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부터 이번 총선 압승을 예상해왔습니다. 그냥 낙관론자라서 그런 건 아니고 제 나름의 근거를 만들어(?) 그 위에서 압승론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번 주장했는데 또 한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진보가 숫적으로 이미 앞서고 있습니다. 세대의 정치적 시각은 대체로 87년 이전과 이후로 갈립니다. 그 이전을 박정희 세대라 하고 이후를 전 노무현 세대라 생각합니다. 박정희 세대가 점차 나이 들면서 줄어들고 노무현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캐스팅보드가 40대에서 50대 이젠 50대 후반으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보수와 진보가 역전된 그 분기점을 전 2012년으로 봅니다. 당시 선거에서 보수가 이겼습니다. 그런데 당시 보수는 박근혜를 중심으로 지독하게 결집했습니다. 만약 박정희 세대의 아이콘인 박근혜가 아니었다면 보수가 졌을 수도 있는 선거였습니다. 그러나 박근혜가 임기를 마쳐가고 박정희 세대도 더 이상 숫적 우위를 결집력만으로 카버하지 못하자 여론의 지형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말 탄핵 여론은 박근혜에 대한 분노도 있지만 이미 숫적으로 보수를 압도한 진보가 여론을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민주당의 이전 지지층을 완전히 복원했습니다. 김대중 정부까지 호남은 민주당의 지지층이었습니다. 그런데 참여정부가 시작하면서 열린우리당은 급속히 진보화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호남사람들이 민주당에 대해 이념적으로는 괴리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느슨해진 호남의 결집력은 수도권에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에서 호남 출신 지지자들을 토대로 우위를 점했던 민주당이 2008년 선거에선 참패했고 그 이후에도 열세에 있다 2016년에야 다시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민주당이 다시 호남 지지층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호남의 보수적 지지층을 잡아둘 수 있는 메시지를 계속 던졌기 때문입니다. 인권과 페미니즘 등 진보적 가치를 앞세우던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호국과 국방 등 보수적 메시지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호남의 보수층 마음이 풀렸습니다. 이념적 거리감이 해소된 이들이 미통당에 표를 줄 이유는 없습니다. 다시 민주당에 돌아왔습니다. 이들이 돌아온 데엔 사실 안철수의 도움도 있었습니다. 안철수를 통해 다시 정치적 기대를 가졌는데 문재인 정부는 이들을 민주당에 안착시켰습니다.

이런 두가지 구조적 요인을 토대로 저는 작년부터 이번 총선 민주당이 이긴다고 예상했습니다. 이런 강력한 토대를 믿고 있었기에 낙관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구조만으로 선거를 이기는 건 아니죠. 아무리 무기와 병력이 좋아도 지휘나 전략 등 실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면 지죠.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과거 진보의 그 열악한 구조에서 탁월한 전략과 전투력으로 승리를 만든 것입니다. 그러므로 2020년 보수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선거는 구도와 인물 싸움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선거 때 열린우리당으로 출전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했답니다. "당신들은 열심히 싸워라. 구도는 내가 만들어주께" 그렇게 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만든 구도가 바로 탄핵이었습니다. 물론 탄핵 당할 걸 예상하진 못했을 겁니다. 그런 대립 구도 속에서 선거를 치를려고 했던 거죠. 어쨌든 극단의 구도가 만들어졌고 열린우리당은 승리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구도 전략이 제대로 먹힌 거였죠.

2020년 총선에서 구도는 어떻습니까? 저들이 들고 나온 게 문재인 심판입니다. 이게 여론에 전혀 먹히고 있지 않습니다.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코로나가 아니라도 먹힐만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들 유튜버와 그 시청자들에게나 먹히는 거였죠. 오히려 지금은 코로나로 선거구도가 여권에 엄청나게 유리해졌습니다. 야당이 주도해야할 선거구도를 오히려 여당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인물도 그렇습니다. 미통당엔 인물이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누가 황교안을 위해서 투표장에 나오겠습니까? 2012년 총선은 박근혜라는 인물 때문에 진 거였습니다. 박근혜를 살려야겠다는 보수 층과 어머니들이 총선에 대거 참여했죠. 미통당엔 그런 인물이 지금 없습니다. 반면 민주당엔 이낙연이란 강력한 인물이 있습니다. 인물도 좋은데다 호남에서 20년만에 나온 유력 대권 주자라 호남 지지층을 강력하게 결집시킬 수 있습니다.

구조적으로도 우리가 이미 앞서고 있는 선거입니다. 그런데 선거전도 우리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입니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질 이유를 어떻게 찾을 수 있겠습니까? 샤이 보수가 이 모든 승리의 요인을 뚫고 갑자기 나타날까요? 그걸 기대하는 놈도 그걸 두려워 하는 사람도 웃긴 거죠.

저는 무당 때려잡는 식으로 낙관론을 말한 게 아닙니다. 그동안 지켜본 선거를 분석해서 내린 결론입니다. 이 결론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맞아왔습니다. 이번에는 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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