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여당에서 최진실법을 만든다고 한다. 아마 이전에 논의되었던 '사이버모욕죄'를 최진실씨 자살에 맞추어 개명한 것 같다. 한 사람의 자살을 정략적 의도가 엿보이는 법을 위해 이용하는 것으로 보여 영 보기 안좋다. 유창선닷컴도 이런 여당의 행태를 무례라고 꼬집었다.

오늘 나경원의원이 밝힌 이 법의 내용은 이렇다. 인터넷 게시글 등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이 삭제 등의 요구를 했을 시에 사업자는 24시간 내에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고 처리해야한다고 한다. 이와함께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모욕죄를 인터넷 상에서는 고소 없이도 처벌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도 두겠다고 한다.

피해 당했다는 게시물에 사업자가 자의적 판단을 하지않아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의 그 주장의 자의성은 어떻게 구별하는가? 누군가 아무 관련도 없는 게시물에 대해 자신이 피해입었다고 주장하며 고의적으로 싸이트 운영을 방해하면 그땐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이슈가 빠르게 변하는 인터넷에서 최진실법은 사업자에게 영업상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나중에 시비를 가려 법을 악용한 사람을 처벌하겠다지만 역이용하는 자들에 대한 제제가 그리 수월하게 이루어질 것 같진 않다. 정치적 목적이나 경쟁사에 대한 견제를 위해 이 법이 악용될 소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법의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상에서 고소없이도 처벌하겠다는 예외 조항이다. 만약 이 법이 입법되어 모든 인터넷 게시물에 검찰이 법적 접근을 하게 된다면 검찰은 인터넷 상에서 초울트라 권력을 획득하게 된다. 인터넷이 아니라 인터검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를 논하고 평하는 네티즌들은 검찰의 법적 판단에 노출된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자신에 관한 게시물을 일년에 한개라도 볼 일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이 법은 걸리적거릴 뿐 아무 혜택이 없다. 이 법의 수혜를 받는 사람들은 게시물과 댓글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정치인과 연예인 등의 공인들이다. 법이 현실화 된다면 이들은 대중의 지지를 먹고 사는 공인이 치사하게 네티즌을 고소했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최진실법은 힘 있고 유명한 사람들을 알아서 보호해주는 것으로 대략 가진 자를 위한 법이라 할 수 있다.

정치인과 연예인들은 인터넷을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한다. 수많은 댓글과 게시물은 인기의 척도로 그들도 그걸 반긴다. 그러나 수많은 댓글 중엔 악의적 욕설도 있다. 그런 네티즌에 대해서는 경고하고 심하다 생각되면 법적 조치를 하는 등의 관리를 해야한다. 공인으로서 이런 것들은 감수해야할 관리비용이다. 만약 최진실법이 입법된다면 정치인과 연예인들은 이제 이런 관리비용 없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건 완전히 날로 먹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치인은 얍실하고 연예인은 얄밉다.

과연 이 악법은 입법될까?

그럴 확률이 높다. 이 법의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사람은 바로 대통령이다. 이명박대통령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댓글을 받는 최고의 공인이다. 대통령으로서 격이 안맞다는 비판으로에 대한 걱정 없이 검찰을 통해 대통령에 비판적인 글들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최고 권력자가 최고의 수혜자이니 법의 통과는 확실해 보인다. 게다가 현 대통령은 밀어붙이기의 대가이시다. 결코 망설임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근데 우리 이름은 정직하게 짓자. 이건 '최진실법'이 아니라 이명박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이명박법'이다.












Posted by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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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비단안개 2008.10.03 2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뒤로 돌아가고 싶어 안달이 난 나라 -

  2. 까칠맨 2008.10.03 2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하고 싶던 말씀입니다. 역시..^^ 트랙백 걸고 갑니다.

  3. 고아라 2008.10.03 2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이런 중대한 일에 관심을 안갖을까요. 미치겠습니다.

  4. 파비 2008.10.04 06: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진실법이라고요?
    정치하는 사람들이 참 대단들 하시네요.
    도대체 연예부 기자들도 아니고 뭐 하자는 건지...

  5. 조그마한 2008.10.04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다란분에게 조그마한 사람이..
    사회를 좀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서로 사랑할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비난보다 대안을.. 어떻게 인터넷문화를 인간답게 할수 있을지 하는것말이죠.
    인터넷도 사회인데 최소한의 도덕이란게 있어야되지 않겠어요?
    자라는 자식들에게 인터넷을 하지 말라고 할수도 없고 하라고 하기도 싫은 부모가..

  6. 다양성 2008.10.05 14: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악의적인 리플..... 감정이 섞인 욕과 같은 것들을 포함한 것이겠죠? 전 그런 글을 써본일이 없지만, 가끔 그런걸 느낍니다. 비리정치인 분들. 그리고 서민과 다르게 생활하는 사치스런 연예인. 부도덕한 기업인들을 향해. 악의적인 리플을 달아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속이 시원한 느낌.
    그렇다고 악의적인 리플을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억울하게 당하는 피해자가 있다면 이번 법을 통해 보호받고, 해당 악플러는 처벌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웬지 이 법이 윗글에서 처럼 사회적인 공인들이 자주 애용?하는 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에 씁쓸합니다. 올해들어 정권이 바뀌면서 악플러의 가장 큰 타겟은 MB나 MB정권의 정책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가장 애용할듯 보입니다. 그리고 법은 항상 애매모호한 표현이나 한계성으로 항상 법을 아는 자와 돈이 있는자에게 악용?되는 사례를 자주 보았습니다.
    이번 법적용이 인터넷속의 정치권구하기로 사용될것같아 마냥 씁쓸합니다.

  7. 다양성 2008.10.05 14: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정치권 인사들이 서둘러 추진하는 법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훗날자신들이 애용?하는 것들...
    이를테면 종부세등.........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들만 열심히 법안통과시킵니다.
    이번 법도 시행이 무섭게 자신들의 과오?를 적나라게 적은 기사나 리플부터 삭제요청을 하겠지요?
    한숨이 나옵니다.

  8. 그린 2008.10.06 1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마디로 떡본김에 굿하려는 놈들의 개수작이죠.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