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악은 그대로다. 아바의 노래들은 여전히 신난다. 마음도 음악에 맞춰 신난다. 그 리듬, 그 멜로디의 느낌은 예전과 똑같다. 몸도 괜찮다. 침대 위에서 다리를 쫙쫙 펴고 뛸 수 있다. 딱 하나 외양만 그때와 다르다. 주름진 얼굴과 처진 신체 부위들이 젊음 속에서 그들을 구분한다.

"엄마가 뿔났다"에서 김혜자는 자기의 정신세계가 10대 그대로라고 말한다. 그게 문제다 외모는 늙어가는데 마음이 따라가지 않는다는 거. 세상은 그녀들의 외양을 보고 기능과 정신을 규정하는데 그녀들은 외부에서 기대하지 않는 10대의 정신과 의외로 여전히 활동적인 몸을 가지고 있다.

영화의 본색은 '댄생퀸'을 부르는 장면에서 드러난다. 메릴스트립과 그의 친구들이 앞장서고 뒤로 섬의 중년여성들이 뒤따른다. 쓸던 빗자루를 던지고 두른 행주를 벗어던지고 댄싱퀸에 맞춰 수십명의 여성들이 몸을 신나게 흔들어댄다. 맘은 늙지않았고 몸의 기능도 여전히 활발하다는 걸 수십명의 중년여성들이 몸소 보여준다.

몸과 마음의 부조화, 이 걸 어떻게 해결할꼬? 활동적인 중년여성을 비추는 카메라에 긴장감이 흐르는 것은 그녀들이 사고를 칠 가능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헉 엄마가...'하는 긴장감이 그녀들 실루엣위로 흐른다. 그런데 메릴스트립과 그의 친구들은 좀 더 나이 들었다. 감독이 사고 걱정 안하고 볼 수 있는 안정된 영화를 바라기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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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딸의 결혼은 앞둔 도나(메릴스트립)는 20년 전 같은 시기에 세명의 남자와 잠을 잤다. 그중에 한명이 소피의 아빠다. 아빠가 누구인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마지막에 소피는 세명의 아빠로 추측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혼 취소를 선언한다. 그러고선 신랑이 될 사람에게 사랑한다며 진한 키스를 한다. 맘마미아는 결혼제도를 부정한다.

결혼제도가 사라지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사랑에 대한 책임은 없어지고 섹스에 대한 커트라인은 낮아질 것이다. 소피의 엄마처럼 섹스의 상대를 너무 신중히 고르지 않을 것이고 이성에 대해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낮아질 것이다. 사랑은 그렇게 고통받거나 부담스런 감정행위가 되지않을 것이다. 유쾌한 시간은 더 많아지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느끼게 될 것이다.

섹스와 사랑에 책임과 신중함을 요구한 것은 임신 때문이다. 여자로선 같이 아이를 키워야할 배우자가 있어야한다. 같이 키우다보면 어느새 평생을 같이 하게 된다. 대개의 사랑이 결혼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상대의 재력과 외모는 신중히 선택된다. 등급을 매기고 가능성을 살핀 후에 상대를 받아들였다. '사랑=결혼'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주 이성적으로 소비되었다. 사랑의 환상은 소설이나 영화관이나 포르노에서 대리만족했다.

지금은 섹스에서 임신을 차단할 수 있고 실수했을 경우에도 되돌릴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선진국의 경우엔 임신이 선택이 될 수 있을만큼 육아복지가 잘되어있다. 섹스와 사랑에서 임신이 별 고려사항이 못되는 시대다. 결혼제도의 필요성도 의심받고 있다. 공동체의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육아복지만 좀 더 강화된다면 여자들이 남자와 함께 애를 키울 이유를 못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세상에 섹스와 사랑을 생산할 수 있는 사람은 넘쳐난다. 그러나 결혼제도는 이 섹스와 사랑을 1인에게 1개만 생산하도록 강요했다. 결혼제도 때문에 섹스와 사랑의 자원은 공급이 제한되었고 이 제한된 생산물을 차지하기 위해 세상에 사랑의 전쟁이 벌어졌다. 그 전쟁으로 실제 사람이 죽고 진짜 전쟁이 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소피의 엄마처럼 동시에 3개의 사랑을 만들 수 있는 게 사람인데 왜 그 생산력을 제한한단 말인가? 그 생산물을 누리면 될일인데 말이다.

맹세를 하지않고 사랑을 얻는다면, 섹스와 사랑의 커트라인이 낮아진다면 세상은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쉽게 생각하자 일단 외모가 좀 딸리는 남녀도 섹스를 쉽게 누릴 수 있다. 섹스에 대한 사회적 비난과 책임이 없어진 이성상대가 파트너에 크게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우스개로 좋은 여자와 남자 만나기 위해 공부한다는 말을 한다. 그게 반은 맞는 말이다. 만약 남녀가 사랑을 하기 좀 더 쉬워진다면 경쟁의 고통은 반은 덜어질 것이다.

내 여자, 내 남자를 독점하지 못함에 괴로움이 더하지 않을까? 그럼 딴 남자 딴 여자 만나면 되지. 널리고 널린 게 여자고 남잔데 먼 걱정인가. 지금보다 더 잘 주고 더 느낄 수 있는데 말이다.



디제이페스티벌에서 찍은 장면이라는군요. 한국에도 이런 장면이 가능하네요. 좋네~~
Posted by 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