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일렛 또일렛."


나이가 70은 넘어보였다. 동행들을 보니 중국이나 대만계 관광객 같았다. 


노점에서 장사하는 분에게 화장실을 물어보는 걸 보니 사정이 급했나 보다. 그런데 노점상의 대답은 차가웠다. 듣자마자 조금의 주저도 없이 "없어. 없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노점상의 표정과 손짓을 보고 뜻을 알아차린 할아버지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걸음을 천천히 옮겨 그 자리를 떠났다. 


노점상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하루 종일 장사를 하면서 자신은 화장실 갈 일이 없을까? 분명 근처에 이용하는 화장실이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도 그 점을 생각해서 노점상에게 물어본 걸고. 그런데 없다고 하니 할아버지도 나처럼 의문스럽고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예전부터 남포동에서 느낀 것 중 하나가 노점상인들이 참 불친절하다는 거다. 손님을 맞이한다기 보다 사나 안 사나 지켜보는 느낌이다. 만약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였다면 다급하게 화장실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그냥 없다고만 할까? 그 노점상의 태도는 자신의 물건도 안 사는 사람에게 시간을 뺐기기 싫다로 보였다. 


그 외국인 할아버지가 화장실을 못찾은 데엔 부산시의 책임이 가장 크다. 광복로 곳곳에 공중화장실을 만들었다면 그 노점상이 친절하게 외국인 할아버지에게 화장실을 가르쳐 줄 수 있었을 거다. 자신도 이용하기 쉽지 않은 화장실이니 외국인에게 안내하기 곤란했을 수도 있다. 


화장실을 만들지 못했으면 광복로 상인들과 협의해서 화장실을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노점상인들에게 외국인이 화장실을 물어보면 협의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안내하라고 교육할 수도 있다.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길을 빌려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니 그 정도 책임감은 가지고 있다.  


부산시는 원도심 개발이다 하면서 광복로 일대에 수백억의 돈을 투자했다. 그리고 국내외에 광복로를 부산의 관광지로 소개하고 관광객을 불러들였다. 그런데 그 많은 돈이 어디로 갔길래 광복로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화장실도 못찾아 헤메게 만들까? 화장실 같은 기본적 편의시설도 갖추지 않은 곳을 관광지로 소개하고 있는 건가? 부산시가 기본부터 챙겼으면 한다.  


* 외국인 할아버지가 화장실을 못찾은 곳은 대각사 뒤편 노점상들이 자리잡은 그 일대입니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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