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대체 손익분기점환율은 얼마인가?


조사기관

시기

손익분기점

수출불가능

무협

2002년 12월

1305

·1258

설문조사

2003년 10월

1202

1174

무협

2004년 11월

1129

1100

기업은행

2005년 1월

1115

1005

산업연구원

2005년 2월

1083

999

상공회의소

2005년 2월

1113


무협

2005년 12월

1057


기업은행

2006년 1월

1025

930

무협

2006년 2월

983


상공회의소

2006년 4월

985

907

산업연구원

2006년 4월

1012

928

한국수출보험공사

2006년 4월

961


삼성연구소

2006년 5월

854



위 표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수출기업들의 설문조사에 의한 환율의 손익분기점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기업들은 2002년 연말 1305원 이하엔 손해보고 파는 것이라 했고 1258원 이하에선 수출을 포기하겠다는 절망적 심경을 토로했다. 그런데 이후의 설문조사에서 이 수치는 환율의 하락과 함께 점점 내려가더니 2006년 4월에는 손해보고 판다는 가격이 961원까지 내려왔다.


어떻게 된걸까? 손해보고 판다는 가격뿐 아니라 수출 불가능하다는 지점이 한참 지났는데도 대한민국 수출기업들이 수출 포기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수년간 수출은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고 올해는 3000억불을 넘어서는 경이적 실적을 달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무슨 미스테리 판타스틱한 일인가.


도대체 손익분기점 환율은 얼마일까? 여기에 대해 올해 5월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간된 <원화강세와 상장기업 손익분기점 환율> 보고서가 솔직하게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그간 이해당사자의 주관이 개입된 기업들의 설문조사에 의해 발표된 환율이 아닌 객관적으로 분석한 해외영업수지를 제로(0)로 만드는 지점의 환율을 제시하는데, 그 환율은 961원에서 또 100원이나 더 내려간 854원이다.


이쯤되면 양치기 소년이 생각난다. 3년 전 환율이 1300원 밑으로 가면 늑대가 나타난다고 그렇게 난리를 치던 수출기업이 다시 올해 4월엔 960원 밑으로 가면 이젠 정말 늑대가 온다고 또 난리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늑대가 나타날 수 있는 지점은 854원이하이다. 그것도 친기업적일 수밖에 없는 삼성연구소의 보고서에 의존한 자료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기업들의 환율 거짓말을 폭로하기 위해 보고서를 낸 것은 아니다. 사실은 환율환경이 더 나빠졌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2006년부터 실질적인 원화고평가시대에 접어들었고 기업의 손익분기환율 적응능력이 저하되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실제손익분기점환율과 실효환율 등의 자료를 사용하였는데 이 자료들은 삼성연구소의 연구를 뒷받침하기도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수출기업의 이기적인 환율주장의 허구성도 밝혔다. 실제손익분기점은 기업의 설문조사에 의한 환율과 크게는 200원까지 차이남을 보여 그것이 자의적이고 엉터리임을 밝혔고 실효환율은 기업들이 그간 저평가된 원화로 얼마나 이익을 누렸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미 손해보고 팔고 있다” “기업의 70%가 적자에 직면했다” “절망상태로 내몰리고있다”며 으름장을 놓던 2002-2005년 시절 위 표에 나온 것처럼 한국은 경쟁국보다 10-20% 이상의 저평가 상태였다. 우리가 손해볼 정도면 그 쪽은 망해서 사라지는 지경이었는데 수출기업은 엄살을 떨었던 것이다.


수출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을 우리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도 모자라 걱정까지 하며 살았다. 우습게도 그들 맘대로 내놓은 설문조사의 수출포기환율을 인용하고 그 수치에 근거해서 토론까지 한다.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인터넷에서 만난 ‘외환가’님은 이런 수출기업가들을 두고 ‘수출권력’이라 비판하며 이런 얘기를 했다.    


<단순한 이익집단이 주장하는 바가 성경말씀처럼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그들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저는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집단은 언론도 아니고... "수출권력"이라고 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국민을 먹여살린다는 식의 도덕적 정당성을 완전히 선점하고, 시민들을 세뇌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뭔 흰소리를 해도 다 먹히는, 그리고, 정권교체도 안되는 권력입니다. 사실은 어떤 때는 먹여 살리고, 어떤 때는 굶겨죽이기도 하는 권력일 뿐임에도...>

 http://www.skepticalleft.com


정말 수출을 많이 하면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걸까 유럽의 나라들은 가능한 고환율이 국민의 복지와 경제에 좋다며 싼 수입품으로 사쓴다. 그런데 비싼 석유와 수입품으로 수출기업을 위해 희생하는 우리는 나중에 무언가 보답을 받는 것일까? 우리가 낮은 환율에 희생하면서 수출기업들에게 고맙다는 소릴 한번 들은 적 있었던가? 오히려 기업 안도와준다고 호통만 들었던 건 아닐까? 


수출3000억불 시대에 수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과연 한국이 아직도 수출을 최고의 선으로 대접해야 하는 그런 나라인지 수출기업의 환율손익분기점 엄포에 벌벌 떨어야 하는 그런 나라인지 ...


11월30일 수출의 날 양치기 소년들은 자신들에게 박수치라고 할 것이다 박수치기 전에 반드시 물어보자 늑대는 언제 오냐고.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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