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마지막 날 최문순의원을 만났습니다. 독설닷컴 고재열기자가 기획하고 몽구와 박형준의 블로거팀 '몽박브라더스'가 진행하는 블로거와의 대화가 첫만남으로 최문순의원님 모셨는데 제가 여기에 참석했습니다. 

일단 여기서 나를 아는 지인들이 가질 궁금증, '또 서울에 왔냐?'. 오햅니다. 마침 차비를 챙겨준다는 모임이 있어 참석했는데 이날 최의원님과의 만남이 겹친 겁니다. 아다리가 잘된 거죠.

국회는 처음입니다. 가벼운 긴장감을 느끼며 국회정문을 지나 의원회관으로 들었섰습니다. 최의원님과 보좌관들은 국회식당에서 식사중이셨습니다. 같이 붙어야 한끼 먹습니다. 신분증과 출입증을 맞바꾸고 저도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최의원님의 인사를 받고 놀랬습니다. 식사중이셨는데 벌떡 일어서서 저에게 거의 90도 가까운 인사를 주셨습니다. 나중에 블로거로서 같이했던 안병찬기자님에게서 최문순의원님 평판이 '순진'과 '착함'이라는 걸 들었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에 여자분들이 몇분 보였습니다. 잠시 내부 검열 중단하고 인상평 - 제 맞은 편에 계신 분은 참 이쁘시더군요. 눈길이 자꾸 갔습니다. 바로 옆 분은 위치상 자세히 볼 수 없었습니다. 뭐라해서 기회다싶어 살펴봤는데 개성적 미모였습니다. 원래 개성에 미모가 살짝 얹히면 매력적입니다. 검열센스 재작동 삐리삐리 ~~

식사를 마치고 의원회관 125호실로 갔습니다. 몇시부터 시작했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 여튼 대략 2시간 정도 대화했습니다. 이날 대화 내용을 어떻게 전해드릴까요? 세개의 카테고리로 함 나눠봤습니다.

첫번째로 최의원님이 했던 뜻밖의 얘기들 세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박근혜의원을 만나보면 좋지않겠냐?"

이날 최고의 뜻박의 얘기입니다. 대화 시작되기 전에 가볍게 얘기 나누는 중에 나왔습니다. 오히려 더 소통을 시도해봐야 하는 거 아니냐는 취지였습니다. 이 대화의 상대가 바로 저였습니다. 일단 안된다고 답했습니다. 그냥 안넘어가십니다. 왜 안되냐고 파고들어오십니다. 약간 당황·궁색해지더군요. 머리를 굴려보니 블로거 여론이 좋지않다란 말이 떠올랐습니다. 분명 박근혜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로 대화를 이끌 것이고 그리되면 주최쪽은 다른 블로거들에게 괜한 모임 열었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나 한나라당 박근혜의원의 경우엔 야당의원보다 그 비판강도가 심상치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2. "짜장면 값이 오르는 이유는 금융자본주의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누군가 '뜬금 없는 질문이지만' 하고 짜장면 값이 오르는 이유를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맞는 말인데 '짜장면'에 '금융자본주의'를 바로 붙여버리니 어감이 색다릅니다.

3. "이명박대통령도 보수프레임에 이용당하고 있다." 

대략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더는 못물어봤습니다. 보수의 요구도 수용하다보니 문제가 있다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둘째, 최문순의원의 인상적 발언들입니다.

1. "박소정기자 YTN얘기만 하면 눈물을 글썽거린다." 

지난번 YTN 기자단식에서 쓰러졌던 여기자가 바로 박소정기자입니다. 이분이 민주당출입기자라고 합니다. 같이 얘기하다 YTN 얘기만 나오면 바로 눈물을 글썽거린다고 합니다.

2. "사장이 독립을 못지키면 사표 쓴다." 

각 방송사의 사장에 대해 말하면서 나온 얘기입니다. 방송사사장이 권력의 대리인인 한국과 달리 선진국에선 사장이 언론독립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합니다.

3. "노대통령으로부터 전화 안받았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언론사 사장들은 대부분 청와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문순의원이 mbc사장으로 있을 때엔 한통의 전화나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물론 최의원 자신도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치권으로부터의 간섭에 대해 대통령께 이르겠다고 혼냈다고 합니다.

셋째, 제가 했던 질문들입니다. 

1. 관제야당같은 민주당의 모습에 대해 따졌습니다. 민주당이 제대로 야당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혹시 검찰의 칼날 때문에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그런 건 아니라고합니다. 지난 두번의 선거 패배에서 패배하면서 민주당이 너무 위축되었다고 합니다. 

2. 지금 민주당에서 나서고 있는 행정구역개편 위헌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조선왕조 때 정해진 수도서울은 위헌입니다. 그러면 그보다 더 기원이 오래된 팔도행정구역 개편은 당연히 관습헌법에 위헌이 될 겁니다. 만약 누군가 위헌신청을 하면 헌재로선 참 궁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의원이 일단 웃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말했고 한번 알아보겠다고 했습니다.

3. 옆 자리에 앉았던 안기자님과 재밌는 논쟁을 했습니다. 안기자님이 최의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mbc에서 민주당으로 간 최의원이 kbs나 ytn으로 간 관제사장들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얘기였습니다. 질문이 돌아가고 내 차례가 되었을 때 그 부분에 대해 블로거간에도 반론이 오간다면서 제 의견을 말했습니다.

"언론에서 정치로 간 건 소신의 문제이지만 정치에서 언론으로 간 건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최의원의 행동과 이명박정권 하의 관제사장들의 행동을 동일선상에서 비판하면 이명박정부의 반민주적 행태의 위험성을 간과하게 됩니다."

안기자님도 지지 않았습니다. 신문사를 팔아먹고 정치권에 들어간 사람도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것도 생각해봐야할 문제였습니다. 만약 최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언론사를 장악하려는 정권을 위해 mbc의 인맥과 모든 정보를 제공하면 그것도 지나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현재의 관제사장들보단 덜하겠지만 비판받을 여지는 있는 행동입니다.

최의원이 이 질문에 답한 건 아니지만 그 전에 말했던 것 중에 이에 대한 답변에 해당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방송사 인사 두명이 비례대표로 들어간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현장상황 1 : 블로거와의 만남 중간에 중년 여성 4분이 들어오셨습니다. 최의원님의 경상도 팬분들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하셨고 대화 후반부를 같이 했습니다. 

현장상황 2 : 먹을 게 많았습니다. 사과 배 멜론 포도 등의 과일이 나왔고 케익까지 나왔습니다. 그 다과를 가장 잘 드신 분은 안병찬기자님. 안기자님이 떡이 먹고 싶어 블로거 한유나님께 '모찌'라고 했는데 한유나님이 못 알아들으셨습니다.

현장상황 3 : 뒤풀이에 kbs 피디님들 여러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최의원님과 격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자 마지막으로 재밌는 현장 사진 보시고요.




멜론 포도 사과 배 맞죠 4가지 과일. 안병찬기자님은 정말 열심히 필기하셨습니다.




중계를 담당하는 최희윤님이 질문이 있어 돌아서니 이런 재밌는 모습이 연출되었습니다.




저기 뒤에서 사진 찍으시는 분이 야구소년님이십니다. 이분 사진 찍은 거 보여드릴까요?




제가 나왔네요. 제 사진엔 야구소년님이 나왔고.

 이상 첫번째 블로거와의 대화였습니다. 

근데 정말 다음 모임엔 박근혜의원을 모셔볼까요? 그래도 될까요?


Posted by 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