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5전6기의 도전을 했던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또 고배를 마셨다. 6.2지방선거에서 부산의 유권자는 지역 정당인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의 손을 다시 들어주었다. 경남이 김두관을 당선시켜 한나라당의 20년 지방독재를 끊었던 점과 비교해 볼 때 정치적으로 PK지역으로 같이 묶이는 부산이 여전히 지역주의의 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건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20년 간 한나라당 후보만을 당선시켰다는 결과로 보면 지역주의 벽이 여전히 공고해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희망을 찾아볼 수 있다. 김정길 후보가 얻은 45%의 지지율은 부산에서 야당이 한나라당에 맞서 얻은 최고의 수치이다. 경남의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가 얻은 47%보다 2% 적은 수치라는 것까지 생각하면 이번 선거의 결과는 좌절보다 희망에 가깝다 할 수 있다. 

6.2선거에서 좁혀진 지지율 차이는 한나라당에게 다음 선거를 경고하고 있다. 야당은 김정길 후보가 끌어올린 45%에서 5%만 더 얻으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는 산술적 결론이 나온다. 당장 다음 선거부터 이 5%에 대한 도전이 시작되면서 2년 뒤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어려운 싸움을 하게될 것이다.  

야당이 5%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몇가지가 있다. 먼저 지지율을 올리는 것이다. 지지율이 높아질 수록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야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은 49.5%의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만약 5%만 더 올려 전국 평균인 54.5% 정도만 올렸어도 부산에서의 승부는 한나라당에게 쉽지않았을 것이다. 

점점 강화되는 반한나라 정서는 다음선거에서 더 증폭되어 나타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45%의 반한나라당 표는 다음 선거에서 반한나라성향의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학습효과로 작용하면서 야당은 최소한 이번 6.2선거 45%보다는 더 높은 지지율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점점 조여오는 친노벨트도 한나라당을 위협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김해를 발판으로 점점 커져나가는 경남의 친노정서는 김해의 시장과 기초 광역의원 모두 비한나라당 후보를 뽑아주었고 급기야 한나라당 경남 도지사 후보까지 떨어뜨렸다. 이런 친노정서가 2년 뒤 노무현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도 확산되면서 한나라당 후보를 힘들게 할 것이다.

야당이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유리한 조성되는 것도 있다. 2년 뒤엔 젊은 유권자가 새로이 유입한다. 2년 간 적어도 3-4만의 젊은 유권자가 들어오고 이번 선거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 중 대부분은 야권지지자일 것이다. 야당으로선 가만히 있어도 지지율 상승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직접 겪은 부산의 밑바닥 여론도 몇개 얘기해보자.

2002년 대선 때 회사 선배 한 명이 장난스럽게 누굴 찍었냐고 물었는데 대부분 노무현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갑자기 얼굴이 이그러지더니 이회창 당연히 될줄 알고 투표 안했는데 안되겠다며 황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 사람이 이번엔 한나라당 혼내주겠다고 잔뜩 벼르는 모습을 봤다.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던 학교 후배 한 명이 있었다. 내가 열을 올리고 한나라당 비판하면 그저 노빠려니 하고 듣는 표정이었다. 이 친구가 촛불 때 미치더니 선거 며칠 전 전화 와서 자기가 돌려세운 한나라당 지지자만 백명이 넘는다며 내게 자랑을 했다.

선거 며칠 전 아내가 김정길 되는 거 아니냐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친한 이웃들과 선거 얘기를 했는데 전부다 한나라당은 절대로 안찍겠다고 분통을 터뜨리더라는 거다. 여자들이 이렇게 선거 얘기를 하는 걸 본적이 없는데 한나라당까지 까대니 좀 놀랐단다. 

가장 결정적인 건 우리집 초등학교 2, 3학년 아이들이다. 개표방송을 보는데 한나라당이 이긴 지역이 나오자 "와 나쁜놈이 이긴다"며 열을 냈다. 민주당이 이기는 곳이 나오자 "민주당이다" 하며 박수를 치고 좋아한다. 물어보니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선거 얘기를 했는데 전부다 한나라당 나쁜놈이라고 얘기했단다. 젊은 부모들의 얘기가 아이들에게 흘러들어가서 아이들 사이에서 정치여론을 형성한 것이다. 

내가 접하는 밑바닥 민심으로 볼 때 한나라당은 2년 뒤 정말 희망이 없다. 게다가 앞으로 전개될 정치적 여건도 한나라당에겐 상당히 불리하다. 장담하는데 이대로 간다면 2년 뒤 부산에서 한나라당은 참패할 것이다. 그리고한나라당이 빠지는 순간 친노세력이 그 공백을 바로 메꾸면서 한나라당은 PK 지역에서 영원히 아웃될 수 있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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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쎄요~ 2010.06.06 1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연 저들이 호락호락 당하려 가만있을까요?

    오히려 이번 지자체 선거처럼(?) 선거관련 공작질을 더욱더 확실히 하려할텐데???

    이미 부시가 성공했잖습니까~
    그래서 지들도 잘 될 거라 생각하고 저리 기고만장인 건데...

    암튼, 지들 뒤에 거대한(?) 세력이 있다 생각하기에 절대로 그냥은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승세는 지들한테 있다 생각하고 있을 것!

    만약, 우리 국민들 전체가 이런 일련의 사실들을 제대로 알게되지 못한다면... 결국은 미국민들처럼 당하고 말 것!

  2. 염좌 2010.06.06 2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에서 한나라당이라는 브랜드는 너무 식상해요~
    2012년에 최소 세명의 야당 지역구의원이 탄생할겁니다~

  3. 레드바다 2010.06.06 2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명은 좀 심했고 약 98명정도...^^

    2년 뒤 선거까지 또 다른 자고있는 시민 백명을 깨우기 위해

    노력할까 합니다...

  4. 우와~~ 2010.06.07 0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40대 아줌마예요..고향이 부산이고..노무현대통령 돌아가신후 정치에 본격적으로 눈 떴죠...이번 지방선거에서 3개구 유권자(가족부터 아는 사람모두~)투표하라고 야당연합후보 찍으라구 컨닝페이퍼 만들고 그랬죠...총선때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할 거예요...지금은 부산에 안 살지만 총선때는 전국구로 투표하라구 야당 찍으라고 선거운동 할겁니다~~~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제대로 보여줄 겁니다..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