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mu 스튜디오 제공




7월 25일 천정배가 부산 민주공원에 왔습니다. 무슨 일 때문일까요? 10년 전 있었던 특별한 일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10년 전 바로 이날 천정배는 부산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을 했습니다. 이인제 대세론에 갖혀있던 당시 민주당 분위기에서 천정배의 노무현 지지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던 김정길 전 장관조차도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요청을 에둘러 거절했을 정도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분위기는 냉담했습니다. 이 일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진 단 한번의 빚으로 기억하고 있는 김정길 전 장관은 자신의 책 '희망'에 그 장면을 이렇게 적어놓고 있습니다.


노무현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좀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짐작키로는 그때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대통령에 대한 꿈을, 친구이자 동지인 내게 처음으로 밝히면서 도와달라고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명색이 친구이자 동지라는 내 대답은 좀 시큰둥했다. "노의원 당신이나 나나 부산에서 국회의원이라도 당선되었다면 모를까, 국회의원도 떨어졌는데 누가 찍어주겠소?" 
하지만 나는 그때 정말 지쳐있었다. 선거에 떨어지고 또 떨어지는 일에도 지쳤고 진 선거도 억울한데 재판까지 해야하니 더 지쳤다.

 

이날 천정배는 민주공원 참배 후 부산·경남 지역의 블로거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인사말에서 천정배는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 지지선언이 "저에게는 매우 중요한 날이라"면서 "10년전에도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별로 인정받지 못했던 냉소적이었던 길이었지만 홀로 갔고 결과적으로 그 길이 승리의 길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0년전에 가졌던 확신 이상의 확신으로 아주 쉬운 길, 아주 확실한 길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말로 자신의 정치적 의지도 내비쳤습니다.

천정배 의원의 지지를 받은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그 궁금증 천정배 의원에게 질문으로 던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만난 것은 민변에서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1981년 민변 창립멤버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게 도와달라고 따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후배가 노무현 캠프에서 일한다고 해 그 후배에게 “그 길이 승리의 길이다”고 말해주었죠. 그러던 차에 7월 25일에 문재인, 문성근씨 등이 한 모임에 강연을 와달라고 해서 흔쾌히 수락을 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일찌감치 지지를 해서 언론의 주목도 받았죠. 노무현 대통령은 제 지지선언을 듣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잘해보자 지금은 2명이지만 10명이 될거고 만명이 되고 수천만명이 될 거다... 옳은 길이 가장 넓은 길이다”



천정배 의원은 5공화국 당시 우수한 성적으로 사법연수원을 졸업했습니다. 그러나 전두환의 임명장을 받기 싫어 검사를 포기하고 변호사로 나섰다고 합니다.

천정배 의원에게 만약 대통령이 되면 전두환·노태우를 전직 대통령과의 만남에 초청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천정배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전두환·노태우를 용서했을 땐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합니다. "자기를 죽일려고 했던 사람들에게 조차도 완전한 화해와 용서"를 한 것으로 "이것이야말로 진짜 승리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나놓고 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면서 "전두환·노태우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독점탐욕세력, 전두환의 후예들이 아직도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다"며 "이것이 청산이 되지 않았는데 용서해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사 임명을 거부한 태생도 그렇지만 이명박 정권을 "확 죽여버려야 한다"거나 한나라당을 독점탐욕세력으로 규정한 최근 발언을 보면 천정배가 점점 노무현과 닮아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러다 2002년의 과정까지 닮는 건 아닐런지...


천정배는 내년 4월 총선에서 180석 이상의 압도적 승리를 이루고 대선에는 더블스코어로까지 이길 거라고 자신했습니다. 요즘 여권에 맞서는 기세로 볼 때 천정배의 자신감에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천정배가 부산의 노무현처럼 호남의 천정배가 될 수 있을지, 지지자들을 더 넓은 길로 이끌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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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오... 2011.08.07 15: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대되는 분중의 하나.

  2. 찬내 2011.08.08 08: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옳음을 저버리지 않는 것으로는 미약합니다.
    몸을 다 바쳐야 마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