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이 옷가게로 바뀌었다. 30년 간 부산의 중심 서면에서 시민들에게 만남의 광장이 되었던 동보서적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화려한 옷가게가 들어섰다.

6개월 전 이 앞엔 친구와 애인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애써 기다림의 설레임을 감춘 사람, 기다림에 짜증 난 사람들이 모두 베시시 웃으며 자리를 떴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사람 대신 마네킹 그 언저리에 박혀있을뿐.





마네킹이 버티고 선 공간에 사람들은 흔적도 없이 도망갔다. 
 




6개월 전 이 안엔 밝은 조명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제 책을 찾던 그 사람들은 하나도 없다. 마네킹이 입은 화려한 상품에 대응하지 못하는 시민들은 이 공간에서 쫓겨났다.

책의 광장이 어두운 밀실이 되었다. 도시에서 우리의 공간을 또 하나 빼았겼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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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르다 2011.03.31 0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점이 사라진다는 것은 도시가 생산력을 잃어가는 것입니다.

  2. 모르세 2011.04.02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유익한 시간이 되세요

  3. 따뜻한 카리스마 2011.04.03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서면에 강의하러갔다가 잠시 동보서적에 들렀는데요.
    서점이 없어진 것을 보고 크게 충격을 얻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