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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은 무릎이 10센티 이상 찢어졌다. 그러나 그는 병원에 가지 않았다. 그의 무릎을 꿰메는 건 애덤 바로 자신이다.

릭은 작업 중 손가락 두개를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의사는 약지 봉합에 12만 달러, 중지는 6만 달러를 불렀다. 릭은 약지를 선택했고 중지는 버렸다.

릭과 애덤, 이들은 미국의 의료보험가입자가 아니다. 미국에는 이런 미가입자가 5천만명 있다.

그럼 그렇지. 보험을 안들었으니 그 모양이지. 나라에서 보험까지 들어주랴?

그런데 영화  식코는 5천만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보험을 가입한 2억5천만에 관한 얘기다.

래리와 도나는 얼마전까진 편집장과 기계공으로 그런대로 안정적인 삶을 누리던 중산층이었다. 그러나 래리가 심장발작을 일으키고 도나가 암에 걸리면서 두사람은 살집마저 잃고 파산했다. 딸의 집으로 옮긴 날 근처에 사는 아들이 찾아와 앞으로 어떡할거냐며 대책을 말해보라고 한다. 매정하게 다그치는 아들 앞에서 두 부부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프랭크키일씨는 79세다. 그는 아직도 일을 하고 있다. 이유는  일을 해야 약값이 공짜이기 때문이다. 일을 그만두는 즉시 그는 매달 수백달러의 약값을 지출해야 한다. 그는 죽을 때까지 일하겠다고 한다. 그에에 황혼은 없다.

로라버넘은 차사고로 엠뷸런스에 실려간 적이 있다. 얼마후 보험사에서 엠뷸런스 사용비를 청구했다. 보험사의 승인을 받지않았기 때문이었다. 사고를 당해 쓰러진 사람이 핸드폰으로 보험사에 전화해 엠뷸런스 써도 되냐고 물어보고 다시 쓰러지라는 얘기다.

덕도우씨의 딸 앤넘은 달팽이관 이식수술을 받아야 했다. 말을 배워야 할 유아인 앤넘에게 귀수술은 시급하고 중요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한쪽만 수술해주겠다고 통보했다. 덕노우씨는 이 사실을 마이클무어감독에게 알리겠다는 답신을 보냈다. 그러자 곧 두쪽 다 수술해주겠다는 대답이 보험사에서 왔다.

줄리의 남편은 신장암에 걸렸다. 병원에선 골수 이식수술을 받아면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해주었고 남편의 동생이 일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보험사는 이 수술을 위험하다는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결국 남편은 줄리의 생일날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5일만에 숨을 거두었다.

도넬키의 딸 마이셀이 갑자기 엄청난 고열 증세를 보였다. 딸을 데리고 마틴루터킹 병원으로 간 도넬키. 그러나 보험사인 카이저는 이 병원을 승인해주지 않았다. 의사는 도넬키를 내보냈고 도넬키는 카이저 보험사의 병원을 몇시간만에 찾아갈 수 있었다. 병원에 도착해서 치료를 시작한지 얼마 뒤 의사는 딸 마이셀이 죽었다고 말했다.

택시가 어느 건물 앞에 환자복을 입을 할머니를 내리고 사라진다. 할머니는 한참 동안 내린 자리를 서성거린다. 지불능력이 없는 환자를 병원이 인근 요양소에 버린 것이다. 이 요양서에 이렇게 버려진 사람이 50명이라고 한다.

이게 사실이란 말인가. 세계최고의 강대국 미국에서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보험사에 근무하는 베키맥키는 자신의 업무를 눈물로 고백한다.

번은 어떤 커플이 정말 행복해하는데... 아 울것 같아요. 보장을 받은 게 너무 기뻐서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남편분이 출근 지각을 하니까 부인이 그러데요. 이젠 괜찮다고 우린 보험을 탈 수 있으니 된거라고요. 그러니 건강상 문제를 들어 결론적으로는 보장이 거부됐다는 얘기를 어떻게 제 입으로 할 수 있겠어요. 두 사람이 너무 기뻐하니까 몇주 뒤 전화를 다시 드렸어요. 보장이 제외되는 사항이 있었습니다라고요. 정말이지 슬퍼요.


베키의 책상 옆에는 보험승인불가목록이 있었는데 그 목록은 온방을 도배하고 남을 정도였다고 한다.

보험사의 의료고문인 린다파노는 1996년 5월30일 의회증언에서 자신이 87년 필요수술을 불낙시켜 회사에 50만불을 아끼게 했고 환자는 결국 사망했다고 실토했다. 린다파노는 보험사의 의학전문가가 하는 일이란 게 불가처리를 통해 보험사의 수익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결국 린다파노는 업무방식을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냈다.

리아이넴은 의료기록 분석가이다. 일단 목표를 잡으면 놓쳐본 적이 없다고 한다. 환자의 병력과 각종 의료기록을 뒤져 빈틈을 찾아내고 환자에게서 반드시 의료비를 받아낸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그는 보험회사의 돈을 지켜주었다. 그는 그일을 하면서 누군가 죽인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 비극이 시작된 것은 1971년이다. 1971년 2월17일 5시23분에 잡힌 닉슨과 에릭크먼의 대화 내용이 이 비극의 시작을 얘기해준다.

애릭크먼 : 이 건에 대해 부통령님이 처리해야할 사안을 간추려 보았습니다. 그 하나는 우리가 애드거카이저 종신보험같은 건강유지기구를 포함할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닉슨 : 나 그딴 의료정책 같은 거에 관심 별로 없는 거 알잖아.
애릭크먼 : 이건 사기업이 경영할 겁니다. 애드거카이저 종신보험은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경영합니다.(중략) 모든 인센티브는 더 적은 보험보장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들이 돈을 더 적게 지출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유인동기들은 완벽하게 작동합니다.
닉슨 : 그럴싸한데.

닉슨은 이 새로운 의료정책을 소개하면서 미국인에게 세계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줄 것이라고 연설했다. 그리고 곤경에 처한 모든 미국인들이 처방을 받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법안의 결과 미국의 의료현실은 더 열악해졌다. 미국의 의료복지 순위는 37위이다. 서구대부분의 나라보다 수명이 낮다. 미국이 그렇게 증오하는 쿠바보다 수명과 유아사망율 모두 질 낮다.

반면 보험사는 높은 수익을 올리고 주가는 치솟고 있다. CEO들은 엄청난 연봉을 받고 보험사는 넘쳐나는 돈을 주체 못해 정치인에게 투자한다. 그렇게 투자한 돈은 다시 보험사에게 유리한 법안으로 돌아온다. 의료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의원들 14명이 보험사로 옮겨갔고 발의를 주도한 사람은 제약사 사장으로 갔다.

이런 의료현실을 개혁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6년 힐러리클린턴은 의료정책 개혁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개혁을 시도했다. 곧 그에게 엄청난 공격이 쏟아졌다. "사회주의식 의료정책이다." "의료를 의사가 아닌 관료가 결정한다." "의사의 자유가 빼앗겼다." 힐러리클린턴의 허수아비까지 태워졌고 결국 그들은 성공했다. 그후 7년간 힐러리클린턴은 의료개혁을 입밖에 꺼내지도 못했다. 대신 보험사는 그녀에게 많은 정치후원금을 제공했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모든 서구나라는 미국이 그토록 울부짖는 사회주의식 의료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캐나다인 래리가프리는 플로리다 휴가지에서 골프를 치다 힘줄이 끊어졌다. 미국의 병원에서는 2만4천불을 불렀다. 그는 곧장 캐나다로 갔다. 캐나다에서 치료비는 제로였다.

미국의사들은 캐나다 의료시스템이 형편 없다고 비난한다. 사회주의식 의료서비스로 환자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행생제 기다리다 죽는 경우도 있다고 겁을 준다. 그러나 어쨌든 캐나다는 미국인보다 3년 더 오래산다. 그리고 무어 감독이 급습한 캐나다의 어느 병원에서도 치료를 받기 위해 1시간 이상 기다린 사람은 없었다.

에릭은 영국여행 중 어깨가 나갔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치료비는 없었다. 치료를 기다리느라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았다. 어딘가 치료비를 받는 데가 있을거라며 너스레를 떨던 무어감독이 결국 찾은 곳은 돌아갈 차비가 없는 환자를 위한 교통비 지급소였다. 병원이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는 것이다.

미국에서 13년간 산 알렉스크루머씨는 종양에 걸려 프랑스로 돌아갔다. 알렉스는 프랑스를 18세에 떠났지만 프랑스는 아무 조건 없이 알렉스를 무상으로 치료해주었다.

미국이 틀렸다고? 초사이언 강대국 미국이? 현상만 보여주고 속사정을 어찌아냐며 토다는 사람들 있을까봐 무어는 이 현상들의 본질까지 설명해준다. 무어가 직접 대화를 나눈 전 영국국회의원 토니벤의 얘기는 인상적이다.


1930년대 시절엔 실업자 천지였습니다. 하지만 전쟁 중엔 실업자가 없었습니다. 독일놈들 죽이는 짓으로 전원 취업할 수 있다면 병원건설, 학교설립, 간호사나 선생 고용으로는 전원 취업 못할 게 뭡니까. 돈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 돈으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 않습니까.

(무어 :평범한 직작인이 빚에 몰리면 체제는 이득을 볼텐데요.)  맞습니다. 빚을 진 사람들은 희망을 잃고 절망한 사람들은 투표하지 않으니까요.(중략) 국민을 통제하는 길은 두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공포를 주는 것이고 둘째는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것입니다. 교육받고 건강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국민은 휘어잡기 더 어렵습니다.(중략) 저 사람들은 배워서 안되고, 건강해도 안되고, 사기충전해서도 안된다.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치솟는다'라고요.


무어감독이 말하는 미국사회는 토니벤의원이 우려하는 바로 그 사회다.

첫출근도 하기 전에 (학자금 대출로)빚더미에 올라앉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머슴으로 들어갑니다. 그 어느 사용자가 빚두르마기를 고용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말썽 없이 일만 할텐데요. 학자금 대출 상환 때문만 아니라 기업보험 때문에라도 여러분은 그게 보장되는 일이 필요합니다.


프랑스는 주 35시간의 근무다. 유급휴가는 5주인데 시간제 근무도 똑같은 휴가를 받는다. 대기업의 경우엔 8주에서 10주의 휴가라고 한다. 그런데도 프랑스인은 이런 현실이 못견디겠다며 끊임없이 시위를 한다. 심지어 경찰도 시위를 한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이런 말을 한다. "여기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 한다는 사실이예요. 반대를 겁내고 국민의 반응을 무서워해요. 미국은 오히려 사람들이 정부라면 옴싹달싹 못하잖아요."

영화가 끝나면 뺨에 뜨거운 눈물 한줄기를 느끼게된다. 처음에 그들의 처지가 안타까워 흘렸지만 끝날 때 쯤엔 그 눈물은 자신을 향해 있음을 느끼게 된다. 바로 우리가 영화가 안타까워 하는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현상과 본질에서 미국보다 더 하다.

변명의 여지는 없다. 대만도 하고 쿠바도 하는 무상의료다. 무상의료로 의료의 질이 나빠진 나라도 없다. 그런데 국민소득 2만불이 넘는 우리는 못하고 있다. 이건 국민소득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깊이 2미터의 수영장이 있다. 수영을 멈추면 몸은 가라앉기 때문에 물에 들어간 사람은 쉴새 없이 손발짓을 해야 한다. 경쟁을 멈추는 즉시 수영장의 사람들은 죽음의 위기 앞에 서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2미터 높이의 수영장에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 수영장의 바닥을 돌로 채워 1.5미터 깊이로 높여야 한다. 잠시 쉬었다고 죽지 않는 나라, 다시 재충전 해서 경쟁을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그러나 무상의료가 사람들을 더 나태하게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수영장의 깊이가 깊어야 경쟁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수영장이 깊어지면 확실히 증대하는 것은 공포다. 경쟁이 증대하고 활발한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이 원하는 건 사람들의 공포이다. 그러니까 진짜로 그들이 노리는 건 당당한 경쟁이 아니라 무산자의 비굴한 복종이다.

식코, 당신이 평생 봐야할 영화 5개가 있다면 그 중 한개임을 장담한다. 당신의 세계관을 바꿀 영화이다. 당신의 머리를 망치로 때리는 영화다.


Posted by 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