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4일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가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심상정 전 대표는 진보신당의 당론을 거슬러 후보를 사퇴하여 당원들의 반발을 샀다. 반대로 진보신당은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 여론을 외면하고 선거를 완주하여 여론의 거센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론을 따르고 당론을 외면한 심상정 전 대표의 말은 귀기울여 볼만하다. 

심상정 전 대표의 인터뷰엔 대략 5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심상정 전 대표는 먼저 진보신당의 선거전략이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1. 야권단일화가 진정한 민심이었다.


단일화가 과거엔 민주당의 요구였다면 이번엔 시민들의 요구였어요. 촛불시민들이 이명박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것인데, 그 촛불시민들이 요구하는 정치연합을 외면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중략)많은 시민들이 민주당에 비판적이고 진보신당의 가치와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이번에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데 동참하라’고 요구한 것이거든요. 진보정치가 앞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면 민심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심상정 “MB정권 심판 바라는 절박한 민심에 후보 사퇴”


단일화를 논하면서 진보신당은 민주당의 패권적 태도에만 불만을 드러내고 그 너머의 촛불시민의 바램을 읽지못했다. 민심이 먼저고 정치가 그 다음인데 진보신당은 정치를 먼저하고 민심에 이해를 구하는 순서였던 것이다. 이렇게 민심이 하나로 모일 때 그 민심에 호응하지 못한 진보신당의 전략에는 문제가 많았다는 게 심상정 전 대표의 평가이다.


2. 당 대표로서 노회찬의 입장은 이해해야 한다.


당 안팎의 상황논리로만 보면, (서울시장·경기지사 후보 가운데) 한 명은 사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명은 당 대표로서 당의 요구를 껴안아야 하고, 저는 당 밖 민심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고. 우리 당의 선거전략이 사전에 분명하게 섰더라면, 또 다른 선택을 열어놓을 수도 있었겠지만…. 두 사람이 같은 선택을 하는 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과 같은 것이었으니까요. 심상정 “MB정권 심판 바라는 절박한 민심에 후보 사퇴”


심상정 전 대표는 노회찬 대표의 선택에 대해선 이해를 구했다. 노회찬 대표가 여론을 읽지못해서 서울시장 후보를 완주한 게 아니라 당 대표의 역할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선거전략이 부재했던 진보신당에서 정치적 타협점을 유기적으로 찾아낸 결과가 심상정 전 대표의 여론수용과 노회찬 대표의 당론수용이었던 것이다.


3. 그러나 대안은 민주당이 아닌 야권연대


선거과정에서 보면, 국민들이 MB 심판 가능성의 구심점으로 민주당이 아니라 야권연대를 선택했습니다. 다만 야권연대 내에서 민주당의 패권이 관철돼 민주당이 압승한 것이지요. 사실 국민들이 야권연대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은 뒤집어서 해석해보면 제1야당인 민주당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야권연대라는 공간, 구조는 진보정치가 확장, 성장하는 데 유리한 공간인데 진보신당 같은 경우 정치연합을 능동적, 전략적으로 하지 못하고 소극적, 방어적으로 머무른 점이 아쉽습니다. 심상정 “MB정권 심판 바라는 절박한 민심에 후보 사퇴”


심상정 전 대표는 6.2선거에서의 민주당 압승을 크게 우려하진 않는 듯 했다. 오히려 야권연대를 요구한 민심 자체가 구심점을 민주당이 아닌 야권연대에 두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보고있었다. 그리고 야권연대라는 공간도 진보정당에 유리한 공간인데 진보신당이 그 공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했다.


4. 진보적 시민을 위한 대연합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를 보면 ‘복지’가 보편적 요구가 됐거든요. 국민들이 정책적인 수준에서는 진보정치와 손을 맞잡을 만한 때가 된 거예요. 진보의 사회적 기반은 확충된 만큼, 진보진영이 단순히 정치세력 재편을 넘어서 현실적 집권전략을 고민하는 가운데 진보대연합 구상을 해야 합니다. (중략) 진보적 시민은 있지만 진보적 시민이 마음놓고 선택할 수 있는 정당은 없지 않습니까.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치와 비전, 정책을 중심으로 한 진보대연합이 이뤄져야 하고, 이런 취지에 동의하면 연합의 대상은 확장될 수 있습니다. 심상정 “MB정권 심판 바라는 절박한 민심에 후보 사퇴”


심상정 전 대표는 야권연대에서 더 나아가 이제 진보적 시민을 위한 대연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6.2선거를 기점으로 복지가 보편적 요구가 되면서 진보의 사회적 기반은 확충되었는데 진보적 시민을 위한 정치적 선택지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진보적 정책에 동의하지만 누구에게 표를 줘야할지 모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적 정당들이 자신들이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5. 정치에 희망을 갖지않는 45%가 가장 정치가 필요한 분들이다. 

인터뷰 마지막 심상정 전 대표는 투표하지 않는, 정치에 희망을 갖지 않는 45%가 바로 가장 정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정신이 번쩍 드는 한마디였다. 최근 읽었던 인터뷰에서 나온 말 중에선 가장 멋진 말이 아닌가싶다. 


투표율은 55% 수준입니다. 진보가 집권하려면 아직도 투표 안하고 있는 45%, 정치에 희망을 갖지 못하고 있는 45%를 어떻게 투표장에 나오게 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먹고 살기 힘든 분들, 청년들, 그동안 정치로부터 소외되고 배제됐지만 정치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분들이거든요. ‘진보가 밥 먹여줄 수 있다’는 모범의 창출이 가장 중요합니다. 민주노동당에서 수도권 구청장을 배출했는데, 이 분들이 모범을 창출한다는 의미를 살려내야 합니다. 대형마트에 가도 새 상품이 출시되면 반드시 ‘맛보기’를 하잖아요. 맛보고 맛이 괜찮으면 사고, 아니면 안 사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60년 넘게 보수체제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당신들 말은 좋은데 실현되겠느냐’ 하거든요. 진보의 새로운 경험을 통해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지요. 심상정 “MB정권 심판 바라는 절박한 민심에 후보 사퇴”



Posted by 커서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닭장군 2010.06.18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주노동당이 이제 수도권에서 자치단체장을 냈으니 이제 일만 잘하면 진짜 뭔가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