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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2호선 장산역 승강장 끝부분이다. 터널을 지나서 지하철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곳으로 거의 터널이나 마찬가지인 지점이다.


굉음을 내고 달리는 지하철이 승강장에 진입하는 곳이다 보니 소음은 말도 못한다. 지하철이 승강장에 진입할 땐 바람도 폭풍처럼 몰아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바람이 터널에 쌓인 온갖 먼지들을 같이 몰고 온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스크린도어가 자살방지용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승강장 스크린도어는 터널 내 먼지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스크린도어도 없는 역에서 터널이 시작되는 이 지점은 공기가 나쁘다는 지하 승강장에서도 가장 열악한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기 우측 문에서 사람이 나온다. 이 황폐한 공간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지하철을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다. 이 공간은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 쉬는 침실이다. 아주머니들은 여기서 자고 일어나 새벽 열차를 청소한다. 





굉음에 온갖 먼지가 날리는 지하철 승강장은 사람이 살아서는 안되는 공간이다. 애초 승강장을 설계할 때 그런 공간을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 곳에다 억지로 패넬 몇장으로 막아놓고 침실이라고 부르고 사람이 살게 한 것이다.






딱 봐도 결코 침실 같지 않다. 천장에는 시커먼 먼지가 붙어 있고, 도색이 바랜 벽면은 얼룩과 때로 쩔어 있다. 전동차가 지날 때면 바람에 틈새 곳곳에서 먼지가 들어온다. 아주머니들은 자고 일어나면 목은 칼칼하고 머리는 띵한 게 고통이 이만 저만 아니라고 하소연한다. 





저 공간에서 사람이 나오는 걸 보고 맘이 불편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장산역을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에게 괜히 미안한 맘이 들 것이다. 시민들의 맘을 불편하게 만드는 청소 아주머니들의 침실 하루라도 빨리 옮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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