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도 보여주고 밥도 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밥값이나 강연비는 낼 필요가 없습니다. 밥값과 강연비를 내는 건 후원사들입니다. 이건 뭘 말하는 걸까요? 이게 바로 마케팅입니다. 이런 내용을 알고 행사에 참석한 우리는 이미 이 행사에 마케팅이란 전제가 들어있다는 걸 인정한 것입니다.

<밥 주고, 음료수 주고, 강연 보여주는 그 돈은 마케팅을 노리는 후원사에서 주겠지. 우린 그들이 마케팅을 위해 만든 자리를 적절히 활용하는 거야.>말을 안했지만 우리 머리 속엔 이미 이런 암묵적 전제가 들어 있는 겁니다. 블로거를 마케팅 대상으로만 봐서 불쾌하다는 것은 이미 인정한 이 전제를 부정하는 꼴이죠.
 
경품을 포기하면 이런 전제를 부정해도 되는 걸까요? 밥은요? 밥까진 괜찮은가요? 밥이 하일라이트였습니다. 밥먹으면 다 챙긴거죠.

그렇다고 이 행사가 마케팅을 두드러지게 한 것도 없습니다. 여러 곳에서 후원한다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합니다. 참석하신 분들도 알겠지만 주최 측에서 블로거를 위해 마케팅을 최대한 배제하는 배려를 했습니다.

블로거들과 만남을 가질 시간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건 참석하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는 겁니다. 애초 안내된 행사 내용엔 블로거간의 교류를 위해 마련된 이벤트가 없었습니다. 행사 내용 대충만 봐도 이 행사가 블로거의 교류보다는 블로거의 폭과 깊이를 더하기 위한 취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의 내용과는 달리 블로거들을 만나려는 목적이 더 강했다면 스스로 준비하고 노력했어야 합니다. 이건 주최측에 따질 일이 아니라 개인이 알아서 해야할 부분입니다. 알려준 행사 내용 그대로 진행하는데 왜 안만나게 해주냐고 하는 것은 떼쓰기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겁니다.

솔직한 말씀 드릴까요. 블로고스피어의 논쟁을 보면 참 수준이 낮다는 걸 느낍니다. 왠만한 토론방이라면 두어시간 만에 반론에 의해 회처럼  썰릴 글들이 버젓이 인기글 탑에 올라 하루종일 내걸립니다. 뜻 맞는 사람들이 몰려서 글의 내용은 깊이 검토하지 않고 추천을 때리기 때문이죠.

문제는 여기에 제대로된 반론글이 안올라온다는 겁니다. 반론만 제대로 된다면 이런 여론몰이도 별 효력을 얻지 못합니다. 오히려 하루만에 발릴지 모르는 부끄러운 짓 안하려고 조심하면서 블로고스피어 논쟁의 수준도 높아질 것입니다.

제가 보는 블로고스피어의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상업성이 아니라 자질입니다. 블로고스피어의 위기는 상업성이 아니라 이 형편 없는 수준의 논쟁들에 의해 오게 될 것입니다. 전제를 부정하는, 논리가 검토되지도 않은 글들이 계속 여론몰이에 의해 블로고스피어에서 주목받는다면 블로그는 곧 세상의 관심과 신뢰를 잃게 될 것입니다.

블로거 여러분 블로거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책임감 있는 글쓰기 부탁드립니다.


근데 제목의 블로그근본주의자가 뭐냐고요? 설명 안해도 대충 감은 오실 겁니다. 블로거의 순수성이란 명분으로 블로그에 대한 여러가지 시도들을 공격하는 자들. 그런 사람들을 일컷는 거죠.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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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epay 2008.03.17 2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이 상당히 좋군요. 저는 이런 제목 좋아합니다.

    • 커서 2008.03.17 2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본문보다 제목이 더평가받았으면 합니다. 블로그에 근본주의란 말을 붙인 게 혹시 제가 처음이 아닌가 하는....

  3. 빛이여 2008.03.17 2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으로 열린 대한민국블로거컨퍼런스이지만..부족한건 있긴 마련입니다.
    2회 대한민국블로거컨퍼런스가 열린다면..
    새롭게 변한 대한민국블로거컨퍼런스가 오길 바램입니다..^^;

  4. 기차니스트 2008.03.17 2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료여서 불만이셨던건가요?
    저라면 1만원이라도 내고 참여하고 싶은 행사였습니다.

  5. 일레븐맨 2008.03.17 2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논쟁 수준이 낮다는 데 동의요. 이번 블로거 컨퍼런스만이 아니라.. 별 말도 안 되는 얘기들 끌어다가 네이버 블로그가 어쩌네, 네이어 블로거는 근데 괜찮네???, 어쩌고저쩌고... 다음블로그뉴스는 또 어쩌고저쩌고 어쩌고저쩌고 해서 나쁜 것이고.. 등등 뭔가 잘 나간다 싶고 대단하다 싶은 게 있으면 무작정 까기 바쁘지요. 글이랍시고 쓴 거 읽어보면 정말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데, 그런 글에 우- 모여서 댓글로 주거니받거니 하는 거 보면 정말 코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 이젠 그런 글 눈에 띄는 것만으로도 지겨워요. 그런 찌질한 블로거들 이제 제발 메타블로그에 글 좀 그만 발행하면 좋겠네요. 자추를 하는지 쓰는 글마다 추천 받아 올라오는 것도 가소롭고요.

    • 커서 2008.03.18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방향만 맞으면 찍는 거 좀 자제되었으면 합니다. 이걸 걸러내지 못하는 논쟁시스템도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6. goldenbug 2008.03.17 2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평 쪽이건 나쁜 평 쪽이건 까기위한 글이 아니라 뭔가 진심으로 개선됐으면 하고 바라는 의미에서 쓰여지는 글들이라면 모두 진심어린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끝가지 남아있었다는 것은 블로고 컨퍼런스가 대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겁니다.
    제가 아쉬움을 표현하는 글을 썼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최측이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고, 그 부분은 다음번에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000명의 대규모 행사장에서 되도록 많은 분들과 만나기를 희망하면서 갔지만, 결국 새로 만난 분들은 몇 분 안 계시고, 대부분은 기존에 알던 분들만 만났죠. 이것만으로 블로고스피어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들 큰 모자람은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실망함을 감추지 못했던 것은 행사장에서 뭔가 부족했던 것은 평소 못 만나뵀던 분들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글 감사하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엮인글도 감사드리구요...(저도 엮어놓겠습니다.) 나중에 뵙길 희망합니다.

    ps. hanrss 독자 수가 -1명이신데... 유령이 구독하고 있나봅니다. ^^

  7. Bana Lane 2008.03.18 0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거'라고 적고 '네티즌'이라고 읽으셔도 무방할 듯 합니다. '블로그를 쓰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좋겠고요. ^^;; 어딘가에서는 생산적인 토론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리라고 생각해요. 100블로그 중 100블로그가 다 그럴 수는 없잖아요. ㅎ 그 좋은 토론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질 수 있는 메타블로그가 되었으면 좋겠고 블로고스피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잘 읽고 트랙백 걸고 갑니다.

  8. 한사 2008.03.18 05: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후련합니다.
    대부분의 미디어가 왜 그리 선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9. login 2008.03.18 1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제목보고 들어왔습니다.

  10. 민노씨 2008.03.18 1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커서님 맞으시군요. : )
    몇 가지 점에서 비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또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트랙백합니다.

  11. 자그니 2008.03.18 1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블로그 근본주의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글을 비판하시는 건지도... 관련글 링크 부탁드려도 될까요? 선후관계를 알아야 이해가 될 것 같네요.

  12. 산골소년 2008.03.18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커서님 저도 비슷한 트랙백 남겼습니다. ^ ^

  13. 스티치 2008.03.18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내용을 보니 자질이 부족한 국내 블로거의 대열에서 벗어나진 않으시는 것 같네요.

    교류의 장이 없어서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얘기한 것에 대해 필요이상으로 열내고 계시군요. 블로그 지상주의, 순수주의자들의 논쟁이야 제가 한창 활동하던 4년전에도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습니다.

    아직도 이런 주제로 트래픽 몰이를 하고 계시는 나름 유명 블로거 "거다란" 님께 실망스러울 뿐이군요.

    조용히 지켜보고자 하였는데 벌써 세번째 실망입니다. 날이 갈수록 글을 위한 글을 쓰고 계시네요. (아.. 처음부터 그랬던가요?)

  14. J준 2008.03.18 15: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생각과는 많이 다르시네요. 어차피 전 수준낮은 블로거거든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깅을 참으로 즐겁게 형이상하악~스럽게 즐기고 있습니다. 트랙백 보냅니다.

  15. yundream 2008.03.18 15: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근본주의는 좀 아닌거 같고, 블로그 순수주의 정도로 보는게 옳을거 같네요.

    블로그라는 툴이 나오기전 인터넷은 이념적으로는 자유주의 세계였을 거라고 보입니다. 누구를 위한 자유주의냐 하면, IT기업들과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을 위한 자유주의 세계였겠죠.

    여기에 블로그와 위키같은 툴들이 일반화 되면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누구나 평등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다라는 건, 역시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이니까요. 이런점에서 블로그와 위키는 상당히 민주주의적인 툴임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은 "순수주의"를 지향하는게 아닙니다. 성당과 같은 모델이 아닌 시끌벅적한 시장의 모델을 지향하는 이념이며 생각 사상 이념의 다양함을 인정하는 이념이죠.
    타인에게 구체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돈을 벌건, 광고를 하건, 도날드덕을 신으로 모시건간에 존중받아야 마땅 - 최소한 허용되어야 -할겁니다.

    그러므로 커서님의 "블로그 순수주의에 문제가 있다"라는 문제제기는 옳다고 보며, 취지에 동감을 합니다.

    예전 도아님의 블로그모임인가 하는 모임에 대해서도 블로그는 순수해야 하네 하면서, 악다구니를 놓는 블로거들이 많아서 언제 블로그 순수주의 혹은 블로그 민주주의와 같은 내용으로 포스팅 해볼까 했는데, 먼저 이러한 글을 보게 되는군요.

    다만 제목이 너무 선정적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16. yundream 2008.03.18 15: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거의 자질이 문제라고 하셨는데,
    블로그 공간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이 적용되는 현실 공간과 비슷하다고 가정하고 제 생각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다양한 사람이 있으니, 당연히 블로그 공간에도 다양한 자질의 사람이 있을 겁니다. 좋은글도 있고 나쁜 글도 있고, 논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고.. 자질이 없는 사람 - 아마 여기에서는 그냥 그저그런 글 ? - 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블로그 영역이 전문가영역은 아닐테니까요.

    다양한 수준의 글들이 토론을 벌이면서, 그 중 좋은 생각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실천적인 측면이 더 중요한 거겠죠.

    제기하신 문제점, 그러니까 시덥잖은 글이 하루왠종일 대문에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은 블로거 자질의 문제가 아닌, 그렇게 실천되도록 하는 메타블로그와 포털의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또한 이것은 대한민국 인터넷공간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인 다양성의 결여와 폐쇄성등을 근본으로하는 문제입니다. 범위설정을 잘못하신것 같습니다.

    • 커서 2008.03.18 1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서 블로거 자질이 아니라 블로고스피어 자질이라고 적었습니다. 자질이 단체인 블로고스피어와 호응하지 않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외부에서 보기엔 상위에 랭크된 블로거가 블로고스피어를 대표한다고 보니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걸러내는 시스템이 없으니 블로고스피어의 자질이 의심받게 되겠죠. 그런 의미였습니다.

  17. Jishaq 2008.03.18 16: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거에게 높은 자질을 요구하는 건 지금으로서는 무리이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물론 님이 말씀하신대로 블로거들의 자질적인 문제로 인해 블로고스피어를 바라보는 밖의 시각은 여전히 곱지않은 시선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죠.

    근데 그렇다고 블로고스피어를 선별된 뛰어난 블로거들로만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

    솔직히 저도 블로고스피어에서 행해지는 논쟁, 비방을 보면 한숨이 나올때가 많습니다.

    이 문제는 블로거들의 자질보다는 오히려 메타블로그를 필두로 하는 블로고스피어 자체의 제도적 개선으로 해결을 하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개개인의 자질까지 손을 대기는 불가능하니까요.

  18. m모 2008.03.18 2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avenature.tistory.com/1346
    이 글 맞겠죠? 정부/기업의 수청을 든다니 상을 엎어버리고싶다니 있는데로 과장해서 헛소리나 찌질대고.
    진짜 싫어하는 블로거 중 하나입니다.
    손가락에 힘 들어가서 글만 줄창 생산해내고 생산해내는 글중 대다수가 까기 위해서 까는 글, 진짜 근본주의라는 단어가 어울리죠. 저 양반 태그 달아놓은 꼴좀 보세요. 저번엔 보니 별 상관 없는 글을 구글 태그 붙여서 사람 끌어모으더니 참..
    괜히 마찰 발생시키기 싫어서 익명으로 적습니다.

  19. a모 2008.03.19 0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볼땐 민노씨 보라고 쓴 글이네요. 이 글 강추!

  20. 레드바다 2008.03.19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이 좀 자극적이군요..^^ 많이 흥분 하셨나 보군요...

  21. ipuris 2010.01.12 06: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많이 지났지만 블로고스피어는 별로 변하지 않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