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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는 왜 떴을까? 그걸 알기 위해 굳이 한국의 특수성까지 뒤질 필요는 없다. 보편적인 잣대로 봐도 한류의 대박은 이유가 있다.

첫째, 저변이다. 오징어게임 이전에 넷플릭스에서 가장 뜬 작품은 브리저튼이다. 브리저튼은 영국에서 만든 영어권 드라마다. 영어는 언어 인구로는 세계 3위지만 실질적 문화 소비력으로 가장 저변이 넓은 언어다. 세번째 흥행작 종이의 집은 스페인 작품인데 스페인어는 세계 2위의 언어인구를 가지고 있다. 네번째인 뤼팽은 세계 15위 언어인구를 가진 프랑스 작품이다. 현재 1위인 오징어게임의 한국어는 프랑스어보다 한 단계 위인 14위의 언어인구를 가지고 있다.

둘째, 저력이다. 한국이 서구 문명의 모범생이라서 한류가 두각을 나타냈다고 하는데 이건 반쯤 맞는 말이다. 문화란 건 배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선진문화를 흡수할려면 그에 대응되는 자체적인 문화가 존재해야 한다. 한국에는 서구 문화에 대응되는 우리만의 예술과 서사 학문 등이 존재했다. 그 바탕이 있었기에 반성할 건 반성하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 21세기 한국만의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화적 저력을 만드는 건 시간이다. 한국은 2천년 전부터 국가를 형성하여 한국만의 것을 만들어왔다. 전 세계 수백개 국가가 있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그 나라만의 정체성 있는 문화를 형성한 나라는 많지 않다. 1천년을 준다해도 손에 꼽을 정도다.

셋째, 민주주의다. 아무리 저변이 넓고 역사가 오래되어도 민주주의가 없으면 문화적 저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수천년 역사에 세계 1위 인구인 중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어떤지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런 기준으로 국가들을 꼽아보면 몇 개 없다. 먼저 5천만 이상 언어인구를 꼽아보면 중국, 스페인(아르헨티나 등 남미 대부분 나라), 미국, 영국(호주, 캐나다, 남아공), 인도, 브라질(포르트칼어), 인도네시아, 일본, 러시아, 타이, 터키, 한국, 프랑스, 독일, 베트남, 이탈리아, 이란, 이집트(아랍어) 등이 있다. 그런데 같은 언어권의 나라들은 큰 국가에 포섭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해서 정리하면 중국, 미국, 영국, 인도, 브라질, 일본, 러시아, 타이, 터키, 한국, 인도네시아, 프랑스, 독일, 베트남, 이탈리아, 이란, 이집트 등 20여개 국가 정도 들 수 있다. 여기서 다시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고 민주주의가 작동한다 볼 수 있는 나라만을 추리면 미국, 영국, 인도, 브라질, 일본, 터키, 한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10개 국 정도다.



더 추려보자. 사실 유럽과 북미는 하나의 문명권으로 미국에 의존적인데 그래서 독일이나 이태리가 두각을 나타내기도 힘들지만 그렇다 해도 독일류니 이태리류니 해서 특이한 현상으로 다뤄질리도 없다. 한류 같은 압도적 현상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 서구가 한류에 주목하고 긴장하는 것은 서구 문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구 문명 외의 나라들만을 묶어본다면 인도, 브라질, 일본, 터키 한국 5개 나라 정도다.

이들 5개 나라만 놓고보면 어디가 가장 엔터테이먼트 전망이 좋을까? 브라질은 민주주의나 국가적 안정성 그리고 국가적 정체성을 쌓을 시간이란 점에서 당분간 힘들 거 같다. 터키도 글로벌 문화를 주도하기엔 제약이 많다. 갈라파고스 일본도 지금은 아닌 거 같다. 그렇게 빼니 인도가 남는다. 오징어게임이 가장 늦게 1위한 나라가 인도인 이유를 알 것 같다. 현재 할리우드 외 가장 뜨는 문화권이 인도 발리우드와 한류다.

한류는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적지 않은데다 역사도 오래되었다. 그 바탕 위에 외래 문물을 주도적으로 받아들여 한류를 만든 것이다. 앞으로 역사가 더 쌓이고 민주주의가 글로벌로 더 확대되면 베트남류도 나오고 타이류도 나오고 이집트류도 나오고 할 것이다. 국뽕이니 뭐니 자책 같은 거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이 시대 한국에서 태어나 한류를 맘껏 즐기면 될 일이다. 대한민국 5천년 역사상 가장 운 좋은 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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