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한 유시민의 극적인 승리였다. 솔직히 민주당이 빅2인 경기지사를 신생 참여당에게 내주는 위험을 감수할지 의심스러웠다. 단일화 합의안에 대해 참여당에겐 일말의 희망을, 민주당에겐 일말의 불안을 주었다는 유시민의 말도 그런 사정을 짐작케 했다. 야권단일화를 위해 유시민 측이 민주당의 입장을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여론조사도 김진표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아 단일화는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예상된 수순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유시민이 승리한 것이다. 

유시민의 극적인 승리는 6.2 지방선거의 극적인 승부도 준비하고 있다. 불리한 승부에서 예상하지 못한 승리로 단번에 선거 분위기를 반전시킨 유시민의 단일화 승리는 2002년 노무현의 단일화 승리를 연상케한다. 유시민의 승리는 노무현과 닮았음에 그치지 않고 아예 그를 지방선거에 완벽하게 불러들였다. 유시민의 경기지사 야권 후보 확정은 이번 선거를 서울의 한명숙부터 시작해 이광재, 안희정, 김원웅, 김두관, 부산의 김정길까지 이어지는 노무현대 이명박의 대결전선의 화룡정점을 찍었다. 이제 6.2지방선거는 딱 한마디로 "노무현이 돌아왔다" 라고 말해질 수 있는 것이다. 

게임은 재밌어졌다. 노무현의 복수전 드라마가 되면서 지방선거 흥행은 이제 막을 수 없게 되었다. 죽은 노무현이 산 이명박을 쫒는 이야기에 유권자들은 빨려들고 더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참여하려 할 것이다. 흥행메이커인 유시민의 참여는 말할 것도 없다. 유시민의 입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어김없이 다음날 지면 1면을 장식할 것이고 선거에 역동성을 줄 것이다. 눈과 귀가 쏠리지 않을 수 없는 선거가 된 것이다. 

이전까지의 여론조사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전엔 유시민이 경기도지사 될까 또는 할까라는 의구심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졌다. 유시민이 경기도지사 한다는 전제 하에서 김문수와 유시민이 맞붙는다면 유권자의 응답은 또 달라진다. 야권 대선 후보 1위인 유시민의 중량감이 부각되면서 승부는 혼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당인 한나라당으로서는 유시민의 등장도 그렇지만 그가 등장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숨은표도 걱정이다. 유시민이 그렇게 양보했음에도 친노지지자의 표는 모든 걸 뚫고 유시민을 밀었다. 유시민의 단일화 승부는 선거 전에 미리 숨은 표의 위력을 확인해준 것이다. 그 숨은 표들이 밑바닥에서 얼마나 크게 형성하고 있고 정치적 성향은 무엇인지를 알려준 것이다. 지금 여당은 유시민의 승리보다 이 숨은표의 위력과 정체를 확인하고 패닉상태에 빠졌을지 모른다. 

유시민의 등장은 유시민의 지지자들도 선거전에 불러들였다. 유시민에겐 매니아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성적인 지지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지금 유시민의 경기지사 확정으로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지방선거에 참여할 기세다. 각 지역의 야권 단일 후보들은 이런 유시민 지지자들의 지지와 참여로 선거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유시민이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은 효과로 이것도 한나라당으로서는 신경쓰이는 유시민 효과다. 

노무현은 단일화를 성공하고 2002 대선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2002년 노무현 단일화와 여러모로 닮은 유시민의 단일화가 과연 그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6.2선거 결과가 궁금해진다. 


Posted by 커서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you_first 2010.05.13 16: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벌써부터 어깨가 들썩들썩 흥이 나려 합니다.
    이제 한번 해볼만한 싸움이 시작 됩니다.
    봉화산 하늘에서 굽어보고 계시는 그분이
    만면에 미소 지으실 그날,
    인연이 된다면 막걸리 한잔 나눌수 있겠지요? ㅎㅎ
    봉하막걸리~~

  2. 짱아 2010.05.13 1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한잔해야 겠습니다.
    정말 기쁜날입니다..

  3. 헉! 2010.05.13 1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노중에서 핵심말고는 그야말로 개나소나 다 싫어하던게 유시민인데..
    그런 유씨가 후보가 되다니..
    오호라~ 이번 선거 재미있어지겠는데요..
    어디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또 잡나 볼까요~

  4. 긱스 2010.05.13 1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기대되는데요 ^_^

  5. 후아 2010.05.14 0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불리한 조건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덜컥되셨네요

  6. .. 2010.05.14 1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통을 자꾸 부각시키지말았으면 .
    유시민 지지자들이 꼭 노통 지지자들은 아닙니다
    둘중에 누가 더 잘할지 나르 ㅁ고민하고 찍은 사람들 많아요
    왜 유시민 지지자=노통 지지자 하십니까?

  7. 하이에나 2010.05.14 1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8. 시바우라 2010.05.14 17: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민주노동당 후보와도 후보통합을 하였습니다. 드뎌 진보신당을 뺀 후보단일화는 이뤄냈으니 승리하는 일만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정치판에 새판을 짜려면 더욱 많은 더욱 압도적인 지지가 꼭 필요할 것입니다.

  9. 칼있어요? 2010.05.14 2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축배들러 갑니다.

  10. 아전인수 2010.05.15 08: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칫국물 마시기, 아전인수, 환상....이런 단어들이 무척이나 땡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1. 아전인수 2010.05.15 08: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ㅇㅇ, 조ㅁㅁ 뭐 이런 분들하고 전혀 다를게 없는 분께서...
    정말 말은 잘 합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정치는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니지요....ㅋㅋㅋ

  12. 10 2010.05.15 1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들 쉬이 예상하겠듯이 경기도는 되겠고 서울이 문젠데/ 그 과정을. 되고나서 분위기를 어떻게 형성해갈지 세력을. 가장 중한건 멀고도먼 야권의 기틀을 세울지.

  13. 베풀어 2010.05.15 2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유시민이 서울부터 강원, 충남, 경남, 부산에 이르는 반한나라당 전선의 선봉장으로... 화룡점정.

    의기로 가신 노무현 대통령이 입만 산 이명박대통령을 내몬다..

    유시민의 열성팬들을 지방선거의 전면에 나서게 만들었다.

    너네는 끝장이야, 이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