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이 대한민국을 접수했다. 어딜가나 애니팡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이 없다. 스마트폰 사용자 3000만명 중 2000만명 이상이 다운 받았고 매일 1000만 명이 이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 애니팡 이용자들은 하루 평균 1시간을 즐기는데 이는 우리나라 하루 평균 TV 시청시간 3시간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외신도 한국 내 애니팡의 열기에 대해 "한국인들이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할 정도다. 
 
이러니 '애니팡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전 국민을 중독시켜 야권의 대선을 방해하기 위해 준비한 게임이 바로 '애니팡'이라는 것이다. 음모론이 터무니 없긴 하지만 대선이 두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지금의 애니팡 열기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야권으로선 '바람'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 이슈가 폭발해야 하는데 이런 시기에 전국민이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 있으니 말이다. 
 
소문대로 '음모'는 없겠지만 정말 애니팡이 대선에서 야권의 최대 방해물은 아닐까? 필자가 애니팡을 들여다 본 건 그런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살펴본 결과 우려하는 것과 달리 애니팡은 오히려 대선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게임으로 대선의 열기를 빼앗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니팡은 잠재된 선거의 메시지를 게임 이용자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각인시키고 있었다. 애니팡이 보내고 있는 5가지의 '메시지'는 대략 이랬다.

 

 

 

 

첫째, 5년을 맡길 새 대통령을 뽑는다. 애니팡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하트다. 하트는 시간이 지나면 받을 수 있는데 5개까지 제한이 있다. 게임 이용자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5번 이상의 기회를 얻을 수는 없다. 이는 5년만이 주어진 우리나라 대통령 임기를 떠올리게 한다. 5개의 하트로 점수를 최대한 올려야 하는 애니팡 사용자처럼 다음 대통령도 국민이 준 이 5년의 임기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  
 
둘째, '747' 같은 허황된 공약을 거부하라. 애니팡 게임판은 가로세로 7개의 칸으로 이루어진 4각형인데 이를 숫자로 표현하면 가장 적당한 게 '747'일 것이다. 747은 '7% 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경제대국'을 의미하는 이명박 후보의 공약으로 허황된 '공약(空約)'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747 게임 판 안에서 가장 많이 터뜨리는 사람이 이기는 애니팡의 게임룰은 유권자들이 허황된 공약은 팡팡 터뜨려 없애버리라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셋째, 투표시간을 8시까지 연장하라. 투표시간 연장이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투표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투표일 당일 노동자들이 일하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때 직장 근무 등의 이유로 투표 못한 노동자의 비율이 40%에 육박하는 수치가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표시간 연장은 참정권 보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새로 게임을 하기 위해 하트를 받으려면 '8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애니팡의 게임룰은 유권자의 참정권을 위해 투표소에 투표함을 오후 '8시'까지는 놔둬야 한다는 한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넷째, 투표율은 70% 이상이 돼야 한다. 지난 대선 투표율은 63%였다. 지난 4.11 총선은 54%였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올해 대선은 60%대로 예상된다. 애니팡의 동물이 몇 마리냐고 물으면 대부분 6마리라고 답한다. 애니팡 초기화면에 6마리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나오는 동물은 7마리다. 초기화면이 틀린 게 아니다. 잘 보면 돼지 머리 위에 병아리가 한 마리 올려져 있다. 6마리로 보이지만 실제는 7마리인 애니팡의 동물 숫자는 60%로 예상되지만 그런 예상을 뛰어넘어 투표율 70%를 돌파해보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그렇다면 상당히 디테일한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다섯째, '3자 대결'은 터진다. 애니팡이 전하는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애니팡 게임룰의 핵심은 같은 동물 3마리가 한 줄에 모이면 터진다는 것이다. 지금 대선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세 명이다. 이 세 명이 모두 완주한다면 어떻게 될까? 3자 대결은 야권에 팡! 하고 터지는 죽음이다. 살기 위해선 문재인 안철수 둘 중 하나만 남아야 한다.
 
애니팡의 '메시지'가 대선에 과연 어떤 영향을 끼칠까? 투표시간은 오후 8시까지 연장될까? 야권 후보 단일화는 이루어질까? 그리고 투표율은 70% 이상 넘을까? 12월 19일 두고 볼 일이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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