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경향신문에 참 대비되는 포옹사진 두 장이 1면에 실렸다. 하나는 월드컵 우르과이와의 16강전을 끝내고 포옹하는 박지성 선수와 허정무 감독이고 다른 한 장은 전작권 연기를 합의하고 포옹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포옹이다.
90분 경기를 다 뛰고난 후 땀과 비로 범벅이 된 그라운드에서 두 남자의 포옹 장면은 감동적이다. 젖은 셔츠의 박지성 선수와 검은 양복의 허정무 감독의 진한 포옹은 두 남자가 90분 간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얼마나 격렬하게 소통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면서 보는 이를 뭉클하게 한다.
반면 mb와 오바마의 포옹은 부자연스럽다. 양 정상의 웃음은 어색하고 둘의 포옹을 지켜보는 주변의 눈초리는 경계심이 가득하다. 서로의 속내를 숨기는 듯한 두 남자의 포옹은 지켜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둘의 포옹을 보면서 독자는 과연 누가 더 많이 챙겼을까 하는 의심부터 먼저 떠올리게 된다.
포옹1 : 허정무와 박지성 포옹 2 : 이명박과 오바마
포옹1은 2010 월드컵이 열린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있었고 포옹 2는 G20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토론토에서 있었다.
포옹1은 우루과이에 패한 후고 포옹2는 미국에 한국군의 전시 작전권 기간을 더 내주고 난 후이다.
둘다 우리 입장에선 패배라 볼 수 있는데 포옹1은 패배 후 서로를 위로하는데 포옹2는 승자를 붙잡고 기뻐한다.
포옹1은 16강에 가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포옹2는 2012년 4월 환수하기로 한 약속을 깼다.
포옹1은 4년 뒤 브라질 월드컵을 기약하고 포옹2는 5년 뒤인 2015년을 기다린다.
그러나 포옹1은 4년 뒤엔 '반드시'를 맹세하지만 포옹2는 별 의지가 없어보인다. 그때도 전시 작전권을 환수 안했으면 더 좋고 하는 분위기다.
포옹1은 우리 수비가 약한 걸 뼈아파하고 포옹2는 수비(국방)가 약해서 자주국방 못하는 걸 자랑한다.
포옹1에 감동한 사람은 북한을 응원했고 포옹2를 한 사람들은 북한을 규탄했다.
포옹1은 전국민이 지켜봤고 포옹2는 그틈에 벌어졌다.
포옹1은 심판 때문에 힘든 경기를 했고 포옹2는 심판인 국민이 딴 데 정신이 팔려있는 틈을 타 손쉬게 처리했다.
위 내용은 포옹1과 포옹2가 극명한 대비감을 주는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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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극명하게 대비되는 장면이라 혀가 내둘러 집니다.
경향편집이 재밌죠. 한겨레는 좀 재미가 덜한 편
모자이크 처리 좀 해주세요. 보면 성질만 납니다.
사진은 왠만하면 안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솔직히 내나라, 내국민 이런거엔 전혀 관심이 없는것처럼 보여요.
옆에서 잘 안가르쳐 주는 거 같습니다. 대통령 되면 몇달 대통령 수업을 받는데 mb성격에 그것도 안받은 거 같고
비밀댓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어차피 정치인의 포옹은 진정성이 없기 마련이죠. 있다면야, 파병나간 군인 껴안은 노무현 사진이나, 시골로 은퇴한 후의 노무현 사진 정도? 사실 정치인은 진정성을 노출해서는 안되는 생물이긴 합니다만.
상대국에 대한 진정성은 없더라도 국민에 대한 진정선은 있어야 하는데 우린 그것도 없더라는 거죠.
사진이 기가막히게 사실을 찍었네요!!!
'기가막히게 사실' ㅋㅋㅋ
정말 기가막히게 대비되고 정확한 표현인것 같군요
위로와 감동과 희망을보는것 같고
가면과 양면성과 동상이몽을 보는것 같군
하루 차이로 벌어진 사건을 잘 포착했죠. ^^
비밀댓글입니다
재밌는데요. 아마 서로 눈동자를 굴리면서 귀로 속닥거렸을 거 같습니다.
자국의 이익관계를 따져야되는 양국의 수장들 사이의 포옹과
오랫동안 끈끈한 정으로 함께 동고동락해온 동료들 사이의 포옹은
당연히 다르죠.
전작권 전환 연기에 대한 비판이라면 모르겠으나
포옹 자체를 뭐라하는것이라면 괜한 딴지인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