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주춤거린다.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네이버뉴스 페이지뷰가 다음에 뒤지기 시작했고 그 차이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블로그도 지난 1년간 네이버는 15% 정도 성장했고 다음은 42% 성장했다. 다음이 올해 인수한 티스토리와 합산하면 이미 네이버가 다음에 뒤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런 네이버의 위기에 대해 고소하다는 반응이다. 뉴스편집을 특정정당에 유리하게 편집하고 정치기사 댓글막기로 인터넷 여론을 차단한 네이버의 자업자득이라는 얘기가 많다. 네이버의 정치적 편향성은 지난 몇년간 네티즌들 사이에서 줄기차게 지적되었다.


블로거들, 저널리즘이 부족합니다.
블로거저널리즘은 끝장 저널리즘
기자, 운전만큼만 하면 된다.

 

이런 비판들에 대해 네이버는 뉴스편집에 어떤 정치적 편향성도 없다고 주장한다.

네이버뉴스편집은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기 보다는 논란성 뉴스를 꺼린다는 느낌이다. 대선을 맞아 메인뉴스가 더 건조해졌음을 느끼는데 이는 민감한 시기에 정치세력의 시비로부터 벗어나려는 조치인 듯하다. 결과적으로 특정세력에 유리해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자세는 조심스럽다 할 순 있어도 편파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편향성의 혐의를 벗었다고 좋아할 건 없다. 네이버가 피할 수 없는 더 버거운 비판이 있다. 네이버는 비겁했다.

네이버는 한해 수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인터넷 최고의 선도기업이다. 선도기업은 돈 많이 버는 걸로 끝이 아니다. 선도기업으로서 역할과 책임도 해야 한다. 인터넷 선도기업이라면 인터넷에 대한 책임과 역할이 있다. 누군가 부당하게 인터넷을 공격하고 터무니 없는 요구로 온라인을 위축시키려 한다면 그에 맞서 인터넷을 보호해야 했다.  

그런데 네이버는 어떠했는가. 선도기업으로서 인터넷을 보호하기보다는 몸을 사렸다. 댓글을 막고 논란성 뉴스 편집을 삼가면서 정치권으로부터 그만하면 됐다는 시그널까지 받았다. 선도기업이 선도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저버리고 논란의 현장에서 도망 가버린 것이다. 

인터넷 맏형이 사라지자 그 뒤에 있던 군소인터넷업체와 네티즌들이 공격에 그대로 드러나 버렸다. 미디어몹, 판도라티브이, 올블로그 등 작은 인터넷 업체들이 선거법에 항의하고 네티즌과 블로거들이 경찰서에 불려가면서 선거법에 대한 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네이버가 앞장서 해야할 싸움을 이들이 대신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네이버가 도망가지 않았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많이 나았을 것이다. 여론의 한축이었던 네이버가 댓글막기와 도피성 뉴스편집으로 여론을 차단하므로써 인터넷의 여론 파워가 줄어들고 인터넷 공격자들의 여론부담이 덜하게 된 것이다. 네이버는 네티즌을 보호하기 위해 댓글을 차단한다고 했지만 그 차단된 여론때문에 인터넷은 힘을 잃고 오히려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

얼마전 네이버가 다시 댓글 쓰기를 가능하게 했다. 대통령선거까지 닫겠다던 댓글을 약속을 깨고 열었다. 이제와서 여론도구를 돌려준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선거법의 공포에 인터넷 여론을 규합할 사람들도 사라진 상태다.

네이버는 항상 미디어성을 부정한다. 자신들은 결코 미디어가 아니라고 한다. 개가 웃을 일이다. 아마 그러니 댓글차단이라는 어이없는 행동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들이 미디어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인터넷은 미디어가 아니란 말과 같다. 하지만 인터넷은 미디어다. 인터넷은 미디어인데 네이버는 미디어가 아니라고 한다면 네이버가 인터넷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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