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연하장입니다.

 

다 똑같아 보인다고요?

 

가운데 동그라미를 잘 보세요. 거기 들어있는 사진들이 모두 다릅니다.

 

연하장에 붙여진 그림이 다르다고 "세상에 단 하나 뿐"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 이건 어떤가요? 그 사진 속의 얼굴은 연하장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연하장을 보내는 사람이 연하장을 받는 사람들의 얼굴 사진을 붙여서 보내는 것입니다.

 

이제 이 연하장에 감히 "세상에 단 하나 뿐"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에 이의가 없으시겠죠? 

 

 

 

 

이 연하장은 노보텔엠베서도부산호텔 노동조합위원장이 조합원들에게 매년 보내는 것입니다. 노보텔은 부산의 해운대에 있는 호텔입니다. 해운대에서도 정중앙에 위치해 가장 전망이 좋기로 이름난 곳입니다.

 

이 특별한 연하장이 세상에 어떻게 나오게 된 걸까요? 노보텔 노동조합 편집부의 망년회에 객으로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마침 그 자리에 이 연하장을 고안한 전임 노조위원장이 계셨습니다. 그에게 들은 사연은 이렇습니다. 

 

 

사진이 너무 많이 쌓이는 거예요. 기록 보관용도 아닌데 말이죠. 이걸 조합원들에게 어떻게 전달을 할까 고민을 했죠. 그리고 당시 조합원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기대가 너무 없었어요. 조합원들 속으로 노동조합이 들어가는 방법이 뭐 있을까 그런 고민이 같이 결합하면서 만들어지게 된거죠.

 

 

노보텔의 연하장엔 실용과 전략 두가지가 녹아있다는 말입니다. 조합원들의 사진을 연하장에 붙여서 전달하는 건 실용이고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연하장으로 조합원을 감동시키는 건 조합원에 다가가는 노보텔노동조합의 기발한 전략입니다.

 

그러나 이 기발한 카드의 시작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처음엔 새로운 시도에 부정적이었어요. 노조 예산도 받을 수 없었죠. 직접 사서 만들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카드는 비싸니까 색지를 오려서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3-4만원 정도면 되더라구요. 집에 방구석에서 혼자 앉아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세련되지 못했었죠.(웃음) 카드를 받은 조합원들 감동이었다고 말합니다. 자기도 기억못하는 순간이 연하장에 찍혀오니까요.

 

 

노동조합위원장이었지만 예산을 승인받지 못했기 때문에 노조위원장과 사무국장이 매년 연말마다 직접 카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연하장에 조합원들이 감동하면서 몇년 뒤 예산도 승인받았습니다. 지금은 주문한 카드에 조합원의 사진을 붙이는 작업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연하장을 받는다면 참 행복할 겁니다. 노보텔 조합원들은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연하장을 매년 받는 사람들입니다. 망년회에서 본 노보텔 노동조합 사람들은 그래서 모두들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만약 이 연말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면 노보텔 노동조합의 연하장을 따라해보는 건 어떨까요? 부모님에게, 아이들에게, 배우자에게, 친구에게 그들의 사진이 붙은 연하장을 보내준다면...

 

노보텔 연하장을 보니 저도 내년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연하장을 보내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집니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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