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 그놈이다, 싸움하지마라, 도둑질하지 마라 지역(부산 남구을) 어르신들 만나면 딱 요거 3개 말씀하십니다."

박재호 후보의 말이 맛깔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머니 그놈이 그놈 맞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놈이 그놈이 아니고 두번 떨어진 그놈입니다."

첫 느낌은 점점 증폭되어갔다.


"삼세판인데 내가 니한테 이기야지 빛을 안보겠나 맞장 뜨자 기다렸죠... 김무성 백의종군한다데요. 그거 이순신 장군이 하신 말씀인데..."

이쯤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분 나꼼수 멤버로 들어가면 딱일 거라는.


박재호 후보는 말맛뿐 아니라 인식도 예리했다.


"서울은 부르면 된놈도 오고 안된 놈도 옵니다. 부산은 안될 놈은 안되니까 안옵니다."

지역주의의 폐해를 지적한 멘트 중에 이렇게 귀에 쏙 들어오는 말은 못 들은 거 같다.


"(재건축) 공약을 하라면 절대안합니다. 협의체 같은 거 만들어서 같이 해야죠... 대한민국에 이상득만 돈 가져올 수 있습니다."

박재호 후보는 인식과 행동도 일치시키고 있었다. 


"출판기념회는 남한테 피해주는 거 같아 안했습니다. 알릴 거 있으며 인터넷으로 편지 보냅니다."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을 정도면 인식과 행동이 많이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건 지역구 의원에 대한 박재호 후보의 인식이었다.

"지역구 의원의 역할이 뭡니까? 중앙에서 법을 만들고 지역에서는 억울하고 힘든 약자 이야기 듣고 그 법을 시뮬레이션 해보는 거거든요."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만날 때마자 지역에서의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냐고 물었다. 대부분 중앙정치가 중요하다는 식의 겉도는 대답만을 했다. 어떤 후보는 지역은 지방의원의 일이지 국회의원의 일이 아니라고 오히려 나를 훈계하기도 했다.

중앙의 일이 중요하다면 지역구 의원을 뽑을 이유가 없다. 법이 그래서 불가피하게 뽑는 게 지역구 의원이라면 지역민은 정치 이벤트에 들러리란 말인가? 

지역에서 시의원과 도의원의 역할이 있고 지역구 의원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은 서로 층위가 다른 것이다. 박재호 후보는 그 다른 층위의 역할을 딱 짚어내는 대답을 했다. 중앙에서 만든 법이 지역에서 실행될 때 어떤 결과가 나오고 어떤 충돌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박재호 후보의 말은 여태까지 만난 후보 중에 가장 정답에 근접하는 대답이었다. 


"나이드신분이 생각보다 유심히 지켜보고있습니다. 저게 진짜 할 놈인가 아닌가 보는 거죠."

이것도 박재호 후보의 말에 동의한다. 4년을 같이할 지역의 정치인을 뽑을 때 그냥 논리와 말로만 뽑아주지 않는다. 정말 와닿는 사람을 뽑는데 야당이 그동안 그런 정말 와닿는 운동을 했었는지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다.

박재호 후보는 앞으로 당선되면 선거사무실을 1층에 둘 생각이라고 한다. 언제라도 와서 따지고 항의할 수 있는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박재호 후보는 서거하시기 전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다음엔 내 이름 얘기하면 될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무슨 뜻으로 하신 걸까요?

갑자기 울컥하며 가슴이 뜨거워졌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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