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축제에서 장어를 시켜 먹었습니다. 한접시에 만원이라는데 이 정도 가격에 장어를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쉽지 않습니다. 잔뜩 기대하며 기다렸지만 몇분 뒤 나온 음식은 대실망이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그 장어구이가 아니었습니다. 온통 야채와 양념뿐이고 그 사이 드문드문 고기가 보였습니다.




도대체 이 음식의 정체는 뭘까요? 

이게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장어류에 대한 구분이 있어야 할 듯 합니다.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지만 장어는 본명으로 구분할 때 붕장어, 먹장어, 뱀장어 3가지입니다. 붕장어는 아나고라고 해서 회로도 자주 먹는 고기이고, 뱀장어는 민물에 사는 붕장어의 친척뻘 되는 고기입니다. 먹장어는 장어라 불리지만 이들과 종이 다른 심해에 사는 고기라고 합니다.




장어 요리법은 크게 양념과 구이 두가지로 나누어지는데 뱀장어와 붕장어는 주로 구이를 하고 먹장어는 야채와 양념을 함께해서 많이 먹습니다. 붕장어와 민물장어는 살이 부드러워 구으면 마치 두부처럼 입에서 살살 녹기 때문에 살짝 양념을 발라 구워 고기 살맛을 그대로 즐기는 겁니다. 반명 꼼장어(먹장어)는 뼈가 없어 뱀처럼 살에 근육이 붙어있기 때문에 고기가 질겅거려 여러가지 야채와 양념을 곁들여 쫄깃한 맛을 즐기는 편입니다. 그래서 보통 장어구이라하면 뱀장어나 붕장어를 말하고 꼼장어는 양념꼼장어를 말합니다.


야채와 양념이 듬뿍 덮인 양념꼼장어 요리들


출처 : 일산백석동의 '백석 산꼼장어'집(뉴시스). 부산국제영화제 스타단골맛집 어디야(스포츠칸)


솔직히 제가 뭘 시켰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 자갈치 갔다와서 검색으로 두 요리의 차이를 알았지 그 전엔 저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장어를 시켰으니 요리는 꼼장어나 장어구이 둘 중 하나가 나와야 합니다.


천막에 달린 메뉴판엔 분명히 장어구이와 양념꼼장어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제가 시킨 장어요리입니다. 일단 겉모양으로는 분명 붕장어구이는 아닙니다. 모양이 요상하긴 하지만 양념꼼장어일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먹어본 바로는 저 접시 속의 장어는 꼼장어가 아닌 붕장어였습니다. 꼼장어와 붕장어의 맛은 한번 먹어보면 확실히 구분합니다. 동행하신 분도 고기가 바스라진다고 했는데 이건 부드러운 붕장어 살이 좀 오래되었을 때 느껴지는 질감입니다.



그리고 이 요리를 둘러싼 야채들도 꼼장어 일 가능성을 일축합니다. 꼼장어는 육질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샐러드 류의 가벼운 야채와 어울리는 요리가 아닙니다. 꼼장어 요리엔 보다 강한 양념과 대파 등의 야채가 들어갑니다. 이 요리는 장어구이도 양념꼼장어도 아닌 장어샐러드라고 하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출처 : 장어-무사의 전설을 담은 '비타민 덩어리'(경향신문)


제가 먹고싶었던 건 바로 이런 요리였습니다. 이런 먹음직 스런 육질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위의 사진처럼 야채가 잔뜩 덮힌 요리가 나왔던 것입니다.  

혹시 자갈치축제의 장어구이는 원래 저 모양이었을까요?




아니거든요. 3년전엔 다른 붕장어구이와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요리 접시를 보시면 알겠지만 양념도 살짝 발랐고 야채도 안보입니다.

자갈치축제 왜 그랬을까요? 이번 축제의 새로운 퓨전요리인가요? 꼼장어요리와 붕장어구이를 짬뽕했습니까? 아님 붕장어가 좀 모자랐습니까?



Posted by 커서