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최근 자사에 대한 몇가지 의혹에 대해 공지문을 띄웠다. 공지문에서도 밝혔듯 직접 대응하는 일이 거의 없는 네이버로선 이례적인 일아다.

많이 억울해하는 것 같다. 자신들은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데 그걸 사용자들이 몰라준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치우치지 않았다는 것은 데이타상 맞다. 많은 네티즌들이 네이버의 친여성향에 분통을 터뜨리지만 그것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적은 없다. 느낌은 맞는데 그 느낌을 뒷받침할 데이타가 없다.
 
이건 그들이 외면상 공정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똑같은 편집 기준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시킨다.

문제는 편집의 치우침이 아니라 편집기준이 드러내는 지형이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기준은 일면 공정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수위와 범위에 따라 특정세력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지형이 나타날 수 있다.

뉴스 편집에서 공정성의 수위를 아주 좁히고 높인다면 누가 유리할까? 다양하고 많은 의견이 제약받음으로써 상대적으로 비판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세력에게 유리할 수 있다.

지난 대선 네이버는 정치기사에서 댓글을 못달게 하는 조치를 취했다. 공정성의 수위를 좁히고 높인 조치다. 일면 어느 기사에도 달 수 없기 때문에 공정한 듯 보이는 이 조치는 실제 비판의 소재를 많이 제공하는 한나라 대선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게 정론이다.

네티즌이 분통을 터뜨리는 문제는 바로 이 범위와 높이의 문제이다. 네티즌은 네이버가 이 범위와 높이를 특정정치세력에게 유리하게 조정하는 것을 느꼈고 그에 대해 반발하는 것이다.

네이버가 건방지게 그 범위와 높이를 조정해서 공정성을 만들려 노력할 일이 아니다. 네이버는 공정성에서 손을 떼고 다양한 의견들과 내용에 최대한 열어주는 것에서 그쳐야 한다. 지금 문제는 네이버가 그 이상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솔직히 네이버가 말하는 공정성은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특정정치세력의 눈치를 보는데서 비롯된 공정성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네이버의 공지는 전체적으로 본론보다 각론에 치우쳤다. 네이버는 정작 중요한 뉴스편집에 대한 문제는 자세한 해명을 하지 않고 최근 떠돌고 있는 '자신있는' 의혹에 대해서만 열심히 해명했다. 그런 각론이 해명되면 본론의 뉴스편집도 자연 해명된다고 생각하는건가. 이런 건 현정부의 꼼수와도 좀 닮아보인다.

공지의 태도에도 문제가 많다. 사죄하는 듯 하면서 짜증을 부리고 네티즌을 질책까지 한다.

공지에서 네이버는 "네이버에 대한 오해가 오해를 낳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건 개탄이다. 오해가 오해를 낳는 현실에 대한 개탄이다.

대단하다. 감히 고객을 향해 개탄의 목소리를 날리다니. 하고싶은 말이 있어도 꾹 참고 고개 숙이는 보통 회사의 공지문과는 확실히 다르다. 할소리는 하는 것이다. 자기들도 많이 참았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자꾸 오해만들래 하면서 네티즌을 질책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말도 했다. "정치적 편향을 경계하다보니 요즘처럼 한목소리가 큰 힘을 얻을 때 반대 목소리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쯤되니 이제 말문까지 막힌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국민적 여론을 네이버는 "한목소리가 큰 힘을 얻"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다른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란 말이다. 미국소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미국소찬성하는 사람도 있어 양쪽 목소리에서 공정성을 기하다보니 편향적으로 비쳐진 점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국민적 여론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나? 광우병소고기가 싫다는 국민적 여론을 두고 한목소리가 힘을 얻는 상황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다른 목소리는 이 상황을 참고 지켜보고 있다는 걸 말하는 건가?

이 비슷한 말을 누군가 했다. 엇그제 돌아온 이문열씨는 촛불시위에 대해 침묵하는 다수가 동조해주었기 때문이라는 다소 위험한 발언을 했다. 이건 촛불시위 여론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의 여론이 모두인 것처럼 까불지 말란 의미가 내포된 말이다. 네이버 공지문의 "한목소리가 큰 힘을 얻은 때"란 말도 이문열씨의 얘기와 상통하는 부분이 분명있다. 네이버가 네티즌에게 '다른 목소리도 있는 걸 아셔야죠.'라며 은근히 겁을 주는 느낌은 나만 느끼는 걸까?

네이버는 87항쟁도 한목소리가 힘을 얻은 때라고 말할 수 있나? 5.18항쟁이나 4.19의거도 한목소리가 힘을 얻은 때라고 말할 수 있는가. 네이버 당신들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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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소리로 힘을 얻는 사람들. 그럼 다른 목소리는?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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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첨삭지도 2008.06.13 15: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네이버의 입장을 밝힌 글에서 '한목소리가 큰힘을 얻을 때'라는 문장은 저역시도 매우 분노했던 부분입니다. 관련한 글 트랙백 할 수 있도록 할게요 ^^

  2. 저도 네이버 탈퇴 2008.06.14 17: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했습니다.

  3. 포리 2008.06.17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네이버 이용자가 확 줄었더군요.
    그래도 전 네이버를 사용하긴 하는데... 다음에 더 자주 들어오게 되네요.
    네이버가 편협적인 성향을 띄는건 둘째치고
    포털사이트 운영방식자체가 잘못된듯합니다.
    다음은 아고라와 블로거뉴스를 통해 핫이슈에 민감하고 다양한 정보와 의견들이
    공유될수 있는 컨텐츠가 많은데 비해 네이버는 스포츠쪽만 활성화 되었지
    그외에는 소통할수 있는 공간이 없는듯합니다.
    광고가 너무 심하게 늘어난것도 단점인거 같구요.
    네이버도 나름 장점이 있고, 그동안 저에게 편리한 환경을 제공해주었기에
    한번에 외면해버릴수는 없지만 이런식이라면 사용자는 점점 줄어들거같아요.
    그래도 아직까진 꿋꿋히 잘 견디고 있지만요.

  4. 사람이하늘이다 2009.07.03 05: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다음 아고라 진성호 의원 사과 관련 글 작성 중 내용 일부를 퍼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