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은 문재인의 출신지역과 학교 녹색은 안철수의 출신지역과 학교▲ 노란색 글자는 문재인, 녹색은 안철수의 학교와 집.

 

 

‘부산사람’ 문재인과 안철수, 어떤 집안에서 어떻게 성장했나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는 부산 출신이다. 두 사람은 대학 입학 전까지는 부산에서 유년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문재인 후보는 영도와 중·동구의 구도심권, 안철수 후보는 서면 신도심권의 학교와 집이 생활 영역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후 유명 로펌의 스카우트 제의도 뿌리치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안철수 후보는 자이안츠 야구 성적이 안좋을 땐 가슴 아파 못본다고 할 정도로 어쩔 수 없는 '부산 사람'이다.

 

부산 사람이지만 두 사람 다 부산에서 태어나진 않았다. 6.25 때 함흥에서 피난 내려온 문재인의 부모님은 전쟁 중인 1953년 거제도에서 문재인을 낳았다. 마침 세 들어 산 집 주인도 임신을 하는 바람에 한 집에 같이 낳을 수 없다는 속설 때문에 문재인의 어머니는 임시로 다른 집을 구해 문재인을 낳아야 했다. 피난살이 중 임신에 속설까지 겹쳐 문재인은 세상에 힘들게 태어났다. 문재인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문재인의 가족은 부산 영도로 이사왔다.

 

안철수는 196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안철수의 부친은 당시 군의관이었다. 의사가 부족해 제대를 시켜주지 않아 안철수 부친은 7년 6개월을 복무했다. 마지막 2년을 밀양에서 복무했는데 거기서 안철수를 낳았다. 안철수를 낳은 후 1년 뒤인 1963년 군을 제대한 부친은 부산 범천동에서 병원을 개원했다.

 

 

▲ 부산 범천동에 살던 안철수의 유아시절 모습



문재인의 부친은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편이었다. 고향에선 수재라는 말도 듣고 공무원 시험도 합격해 농업계장까지 했지만 피난 내려와선 사업에 실패한 후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원래 체질적으로 공무원, 교사에 맞는 데다 피난민으로 기댈 연고도 없어 가난을 헤어나오기 힘들었다. 그 때문에 어머니가 생계를 맡아 근근이 가계를 이어갔다.

 

반면 안철수의 부친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엘리트로 올해 4월까지도 병원을 운영해온 의사 출신이다. 의사 부모 밑에서 안철수는 경제적으로 별 어려움 없이 자랐다. 안철수의 여러 책에서 그의 부모님은 자상한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생계가 어려워 힘들어 하는 문재인 부모의 모습과 비교된다.

 

문재인이 학창시절 떠올리는 기억엔 주로 가난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6학년 때 월사금을 못 내 선생님에게 쫓겨났는데 같이 쫓겨난 아이들과 함께 집에도 못가고 만화방에 있다 나오다 마침 그 앞을 지나던 선생님과 맞닥뜨리는 바람에 실컷 두들겨 맞고 말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월사금은 2/3만 내면 나머지는 선생님이 가져가는 것이었다.

 

안철수도 초등학교 기억은 그리 즐겁지 않다. 가난하진 않았지만 안철수는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된 게 문제였다. 안철수가 학교에 가기 싫어할 정도로 아이들은 안철수를 괴롭혔다. 몸에 멍이 들어 돌아온 적도 있었고 심지어 어느 날은 어깨가 탈골되어 온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안철수는 어린시절 동물을 친구삼아 놀기를 좋아했다.

 

문재인과 안철수 둘 다 초등학교 때는 성적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둘 가운데 먼저 눈에 띄기 시작한 건 문재인이었다. 문재인이 중학교 입학할 땐 중학교도 입시제였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학생들을 늦게까지 공부를 시켰는데 문재인은 그때 자신이 공부를 잘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음악까지 외워서 시험을 쳤던 문재인은 결국 당시 부산의 최일류 중학교인 경남중학교에 당당히 합격했다.

 

 

▲ 부산의 명문 경남중학교 시절의 문재인



안철수는 대기만성형이다. 안철수는 스스로 자신이 공부를 아주 못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한글은 초등학교에서 익혔고 초등학교 성적표에서 받은 '수'라고는 자신의 이름 '철수' 뒤에 붙은 것 뿐이었다. 안철수의 성적은 중학교 때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서 부산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반에서 1등과 이과 전체 1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공부로 먼저 결실을 본 건 안철수다. 안철수는 1980년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 문재인은 71년 첫 대학입시에서 떨어졌다. 공부를 등한히 한 때문이었다. 문재인은 경남고 3학년 때 술과 담배를 배웠다. 여름방학 끝날 무렵엔 학교 뒷산에서 술마시고 담배 피다 당직 선생님에게 걸려 유기정학을 받았다. 그때 문재인은 '문제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문재인은 재수를 하고서도 후기에서야 경희대 법대에 72학번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문재인은 1972년 경희대 입학하면서 부산을 떠났다. 그리고 꼭 10년 뒤인 1982년 변호사가 되어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안철수도 1980년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부산을 떠났다. 그 후 부산으로 돌아오진 못했지만 부모님의 생일과 명절 때는 부모님이 계신 부산을 찾는다.

 

부산 사람들에게 이번 대선은 먼 얘기가 아니다. 영도 문재인과 범천동 안철수, 경남고 문재인과 부산고 안철수, 신선성당 사목회 여성부회장 아들과 범천의원 원장 아들의 대결이다. 이번 대선엔 부산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깨알같은 재미가 있다. 이런 역사에 흔치않는 재미를 부산에 주는 이유는 이 나라가 부산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사람들은 재미만 느낄 게 아니라 책임도 느끼면서 투표장에 들어서야 할 것 같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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