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직 대통령의 토론 웹사이트 개설 유감


오늘(20일) 한겨레신문 사설이다. 노무현대통령이 최근 개설한 토론싸이트가 정치적 반목과 대립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노대통령이 까일만한 건 별로 없다. 노대통령은 이미 퇴임전부터 토론싸이트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18일 열었던 민주의2.0은 아주 자세하게 밝힌 계획에 틀림없이 진행되어 온 것이다. 공언대로 실현되었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다. 공언이 실현되는 순간 문제의식을 표하는 것이 한심한 작태이다.

한겨레가 내비친 우려도 조잡하다. 불필요한 논란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대통령 측이 좀 더 신중해야한다는 논리는 지난 참여정부 때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괴롭혔고 결국 파멸시킨 논리 중 하나였다. 조중동의 공격에 대한 두려움은 논란 확산에 대한 공포증으로 이어졌고 공포증으로 묶여버린 열우당은 결국 망하고 말았다.

열우당이 망한 건 불필요한 논란의 확산을 막지 못해서가 아니라 불필요한 논란을 돌파하지 못하고 피했기 때문이다. 논란은 걸면 걸리는 걸리버다. 하나 피해가도 또 걸면 되는 것이다. 도망가면 논란은 얕보인 상대에게 계속 쏟아진다. 돌파하여 차후 준비된 비슷한 논란들을 무력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논란확산으로부터 도망가기'의 폐해를 지난 정권에서 빤히 지켜본 한겨레가 또 도망치기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열우당의 멸망을 지켜본 지금 정권은 필요한 논란에서조차 이 교훈을 써먹고 있는데 정작 크게 당한 진보진영은 스스로 체감한 교훈조차 잊어버리고 있다. 아직도 논란을 두려워하는 의식이 야권과 진보지에 퍼져있다면 앞으로도 시국에 대한 희망은 없다 봐야한다.  

제대로 된 사설이라면 왜 지금 시점에 노무현에게로 관심이 쏠리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민주당이 파리나 날리고 전직대통령의 집 문턱이 닳고 있는 이유를 말해야 한다. 전직대통령의 신중하지 못함이 아니라 현실 정치인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전직 대통령 말고는 믿고 기댈 데가 없다는 국민들의 역설적 하소연인 것이다.   

한겨레가 뭘 모르고 이런 소리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알만한 한겨레가 화살의  방향을 노대통령에게 맞춘 것은 아마 오랜만에 말한번 섞어보자는 기대일 것이다. 사람들의 비판이 노대통령에게 가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그 쪽은 시비라도 받아주기 때문이다.

대답없는 이 정권에 말하기 지친 사람들이 노대통령을 괜시리 찾고 있다. 말이 그리운 것이다. 한겨레 말이 그리우면 그립다 말하라. 어문 짓 하지 말고.

Posted by 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