 벗지 않을까 싶내요.
    광고디자인은 너무 잘못한느낌입니다.

  3. 디리 2009.09.20 0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대표 얼굴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반응하셨을까 싶습니다만.

    약간 지나친 반응같네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1의 사실에서 10까지 들여다 보시니 그 혜안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그려.. 허헛.

    • 커서 2009.09.21 0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대표니까 이런 반응이 있는 건 정대표 얼굴이 너무 잘 알려져서겠죠. 그리고 한나라당 대표라는 점도 있겠죠.

  4. CONANist 2009.09.20 1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광고스타일은 울산대학교 (같은 재단 - 현대)에서도 써먹고 있기에.. 뭐
    울산 동구 국회의원시절때부터 저 광고는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광고를 때린 대학은 울산과학'대학'이지 울산과학'대학교'가 아닙니다. ^^;;
    (울산과학기술대학교랑 혼동할 염려가..)

  5. 허허 2009.09.21 1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심코 지날수 있는 광고입니다. 정몽준 이란 정치인에 대하여 지켜본 사람 이라면

    저 광고판을 보고 침이나 한 번 뱉고 지나가면 될일 이지만.. 잘 해석해 주셨군요.

    버스요금 70원 발언 이후 줄기차게 이 정치인을 지켜본 사람 이라면..

    여당의 대표와 차기 대권 후보라는 사실이...저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대한민국 정치 수준이 어느정도인지..-ㅅ-;.. 정몽준씨가 나오는 돌발영상과

    몇건의 자료만 봐도 대충 파악이 가능합니다.. 이런 것들이 다 필요없는건

    이미 대통령이 아닌 ceo 를 국가의 수장으로 뽑아버린 대한민국의 정치수준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